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패션 무브먼트의 주인공 ‘Young Shopper’
가+
가-
영쇼퍼 라이프스타일키워드 DR.ISM

2011-09-26 오후 3:40:03


 


Dr.ISM이 무슨 뜻이야? 박사주의? 의사주의? 아마 ‘Dr.ISM’을 처음 보면 ‘박사주의’ 정도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Dr.ISM은 무슨 거창한 이론이나 학설(ISM)을 뜻하지는 않는다.



<패션인사이트> 취재팀이 19~25세대 영 쇼퍼를 분석하기 위해 지난 1년간 주요 일간지와 패션 매체에 자주 등장한 단어를 취합해 영 쇼퍼의  라이프스타일을 나타내는 주요한 키워드로 선정한 5개 단어의 첫 글자를 조합해 만든 단어다. Diversity(다양성), Realism(리얼리즘), Individualism(개인주의), e-Socializing(이-소셜라이징), Mobility(모빌리티). 굳이 의미를 부여하자면 ‘박사급으로 똑똑해서 공략하기 어려운 소비 집단’ 정도가 될 것이다.


1980년대 금융공학의 발전에 힘입어 엄청난 부가 몰려든 미국 월스트리트는 결국 거품경제가 만연하면서 철저한 자기중심적 생활을 일삼는 여피족(yuppie)을 탄생시켰다. 젊고(young) 도시에서 생활하며(urban), 전문직(professional)을 갖고 있는 이들 여피족의 생활방식을 일컫는 신조어가 미이즘(Me-ism)이었다. Me-ism으로부터 30여년이 지난 현재 2011년의 대한민국 영 쇼퍼(shopper)의 모습을 살펴 보자. 다양성(Diversity)을 강조하고 허구보다 진실을 좇으며(Realism),  나 자신을 중요하게 생각하면서 (Individualism), SNS를 통해 소통하고(e-Socializing), 스마트폰을 통해 인터넷에 접속해 있다.(Mobility)  이 새로운 소비 집단의 라이프스타일을 'Dr-ISM' 키워드를 통해 살펴 본다.


웹툰 ‘패션왕’, 이 시대 영 쇼퍼를 말한다
‘멋이라는 것이 폭발했다!’ 네이버 웹툰 <패션왕> 프롤로그에 나오는 장면이다. 지난 5월 첫 회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매주 목요일 발행된다. 10대 후반 고등학생들의 성장 스토리를 그들의 주된 관심사인 '패션'을 통해 그려낸 인터넷 만화다. 2~3분이면 읽을 수 있는 짤막한 구성에 사실적이다 못해 직설적인 표현으로 독자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왔다. 내용은 이렇다. EBS 청소년 드라마에 나올 것 같은 평범한 고등학생 우기명이 인터넷 얼짱으로 꼽힐만큼 예쁜 같은 학급 친구 혜진과 가까워지기 위해 멋진 남자로 발전해 가는 과정이다. 촌스러운 자신의 모습에서 벗어나기 위해 학원비와 용돈을 털어 노스페이스 패딩을 샀는데 이게 '짝퉁'이어서 창피를 당하고 그 수모에서 벗어나기 위해 멋부리는 데 관심을 갖게 되는 스토리에서 출발한다. 언뜻 보면 그다지 색다를 것도 없을 것 같은 내용이다. 하지만 독자들의 반응은 상상을 뛰어넘는다. 10대 고등학생 뿐만 아니라 20대, 30대 초반까지 열광적인 반응을 보인다. 매 회마다 댓글만 7000여개 이상 달릴 정도다.



인기에 힘입어 작가 기안84는 순식간에 유명 인사가 됐다. 대중들이 <패션왕>에 이토록 엄청난 반응을 보이는 이유는 뭘까. 일단 현실을 적나라하게 표현한다. 멋진 아이들 무리에 끼고 싶어 값비싼 노스페이스 패딩을 인터넷을 통해 샀는데 그게 짝퉁이어서 창피를 당하는 초반 스토리는 독자 각각의 세대의 패션 유행 아이템을 떠올린다. 또한 유명 패션 피플과 비슷한 이름의 등장 인물도 재미에 한 몫 한다. 예를 들면 옷 잘입는 학교 선배 김남정(배정남), 이혁수(이수혁), 제레미스캇(그림으로만 등장), GD(지드레곤), 체대옴므 김두치 (윤두준) 같은 식이다. 젊은이들이 열광하는 패션 아이콘을 대입시켜 재미를 배가한 것이다. 분명히 이 이야기의 중심 소재는 젊은이들이 열광하는 패션이다.


