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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 음악 들으러 왔냐구요? 그냥 축제 즐기러 왔죠!”

2011-09-26 오전 10:53:18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록은 마니아적 성향이 강한 음악으로 여겨졌다. 친구가 록 페스티벌에 간다고 하면 ‘너 정말 음악을 좋아하는구나’라고 말했다.  하지만 요즘의 록 페스티벌은 다르다. 음악뿐만 아니라 패션, 놀이, 음식 등을 공유하는 하나의 문화 놀이터로 자리잡고 있다. 음악 또한 록 외에도 가요와 힙합 같은 다른 장르를 흡수하고 있으며 대중에게 인기가 많은 가수든 잘 알려지지 않은 인디 가수든 구분 없이 무대에 오른다.


영쇼퍼를 잡으려면 록 페스티벌을 보라
페스티벌에는 19~25세 영 쇼퍼의 라이프스타일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적극적으로 자신을 드러내고 표현하기를 원하는 이 세대에게 규율과 규제가 없는 록 페스티벌은 최적의 장소인 것. 이들과 소통하려면 음악, 패션, 교류, 재미라는 네 가지 코드를 읽어야 한다.


그 첫번째 코드는 음악이다. 요즘 메스 미디어에서 만나볼 수 있는 음악은 기계음에 가벼운 말장난 같은 가사 혹은 무슨 뜻인지도 모를 단어가 반복되는 가사 일색이다. 이에 라이브 연주와 감성을 자극하는 노래를 듣고자 하는 욕구가 높아지고 있다. 그 중에서도 문화소비의 다양성에 대한 욕구가 강한 19~25세대들의 지지로 장기하와 얼굴들, 검정치마, 언니네 이발관, 10cm 등 기계음이 아닌 연주 음악 위에 담담하게 삶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는 인디 밴드의 인기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이들과 함께 평생 한 번 만나보기도 힘든 세계 유명한 밴드들의 라이브 연주를 한 자리에서 들을 수 있으니 록 페스티벌에 사람이 몰리는 건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각 페스티벌 마다 콘셉과 그에 맞는 라인업도 달라 관람객 입장에서 자신의 취향을 고려해 선택할 수 있다. 지산밸리 록 페스티벌과 인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은 하드코어적인 록 스피릿을 느끼기 위한 20대가 주를 이루는 축제다. 올해 지산밸리 록 페스티벌에는 캐미컬브라더스, 뮤직, 피더, 아폴로18, 크래쉬 등이 라인업 됐으며 인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에는 콘, 심플 플랜, 팅팅스, 노브레인, 가리온 등이 무대를 뜨겁게 달궜다. 반면 그랜드민트페스티벌은 몽니, 세렝게티, 스윗 소로우, 옥상발빛 등 다소 소프트한 음악이 주를 이루는 페스티벌이다. 가족, 연인들이 많이 찾는 만큼 주류의 반입도 철저히 차단되고, 공원 여기저기에 낮아 여유롭게 공연을 즐길 수 있다.



'패션 트렌드를 알려면 록 페스티벌에 가라'는 말은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이제는 록 페스티벌이 열렸다 하면 관람객들의 패션을 찍은 사진들이 쏟아져 나온다. 일찍이 패션을 접했고 자신을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지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19~25세대의 트렌드 세터들이 모여 각자의 패션을 뽐내는 각축장이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발생한 트렌드는 전 세계 패션시장을 휩쓸기도  한다.  레인부츠의 대명사가 된 헌터부츠가 그 단적인 예다. 록 페스티벌은 모래나 흙이 기반이 된 지대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질척이기 십상이다. 이에 사람들은 장화를 선호하기 시작했는데 몇 해 전 영국의 음악과 행위예술 축제인 글라스톤베리 페스티벌에서 케이트 모스와 아기네스 딘이 헌터부츠를 신은 사진이 퍼지기 시작하며 전 세계적인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편의성을 위해 착용했던 헌터부츠가 패셔니스타가 착용함으로써 새로운 트렌드 아이템으로 자리잡은 것이다.


