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측하건대 살면서 한번쯤은 “취미가 뭐냐?”는 질문을 받아본 적이 있을 거다. 그럴 때 한참을 망설이다가 ‘영화감상’이나 ‘독서’라는 다소 뻔하고 재미없는 답변도 해봤을 거다. 하지만 패션피플의 대답은 좀 다르다. 스킨스쿠버, 할리 데이비슨 라이딩, 트럼펫 연주, 산악여행, 음반수집, 사진촬영 등 상상만으로도 당장 사무실을 뛰쳐나가고 싶어질 정도로 특이하다. 그들이 이토록 별난 취미 생활을 하는 이유는 뭘까? 답답한 일상에서 벗어나 오롯이 나를 위해 선사하는 특별한 즐거움 그리고 덤으로 생기는 참신한 경영 아이디어. 이들에게 취미 생활은 단순히 여가시간 때우기가 아니라 인생의 오아시스 같은 의미임에 틀림없다.
황철구 신세계백화점 상무
특별한 취미는 무엇이며 언제부터 시작했습니까?
나에게 산행은 학창시절 우연히 시작된 서클 활동이 취미생활로 굳어졌다고 할 수 있다. 고교시절 아일랜드 전통복장을 연상시키는 체크무늬 산악 7부 바지에 두터운 에델바이스 문양의 울 스타킹, 베레모처럼 옆으로 삐딱하게 패도라를 쓴 산악부 선배를 보는 순간 그 스타일에 매료될 수 밖에 없었다. 결국 현란한 알파인 패션에 끌려서 산악부 활동을 시작했던 셈이다. 산악부 활동은 당시 악대부와 함께 악명 높은 곳이었다. 워낙 위험하고 긴장해야 하는 운동이라 그랬는지 허구한날 구보하고, 배트 맞고, 연습이랍시고 나무에 줄 매달아놓고 올라가고, 쉬는 시간마다 불려가서 교육받고 그랬다.
해당 취미를 하면서 바뀐 것이 있다면.
고교졸업 후 오랫동안 그런 것을 잊고 살았다. 산을 다닐 틈이 없었던 것 같다. 그런데 어느 날 길을 걸을 수 없을 정도로 심하게 디스크가 왔다. 길 가다가 주저앉기가 일쑤였다. 살도 많이 불어 무릎도 아팠다. 백방으로 치료해보았지만 치료가 잘 안되어 병원을 전전하다가 강남의 한 재활의학과를 갔는데, 의사가 운동선수였느냐고 물었다. 아니라고 하니까 절대 그럴 리 없다며 운동을 그것도 격한 운동을 한 몸이라고 했다. 기억을 더듬어보니, 산악부 활동 밖에 한 게 없다고 하니까 바로 그거라며, 과거 운동수준을 회복해야만 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했다.
해당 취미의 매력은 무엇입니까?
산을 다니다 가끔은 사람들이 흔히 가지 않는, 잘 모르는 산을 간다. 산 친구(악우라고 한다)중에 알려지지 않은 이름 모를 산을 조사하고 다니는 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와 다니다 보면 산마다 다른 풍광과 고유의 맛이 있다. 물론 주변환경에 의해 만들어진 자연스런 맛이다. 우리나라만큼 아름다운 곳이 도처에 아무데나 깔려있는 나라도 없다는 생각이 든다. 또 나름대로 독특한 산행방법을 터득했다. 즉 산에 오르면서 머리 속으로 어떤 상념 같은 것을 하나씩 버리면서 올라가는 것이다.
등산을 통해 얻은 경영철학은 무엇입니까?
산행을 경영에 굳이 비유한다면, 쉬운 길도 있고, 어려운 길도 있고, 경치에 반하는 순간도 있고,아찔하게 위험한 때도 있다. 그런 길을 묵묵히 가는 거다. 온갖 부정적인 생각을 떨쳐내면서... 운명처럼... 결국 목표에 다다른다. 최대한의 희열을 맛보면서. 그 다음 내려갈 땐 더욱 조심히 최대한 올라올 때보다 더 천천히 내려간다. 맑아진 머리에 희망적인 그림, 바람직한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하면서... 그게 바람직하고 안전한 산행이다.