그런데 작가는 이 웹툰이 '패션 만화'가 아니라 '성장 만화'라고 성격을 규정했다. 다만 패션이라는 소재가 10대의 성장 스토리를 표현하기 가장 적절하고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소재라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자, 여기에 핵심이 있다. <패션왕>에 등장하는 주인공 주변 인물들을 보자. 현재 19~25세대가 열광하는 패션 아이콘들이다.


기성세대가 생각하는 것처럼 유명 디자이너나 패션 브랜드 모델이 결코 아니다.  패션을 주요 소재로 다루고 있다고 하면 으레 명품, 패션쇼, 디자이너 같은 이미지를 연상한다. 아마도 10년 전 <섹스앤더시티>가 그 정점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젊은이들의 패션 코드가 달라졌다. 현재의 영 쇼퍼들은 자신에게 맞지 않는 먼 얘기보다 실생활, 내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패션 아이콘에 관심을 기울인다는 것이다. 


‘디지털’에게 빼앗긴 왕좌를 되찾다
<패션왕>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이전 세대와 확연히 다른 영 쇼퍼의 패션 수용도다.


그렇다면 먼저 영 쇼퍼의 기준부터 명확하게 정리해 보자. 이런저런 기준들이 있겠지만 여기서는 ‘디지털 디바이스’를 중심으로 살펴 보자. 근래 10년 동안 우리 사회를 가장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키워드인데다 2~3년의 오차 안에서 소비자군의 특성을 파악할 수 있으니 말이다. 일단 나이는 19~25세를 기준으로 설정했다. 대학교 1학년에서 사회 초년생에 해당한다. 비교를 위해 현재 19~25세대의 이전 세대를 먼저 살펴 보자.  현재 19~25세대의 이전 세대는 (현재 26세~30세, 1986년~1982년생) 외모에 가장 큰 관심을 가져야 할 시기에 디지털기기라는 시대적 조류에 맞닥뜨렸다. 하루가 멀다하고 출시되는 최신형 디카와 MP3, 휴대전화(사진이 뽀샤시하게 잘 나오는)는 이들 영 쇼퍼의 마음을 흔들었다. 기능은 물론이고 디자인도 급격하게 발전했고 IT기기들은 빠르게 ‘패션’의 영역을 잠식했다. 용돈을 모아 자신이 원하는 ‘머스트 해브 아이템’을 사야 하는 영 쇼퍼들은 최신형 디지털 디바이스를 살 것인가 나이키 신상 운동화를 살 것인가라는 선택의 기로에서 주저 없이 ‘최신형 MP3’를 선택했다. 


이러한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는 패션 시장에도 큰 혼란을 가져왔다. 2005년 이후 영 패션 시장은 신규 브랜드가 감소하고 가격 경쟁으로 치닫는 과정을 거쳤다. 이 과정에서 많은 브랜드들이 시장에서 자취를 감췄다. 물론 상위권 브랜드는 계속 성장 가도를 달렸지만 가격 경쟁에서 자유롭지는 못했다. 같은 기간 학생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캔버스화’의 가격이 5만원 미만이었다는 사실도 IT의 패션화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2009년을 기점으로 전 세계 컴팩트 디지털 카메라 시장이 역신장에 접어들었다. 비슷한 시기 MP3 플레이어 시장도 성장을 멈췄다. 기술은 서로의 영역을 넘나드는 ‘하이브리드’로 발전하기 시작했지만 이제 더 이상 디지털 디바이스에서 ‘새로움’은 느껴지지 않는다. 이 때가 바로 현재 19~25세대가 초중학교 시절이다. 이들은 이미 생일 선물이나 상급학교 진학 선물로 디카나 MP3를 받았다. 그 이전 세대들이 혁명처럼 받아들였던 디지털 디바이스가 이들에게는 생활의 일부분으로 평범해져버린 것이다. 이른바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가 현실로 다가온 것이다.