새로운 사람과의 교류도 록 페스티벌을 기다리게 만드는 요소 중 하나다.  같은 음악 취향을 가진 비슷한 연령의 사람들이 모이니 서로 통하는 것은 당연지사. 함께 음악을 들으며 신나게 몸을 흔들다 보면 서로에 대한 호감도 상승한다. 록 페스티벌에 참가했던 김지수(23, 대학생)씨는 “매번 올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록 페스티벌에서는 사람들과 금방 친구가 될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며 “같은 음악을 즐긴다는 것도 그렇고 다들 나이도 비슷비슷하니까 이야기가 잘 통한다”고 밝혔다. 매년 참가하고 있다는 홍상수(25, 휴학생)씨는 “록 스피릿을 상징하는 스킨헤드를 하려고 몇년간 머리를 길렀다”며 “특이한 헤어스타일 때문인지 모르는 사람들이 먼저 인사도 하고 말도 걸어준 덕분에 친구를 많이 사귀게 됐다”고 말했다.


음악과 함께 패션, 픽시 바이크, 먹거리 등 서로의 라이프스타일을 공유하는 재미도 빼놓을 수 없다. 각 페스티벌마다 고유의 콘셉이 있기에 페스티벌을 찾은 관람객들은 자연스럽게 공감대를 형성한다.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는 픽시 바이크도 부스를 꾸려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스트리트 캐주얼 「베이컨트」는 패션 관련 부스를 마련하고 찾아오는 이들에게는 음료를 제공하며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등 친목을 쌓았다. 이러한 형식으로 커뮤니케이션을 목적으로 한 부스들이 여럿 있어 골라서 찾아 다니는 재미가 있다. 먹거리로는 와인, 칵테일 등의 주류를 비롯한 피자, 핫도그, 파스타, 제육덮밥 등 다양한 종류의 음식들이 넘쳐난다. 올해에는 홍대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죠스 떡볶이 부스가 등장해 평소 그곳을 자주 찾는 20대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록 페스티벌이 거듭되며 그곳에서만 즐길 수 있는 놀이문화도 형성됐다. 음악을 즐기며 머리를 흔드는 헤드뱅잉 뿐만 아니라 함께 하는 움직임들이다. 모두 한 목소리로 노래를 따라 부르는 떼창, 둥근 원을 만들고 그 안에서 서로 몸을 부딪히며 어울려 노는 슬램, 그리고 어깨를 잡고 함께 걷는 기차놀이 등을 즐긴다. 최근에는 협찬 기업의 부스들이 증가하며 재미를 주는 요소들은 증가했다. 룰렛이벤트 를 통해 경품을 증정하기도 하고 보물찾기, 아이스 볼링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했다. 


지산밸리 록 페스티벌 VS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
지산밸리 록 페스티벌은 인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과 더불어 국내 페스티벌의 양대 산맥으로 자리잡았다. 2009년에 공연기획사 옐로나인의 주관으로 경기도 이천시의 지산 포르세트 리조트에서 처음 열렸다. 이후 2010년에는 엠넷미디어, 2011년에는 CJ E&M이 주관하며 점차 그 규모가 커져 올해에는 9만 2,000천 여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캠핑장의 경우에는 첫날에 캠핑권 5000장이 모두 동나기도 했다. 행사에 참가하는 기업은 26개 업체인데 이는 작년보다 1.5배 늘어난 수치다. 예전에는 식음료 업체가 주를 이뤘지만 올해에는 패션과 IT 기업의 참여가 증가했다.



인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은 인천시의 전폭적인 지지 아래 운영되고 있다. 인천은 80~90년대부터 수많은 인디밴드를 배출했던 음악의 도시다. 1999년에 트라이포트 록 페스티벌을 기획하는 등 대규모 페스티벌에 대한 꿈을 키워오던 인천시는 2006년에 인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을 처음 열었다. 올해에는 5만 4000여 명을 동원했으며 사상 최다 티켓 판매량을 기록했다. 브랜드 홍보 부스와 식음료 판매 부스 캠핑 존도 일찌감치 마감됐다.


지산밸리 록 페스티벌과 인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로 인해 창출되는 경제 효과는 300억이 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티켓과 캠핑권 매출, 협찬, 부스 임대료, 주차료, 고용효과 등이 포함된 금액이다. 여기에 외국인 관람객 유치로 인한 지역 홍보 및 관광 등 유무형 가치까지 포함시키면 더 클 것이라는 예상이다. 




최은시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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