나만의 스트레스 해소법?
장비만 잘 갖춘다면 새벽산행, 야간산행도 나름 운치가 있다. 일반 상식과 달리 야간에 공기가 더 맑다는 느낌이고, 야간산행 후 얼굴이 더욱 밝아졌다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밤에 내려다본 시내야경이 얼마나 환상적인지 아는가? 또 피부관리에 산소가 크게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산행만큼 피부에 좋은 것은 없는 것 같다.
앞으로 꼭 해보고 싶은 취미가 있다면.
이젠 안 되겠지만 스카이다이빙 같은 익스트림 스포츠. 창공을 난다는 것은 생각만 해도 짜릿하다.
김묘환 컬처마케팅그룹(CMG) 대표
특별한 취미는 무엇이며 언제부터 시작했습니까?
지금 생각해 보면 세상에 존재하는 레저라는 부류의 온갖 유희들이 위크엔드 혹은 휴가를 위한 대상으로서 한번쯤은 경험을 해보려 노력한 것 같다. 예를 든다면 60년대 시작했던(무지 나이 든 사람인 것 같다.) 무선조종 Radio Control을 비롯해서 70년대 후반 대학입시 본고사 장에서 처음 경험하게 된 스케이트 보드, 방황하던 80년대를 달래기 위해 세상을 주유하던 가난한 여행, 늦둥이 아이들과 함께 하기 위해 시작한 인라인 스케이트에 에스보드까지, 한때 세상의 주목을 받았던 가벼운 움직임까지어는 하나도 내 삶에서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을 정도로 일하는 것 보다는 일하지 않는 시간을 위한 투자에 힘을 쏟았던 것 같다.
시작하게 된 계기는?
스쿠바다이빙을 처음 경험한 것은 33년전 대학 신입생 시절 어리숙한 떠꺼머리 신입생에게 수많은 교내 서클 중에서 가장 먼저 강렬한 인상으로 다가온 인연으로 시작하여 지금껏 500여 회 이상의 다이빙 로그를 기록하고 EANX라는 혼합기체 테크니컬 다이빙의 다이브마스터로서 4계절 관계없이 즐기는 레저가 되었다. 패러글라이딩은 미국에서 공부하던 시절 주말이면 딱히 만날 친구도 없고 해서 놀 거리를 찾던 중 당시 미국에서 보급형 경비행기와 함께 급속도로 확산되던 스카이다이빙을 배우게 되면서 하늘에서 날아본다는 짜릿함을 경험하게 됐다.
해당 취미의 매력은?
압축해서 추천한다면 스쿠바 다이빙의 매력은 아주 농도 깊은 긴장과 함께 경험하지 못한 심미의 세계, 즉 육상에 존재하는 모든 자연과 인공적인 색상이나 구조물로는 표현이 불가능한 또다른 세계를 경험시켜 준다는 것을 들고 싶다. 다이빙 초보 시절이나 삼십년 넘게 해온 지금이나 공통적으로 늘 입수 전의 긴장은 내 자신에게 아주 소중한 텐션을 맛보게 해주고 긴장 이후에 찾아온 발견의 즐거움은 일상으로 돌아왔을 때의 활력과 창의성에 무한한 에너지를 공급해 준다. 크리에이티브한 비즈니스인 패션 산업에 종사하는 분들에겐 분명 좋은 레저가 될 것이다.
두 번째로 패러글라이딩은 사실 처음 시작할 때 20킬로그램 가까운 장비를 짊어지고 활공장까지 기어올라간다는 일 때문에 주변의 친구들에게 절대 하지 말라고 만류를 했다. 하지만 지금은 서울 주변에 차로 올라갈 수 있는 활공장도 여러 군데 개발되고, 글라이딩을 하면 할 수록 섬세한 매력에 빠져 들게 되었다.
취미를 즐기면서 바뀐 것이 있다면.