이들의 행동 양식은 기존 세대와 크게 다르다. 귀에는 이어폰을 꽂고 한 손에는 스마트폰으로 끊임없이 친구들과 의사소통하고 한 손에는 볼펜을 들고 공부를 한다. 사고 방식도 독특한 경우가 많다. 그래서 '저 친구는 4차원'이야 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 그런데 이들을 4차원으로 규정하는 것 부터가 기성세대의 기준이다. 이들 세계에서는 지극히 당연하고 평범한 일상일 뿐이다. 디지털 문화가 일상이 되면서 새로운 관심거리가 없어진 영 쇼퍼들의 관심은 다시 ‘패션’으로 돌아왔다. 이성에게 멋지게 보이고 싶은 젊은이들의 원초적인 욕구가 다시금 제자리를 찾은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패션을 대하는 태도와 양상이 이전 세대와 확연히 다르다는 데 있다. 이전 세대가 강력한 메가 트렌드를 추종하는 세력이었다면 이들은 자신의 패션 스타일을 추종한다. 과거 패션을 접할 수 있는 매체가 TV와 잡지에 한정되어 있었다면 지금 세대는 각종 온라인 매체와 커뮤니티 등을 적극 활용한다. 정보 소통에는 국경도 없다. 자신이 좋아하는 해외 패셔니스타와 디자이너, 브랜드의 소식은 패션업계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보다도 빠르다.



수용주기 이론에도 변화가 왔다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는 지금까지의 일반적인 소비 수용주기 이론 조차 변화를 가져왔다. 전통적인 수용주기 이론은 전체 소비자를 수용태도에 따라 혁신그룹, 얼리어댑터, 전기 수용자, 후기 수용자, 지각 수용자로 구분했다. 혁신 그룹이 2.5%, 얼리어댑터가 13.5%, 전기 수용자 34%, 후기 수용자 34%, 지각 수용자가 14% 비중을 차지한다.  지금까지 패션 시장을 지배해왔던 ‘메가 트렌드’ 개념 안에서는 이 수용주기 이론이 정확하게 맞아떨어졌다. 새로운 트렌드는 혁신 그룹과 얼리어댑터를 거쳐 전기 수용자를 거치면서 대중적으로 퍼졌다. 때문에 매스 프로덕트 비즈니스가 가능했다. 하지만 하지만 영쇼퍼 들이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면서 매스 비즈니스 구조에 큰 변화가 왔다. 과거 메가 트렌드 개념에서는 전체 소비자 가운데 84% 정도가 매스 소비자였다. 새로운 트렌드를 ‘적절한’ 시기에 합리적인 가격으로 내놓으면 대량 판매가 가능한 구조였다. 상대적으로 인구가 적은 우리나라에서도 대형 패션기업이 나올 수 있었던 이유다. 이런 방식으로 성장한 브랜드들이 현재의 볼륨 캐주얼 브랜드들이다. 하지만 이제 대량 판매가 어려워졌다. 유통 채널의 다변화, 해외 브랜드의 직진출 등 여러 가지 요소가 있지만 전기 수용자들의 태도 변화가 가장 큰 이유다. 앞서 언급한대로 과거에는 전체 소비자의 84%가 매스 소비자였다. 전기 수용자 34%, 후기 수용자 34%, 지각 수용자 16%가 이에 해당한다.


그런데 이 가운데 중요한 축인 전기 수용자의 상당수가 19~25세대 영 쇼퍼라는 데 변화의 포인트가 있다. 이들의 라이프스타일이 바뀌면서 소비 구조의 특성이 바뀐 것이다. 19~25세대는 새로운 것에 대한 관심과 수용도가 높다. 다른 비용을 줄여서라도 본인이 원하는 것은 구입한다. 그런데 이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이 앞서 언급한대로 다양화 하고 개인화 하면서 과거 얼리어댑터의 성향을 일정 부분 받아들였다. 이 결과 매스 소비자 84%의 구성 가운데 34%를 차지하는 전기 수용자들이 얼리어댑터화 하는 양상을 나타내는 것이다. 얼리어댑터(13.5%)와 전기 수용자(34%)를 합친 47.5% 가량의 소비자가 새로운 매스 시장을 탄생시켰으니 이른바 ‘얼리 매스’인셈이다.


현재 영 패션 시장의 많은 문제가 여기서 나온다. 매스 시장은 규모가 줄어든데다 강력한 경쟁자들이 등장했다. 기존의 운영 구조로는 가격 경쟁력이나 브랜드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 경쟁력이 떨어지는 브랜드는 생존을 고민 해야 할 정도다. 그렇다고 신흥 소비자군인 '얼리 매스'를 추종하자니 특성이 워낙 다양하다 보니 기업 입장에서 수익성에 대한 의문이 생긴다. '얼리 매스'. 공략하기 쉽지 않은 소비자들이다. 그러나 이들의 라이프스타일 특성을 알고 나면 실마리가 잡히지 않을까? 



다양화(Diversity)
앞서 규정한 얼리 매스 소비자군의 가장 큰 특성으로 먼저 다양화(Diversity)를 들 수 있다. 지금 패션 시장을 뒤덮고 있는 편집매장 열풍만 봐도 금새 알 수 있는 것처럼 영 쇼퍼들은 다양함 속에서 재미를 느낀다.


특히나 그 중심에 있는 얼리 매스 소비자들은 스트리트 신(Scene), 힙합 신, 인디 신 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수많은 ‘신’으로 자신들의 성향을 나눈다. 과거에는 또래 집단에서 잘 나가는 누군가가 기준이었다. 그것이 연예인이 될 수도 있고 주변 친구가 될 수도 있었다. 그 기준에 비슷하게라도 따라가야 뒤처지지 않을 것 같았다. 그래서 길거리에 나가보면 모두가 비슷한 옷차림에 비슷한 머리모양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 영 쇼퍼들은 주변 사람 신경쓰지 않는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 분명하고 그저 자신의 욕구에 따라 하고 싶은 것을 할 뿐이다. 백화점 2층 여성 영 캐주얼 매장에 가 보자. 올 가을 야상이 뜬다고 하니 메인 마네킹은 대부분 야상을 입고 있다. 브랜드 라벨은 다 다른데 옷은 거기서 거기다. 트렌드에 따라 몰려다니다보니 나타나는 모습이다. 


눈을 돌려 가로수길 편집매장으로 와 보면 그 차이를 분명히 알 수 있다. 매장 입구를 들어설 때부터 보는 재미가 있다. 옷 뿐만 아니라 다양한 디자인 소품에 신발까지 갖춰져 있다. 옷도 사는 사람의 취향에 따라 고를 수 있도록 여러 장르가 다 있다. 소비자들이 편집매장을 열광하면서 백화점도 패션기업도 너나없이 편집매장 광품에 빠져있다.


분명한 것은 소비자들이 즐겨찾는 다는 것은 결국 볼 게 있고, 살 게 있다는 것을 뜻한다. 현재 대한민국의 영 쇼퍼라면 굳이 오타쿠적인 성향을 갖고 있지 않더라도 자신이 원하는 것이 해외에는 있는데 국내에는 판매하지 않는 사실에 실망한 적이 있을 것이다. 국내 디스트리뷰터가 소비 시장의 한계 때문에 들여오지 않은 품목이다. 하지만 인터넷의 발달과 물류 시스템의 발전은 다양성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에게 국경을 없앴다.


슈즈 전문 멀티 쇼핑몰부터 시작해서 유명 브랜드 전문 사이트, 심지어 백화점까지 직접 글로벌 배송을 해주는 사이트들이 늘고 있다. 직배송이 안 되더라도 주요 국가 대부분에 배대지(배송대행지의 준말) 사업자가 있으니 걱정할 필요가 없을 정도다. 



리얼리즘(Realism)
Dr.ISM 5개 키워드 가운데 가장 폭넓은 문화를 형성하고 있는 것이 아마 리얼리즘일 것이다. 일단 패션에서 먼저 사례를 찾아보면 명품 화보로 가득한 패션지의 퇴보 현상을 리얼리즘과 연관지어 해석할 수 있다. 기존의 패션잡지를 뒤적이다 보면 많은 젊은이들이 허탈감을 느낀다.