지극히 게으른 저녁형 인간이었는데 적어도 레저를 즐기는 동안만은 누구 보다도 부지런한 사람으로 변해 있다. 어떤 레저를 하건 아직까지 시간약속을 어겨 본 적은 없는 것 같다. 부지런하지 못하면 인생의 세컨드 라이프인 레저라이프는 즐길 수 없다.
이를 경영에 접목한다면.
경영에 접목 할 수 있는 요소는 두 레저 모두 익스트림적인 요소가 있어서 다른 생각을 할 여유가 없게 만든다. 아무리 복잡한 문제도 이 레저를 즐기는 동안엔 정말 잊어주세요가 된다.
앞으로 꼭 해보고 싶은 취미가 있다면.
늦둥이들을 둔 덕택에 적어도 65세까지 지금처럼 일을 해야 애들 학교까지는 마칠 수 있다. 친구들과 은퇴 후 이야기를 할 때 난 지금도 30여년전 대학시절에 모 여자대학 앞 커피숍의 웨이터를 하던 구보다란 일본 사람을 떠올린다. 나의 은퇴 후 모습은 젊은이건 나이든 사람이건 세대 구분할 필요 없이 소통할 수 있는 작은 찻집의 친절한 웨이터가 되고 싶다.
권병국 LG패션 상무
특별한 취미는 무엇이며 언제부터 시작했습니까?할리 데이비슨 라이딩이다. 4년 정도 탔는데 시작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애마는 ‘도로의 제왕’이라는 뜻의 ‘로드킹’으로 한국 사람들이 가장 많이 타는 모델이다.
할리데이비슨 라이딩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누구나 그렇듯이 반복되는 일상에서 일탈을 꿈꾸던 중 우연히 보게 된 영상 때문에 할리를 시작하게 됐다. 몇 년 전 텔레비전에서 방영해 준 할리 데이비슨 100주년 기념 영상이었는데 25만 명이 한꺼번에 자신의 할리를 타고 질주하는 모습이 머릿속에 그대로 꽂혔다. (1903년 미국 위스콘신 주 밀워키에서 태동한 할리 데이비슨은 2003년 같은 도시에서 4일간 100주년 기념행사를 열었다) 그 많은 사람들이 할리를 통해 느끼는 자유가 나에게 전해졌다고 할까? 역동적이고 웅장한 바이크를 즐기는 자유로운 영혼이 부러웠다.
해당 취미의 매력은 무엇입니까?
첫째는 400㎏이 넘는 육중한 차체가 1600㏄ 배기량으로 힘차게 내달리며 쏟아내는 엄청난 엔진 소리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시끄럽다고만 생각하는데, ‘백문이 불여일행’이라고들 하지 않나. 직접 타보면 금방 알게 될 거다. 둘째는 그룹 투어 할 때 느끼는 묘한 쾌감이다. 각자 튜닝한 할리를 타고 도로 위를 일렬로 달리는 모습에서 사람들은 뭔가 무질서하고 불량(?)하다고 인식한다. 그런 시선들이 결코 곱지만은 않지만 그런걸 또 즐긴다고 해야 하나? 라이더들만이 느끼는 뭔가가 분명 있는 것 같다. 셋째는 온 몸으로 즐기는 자연이다. 교외로 라이딩을 가면 좋은 풍경을 보고 기온과 바람을 그대로 느낀다. 또 곳곳에 숨어 있는 맛집을 찾아 다니는 식도락도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이다.
해당 취미를 하면서 바뀐 것이 있다면.
그 동안 여가 시간을 너무 무의미하게 보낸 게 아닌가 하는 후회를 했다. 할리를 타고부터는 진취적으로 역동적으로 바뀌었다. 여름에는 춘천, 제천 등 경치 좋은 데로 매장 투어를 떠나기도 한다. 일과 취미 생활을 함께 할 수 있어 더 좋다. 한 번은 강릉 매장에 라이딩을 갔는데 타 브랜드 매장 직원이 나더러 ‘폭풍질주’라고 했다더라. 지금은 공식적 애칭이 되어 버렸다. 아내도 면허를 따서 같이 라이딩을 하는데 부부 사이도 돈독해졌다. 부부가 같이 취미 생활을 한다는 건 참 중요한 것 같다. 가끔은 내가 점점 젊어지고 나이를 거꾸로 먹고 있는 듯한 착각(?)에 빠져 혼돈스러울 때도 있다.