예를 들어 스카프 화보가 멋있어서 가격을 보니 싼 게 40만원이고, 그중에 가장 비싼 브랜드는 120만원 씩이나 한다. 최악의 청년 실업을 겪고 있는 현실에서는 그림의 떡이라고 밖에 할 수 없다. 예전에는 '나도 이런 잡지 읽는 사람이야'라는 허세의 도구로 사용될 수도 있었겠지만 실리주의 소비에 익숙해진 요즘 영 쇼퍼들에게는 통하지 않는다. 물론 헤어샵에서 머리를 하면서 시간을 때울 때 한 번씩 보기는 하지만 그냥 ‘멋있네’ 정도의 반응이 나올 뿐이다.


반면 온라인 쇼핑몰은 내가 한 번쯤 가본 장소, 또는 나도 한 번쯤 가보고 싶은 장소에서 나도 노력하면 만들 수 있을 것 같은 몸매, 나도 신경써서 하면 저정도는 할 수 있을 것 같은 화장, 나도 이 옷을 입으면 저정도는 멋져(또는 예뻐) 보일 것 같다는 동질감을 준다. 


 이러한 현상은 이웃나라 일본이 먼저 겪었다. 1990년대부터 확산하기 시작한 리얼클로스(Real Cloths)라는 개념이 등장하면서 관련 매체들이 등장하기 시작했고 지금은 패션 시장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매김했다. 2005년부터 열리고 있는 도쿄걸즈컬렉션은 이 리얼클로스를 표방하는 브랜드와 유명 모델, 소비자들이 함께 어우러진 축제로 발전했다.


지난해 미국에서는 실리주의 패션을 뜻하는 프래티패션(Prati-fashion)이 신조어로 주목받기도 했다.


내가 세상의 중심, 개인화(Indivisualism)
과거 국내 패션계의 흐름은 이랬다. 오뜨꾸튀르나 프레타포르테 같은 해외 컬렉션을 통해 발표된 디자이너의 룩을 유럽의 하이패션 브랜드들이 접목시키고 시간이 조금 흐른 후에 미국과 일본을 거쳐 국내에 상륙했다. 이러한 패션의 흐름은 소위 ‘메가 트렌드’라는 이름으로 시장을 뒤덮었다. 모든 브랜드들이 대세에 추종했고 동대문 시장이나 온라인 쇼핑몰에는 ‘○○st’(명품 브랜드 스타일의 줄임말)라는 푯말이 걸려 있었다. 그런데 상황이 달라졌다. 최근 2~3년 사이 동대문과 온라인 쇼핑몰을 뒤덮고 있던 ‘○○st’ 푯말이 사라졌다.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가장 쉽게 생각해 보면 예전엔 ‘○○st’ 푯말을 달고 있으면 잘 팔렸는데 이제 통하지 않기 때문이다.


유명 브랜드를 카피한 제품을 싼 가격에 살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가치’였는데 그 ‘가치’가 통하지 않게 된 것이다.  대신 소비자들은 자신만의 스타일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또 내셔널 브랜드의 가치 하락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소비자들은 어설픈 브랜드 카피 제품을 사느니 스타일 좋고 가격 싼 온라인 쇼핑몰로 발길을 돌린 것이다.


SNS(e-Socializing)는 인간관계의 중심
최근 LG경제연구원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대의 35%가 ‘사람을 직접 만나는 것보다 SNS를 통해 의사소통하는 것이 더 편하다’라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10대는 33%였고 30대는 32%, 40대는 23%, 50대는 13%로 응답했다. 영 쇼퍼들에게 SNS는 더 이상 의사소통의 보조 수단이 아니다. 대인관계로 인한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주요한 통로인 것이다. 대면 의사소통은 상대에 따라 말투나 자세 등 격식을 갖춰야 하고 새로운 사람을 만날 때에는 대화를 풀어나가기 위해 애를 써야 하는데 SNS는 이런 과정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받지 않기 때문이다.


SNS를 통해 새로운 사회관이 형성되는 것도 볼 수 있다. 같은 조사에서 SNS 이용 후 사회적 이슈에 대한 관심이 증가했다는 응답이 20대에서 55%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자선(기부) 및 봉사활동에 적극 참여한다는 응답도 사용자(26%)가 비사용자(24%)에 비해 높았다.