취미를 통해 얻은 경영철학은 무엇입니까?‘할리를 타는 사람들’하면 딱 떠오르는 게 약간 건달(?)스러운 복장일 거다. 동호회 라이딩 투어 때 사람들의 복장을 보면 놀랄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사회 지위를 막론하고 라이딩 복장에서만큼은 서로 튀고 싶어서 안달이 난다. 사실 우리는 규정된 일상 속에 살고 있다. 복식에도 법으로 정해진 건 아니지만 분명 암묵적인 규정이 있다. 그러나 바이크를 탈 때만큼은 자유롭다. 나 역시도 조끼나 티셔츠를 직접 만들어 입을 정도로 욕심을 부린다. 그러다 보니 경영하는 데 있어서도 과감해지는 것 같다. 사고가 자유로워지니까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새로운 것에 자꾸 도전하고 싶어지고 창의력이 샘솟는 것 같다. 올해 메가브랜드를 목표로 도약할 「타운젠트」도 할리처럼 공격적이고 역동적으로 달릴 계획이다.
앞으로 꼭 해보고 싶은 취미가 있다면.개인적으로 올 9월에 휴가를 이용해 로키산맥 투어를 떠나려고 계획 중이다. 5명 정도로 투어 인원을 구성하고 8일 정도 기간을 예상하고 있는데 꼭 성사됐으면 좋겠다. 또 해보고 싶은 건 요팅이다. 작년에는 마음만 먹고 실천하지 못했는데 올해는 기필코 해상운전면허증을 따고 말겠다. 면허만 있으면 이미 반은 시작한 거나 다름없으니까 말이다. 할리를 타고 교외로 나가 요트로 바꿔 타고 해상을 달리는 모습. 아, 상상만 해도 가슴이 뛴다.
채현규 던필드 전무 특별한 취미는 무엇이며 언제부터 시작했습니까?
트럼펫을 연주한다. 이제 만 2년 차에 접어들었고 아직은 중급 정도 실력이지만 즐겁게 연주하고 있다.
트럼펫 연주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2008년에 MBC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가 많은 사랑을 받았다. 나도 즐겨봤는데 트럼펫 연주자로 나오는 주인공 장근석 씨가 참 인상적이었다. 마침 큰 딸이 장근석과 친구 사이라 진짜 연주하는 거냐고 물어봤더니 아니라고 하더라. (웃음) 그러면서 트럼펫에 대한 호기심이 생겼다. 나중에 늙어서 혼자 되더라도 멋지게 살려면 뭘 하면 좋을까 고민했는데 때마침 트럼펫이 눈에 들어왔으니 이것도 인연이라면 인연인가.
해당 취미의 매력은 무엇입니까?색소폰은 버튼이 여러 개인데 트럼펫은 딱 3개 밖에 없어서 처음엔 쉽게 생각했다. 그런데 예상 밖의 복병이 있었다. 버튼이 3개 ‘밖에 없어서’가 아니라 3개 ‘뿐이라서’ 입술로 숨을 조절해야만 2옥타브 이상 다양한 음을 연주할 수 있는 것이었다. 완전 속았던 거다. 근데 그게 또 트럼펫의 매력이더라. 연습한 만큼 소리가 나기 때문에 도전의식이 생기고 성취감도 컸다.
해당 취미를 하면서 바뀐 것이 있다면.