또한 SNS는 공유의 수단이다. SNS를 통해 나의 일상을 알리고 주변인들의 일상 보기를 즐긴다는 질문에서는 20대의 48%, 10대의 44%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SNS를 통해 주로 하는 활동은 개인 관심사 글 올리기가 38%로 가장 높았고 타인 글 읽기가 32%로 그 다음이었다. LG경제연구원의 조사 결과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의사소통의 통로가 바뀌었다는 것이다. 의사소통의 통로가 바뀌었다는 것을 바꿔 말하면 정보의 전달 수단이 바뀌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또래집단 간의 의사소통에서 상당부분 공유되는 패션 관련 정보 또한 예외가 아닐 것이다.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에 연결돼있다(Mobility)
‘기술이 인간을 자유롭게 하리라’ 최근 한 전자회사 광고 문구다. 굳이 사례를 들어 설명하지 않더라도 모바일 인터넷 열풍이 우리 사회의 구조를 흔들고 있다는 것은 대부분 공감하는 사실일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제한된 장소에서만 접속할 수 있었던 인터넷이 이제 손안의 PC 스마트폰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접속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을 활용하는 영 쇼퍼의 일상을 살펴 보자. 아침에 일어나서 밤새 들어온 이메일을 확인하고, 등교(출근)길에는 어제 본방 사수를 하지 못한 연예 프로그램을 본다. 학교(회사)에서 작업에 열중할 때에는 다운 받아놨던 딴지 라디오를 듣고 집에 돌아와 드라마를 볼 때에는 주인공이 입고 있는 옷이 마음에 들어 실시간으로 검색을 해 본다. 이러한 현상들은 이제 색다를 것조차 없을 정도로 일상화된 우리 주변의 모습이다.


그만큼 스마트폰을 통한 모바일 인터넷은 우리 사회를 단기간에 변화시켰다.  새로운 스타 탄생을 예고한다 19~25세대는 삶을 즐기기 위해서 저축하기보다는 돈을 쓰는, 가장 소비지향적인 세대다. 옷이나 외모 등 자신을 위해 투자하는 것을 아끼지 않아 쇼핑을 선호한다. 비록 직접 돈을 벌지는 못하기 때문에 소비에 한계는 있지만 대학 입시라는 억압된 환경과 미성년으로부터 벗어나 처음으로 누려보는 ‘자유’를 마음껏 표출하는 세대이기 때문에 패션 소비 시장에서는 가장 중요한 고객 집단 가운데 하나다.


그래서일까. 국내 패션 시장이 큰 변화를 겪을 때마다 그 중심에는 19~25세대들이 서 있었다. 1982년 교복자율화조치 이후 중저가 캐주얼 열풍이 그랬고 1997년 IMF 이후 이지 캐주얼 열풍이 불 때도 변화의 핵심은 그들이었다. 물론 그 때마다 우리 패션업계에는 새로운 스타들이 탄생했다.


교복자율화 시대에는 이랜드라는 스타가 만들어졌고 이지 캐주얼 열풍 때에는 지오다노, 엠케이트렌드, 코데즈컴바인 같은 많은 스타 패션기업들을 배출했다. 우연의 일치인지 두 사건은 15년 간격으로로 일어났고 내년이 다음 15년이 되는 해이다. 이처럼 새로운 시장이 탄생하기 전에는 항상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 변화가 먼저 왔다.  누군가는 사업을 접어야 할 만큼 큰 시련으로 다가오지만 또 다른 이에게는 사업이 불같이 일어나는 기회가 된다. 2011년 가을. 지금 우리는 그 변곡점에 서 있다.


 



김정명 기자
kjm@fi.co.kr

- Copyrights ⓒ 메이비원(주) 패션인사이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메이비원(주) | 대표:황상윤 | 개인정보보호책임자:신경식
사업자등록번호:206-81-18067  | 통신판매업신고:제2016-서울강서-0922호
TEL 02)3446-7188  |  Email : info@fi.co.kr
주소 : 서울특별시 강서구 마곡중앙8로 1길 6 (마곡동 790-8) 메이비원빌딩
Copyright 2001 FashionInsight co,.Lt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