회식 때 제일 인기 있는 스타가 됐다는 거? (웃음) 가족들도 연주회 때마다 응원해 주니까 참 든든하다. 무엇보다 어쩌다 혼자 있는 시간이 생겨도 남의 눈을 의식하지 않고 우아하게 악기 연주를 즐길 수 있다. 평일 저녁 8시부터 10시까지 일주일에 2번 동호회에서 하는 수업에도 꼭 참석하고, 회원들과 합주도 종종 한다. 음악 하는 사람들이라 그런지 다들 삶에 여유가 있다. 같이 트럼펫에 대한 얘기도 나누고 연주도 하다 보면 왠지 편안해진다. 스트레스 받을 여유가 없다.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트럼펫을 배우기 시작한 지 3개월 만에 동호회 회원들과 첫 게릴라 콘서트를 했다. 삼성동 포스코 정문 앞에서 2곡을 연주했는데 어느 아주머니가 열어놓은 트럼펫 케이스 안에 5000원짜리를 살짝 놓고 가는 게 아닌가? 또 어떤 사람은 뚫어져라 우리를 쳐다보다가 다가오더니 트럼펫을 배우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되냐고 묻더라. 그래서 도움을 주게 됐고 지금은 같이 연주할 정도로 친해졌다. 2010 남아공 월드컵 때 뚝섬 한강고수부지에서 ‘빗속 단체연주’를 한 것도 재미있었고, 일년에 서너 번 지하철역에서 하는 정기연주회도 빠뜨릴 수 없다. 지금 생각하니 부족한 실력에 무슨 용기로 연주를 했을까 부끄러워진다.
취미를 통해 얻은 경영철학은 무엇입니까?트럼펫은 원래 강한 소리를 내는 악기인데 약하게 호흡을 했을 때 나는 소리가 오히려 더 애달프고 감동을 준다. 상대가 아무리 힘이 세고 가진 게 많아도 참고 끝까지 도전하면 기대 이상의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연습하면 할수록 좋은 소리가 나니까 많이 신경 쓰지 않으면 안되더라. 패션업계에 종사한 지 24년 차에 접어드는데 트럼펫을 연주하고 나서부터 아무 생각 없이 감각만으로 경영해서는 안 된다는 걸 알았다. 많이 생각하고 고민해야 앞서갈 수 있다. 그러다 보니 모든 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넓은 마인드가 생겼고 사고가 유연해졌다. 기존 남성복이 가지고 있던 고정관념에서 탈피하는데도 많은 도움이 됐다. 「피에르 가르뎅」 2010 겨울 카탈로그에 40~50대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콘셉을 제안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볼 수 있겠다.
앞으로 꼭 해보고 싶은 취미가 있다면.우선 트럼펫으로 원하는 곡을 멋있게 연주할 수 있는 경지에 오르는 게 1차 목표다. 평생 연주하려고 전공자들이 사용하는 좋은 트럼펫을 구입했으니까 그 정도는 해야 하지 않겠나. (웃음) 은퇴 후에는 패션업계에서 일하며 느꼈던 것들을 책으로 남기고 싶다. (아무래도 현직에서는 기밀 사항이 많아 어려움이 있을 것 같다) 또 하나 배우고 싶은 것은 제빵기술이다. 제과점을 차려보고 싶은 마음도 있다.
김석환 아이스타일24 이사
특별한 취미는 무엇이며 언제부터 시작했습니까?
사진 촬영을 좋아합니다. 10세에 자동카메라, 12세에 집에 있던 수동카메라를 가지고 퐐영을 시작해 2,3년 찍고 그 다음 4,5년은 쉬는 것을 반복했습니다. 지금까지 컷 수로 15-20만장을 찍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시작하게 된 계기와 추천이 있었다면 누구입니까?
어릴 때 보는 책의 많은 그림들이 사진이구나라고 것을 느꼈을 때 부터였습니다. 다빈치의 그림들도, 로뎅의 조각들도, 배우들의 모습들도 사진이 아니라면 나에게 전달될 수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 때 집에 있는 똑딱이 카메라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 시점부터 무작정 찍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취미를 갖게 되자 할머니께서 이전에부터 보관하시던 수동 카메라를 주셨고, 그 다음 얼마 후 용돈을 모아 스스로 카메라를 처음으로 장만하게 됐습니다. 물론 호기심 많고 관찰을 좋아하던 성격도 한몫 했던 것 같습니다.
해당 취미의 매력은 무엇입니까?
사진을 찍는 것은 절제의 미학이라고들 합니다. 남는 것은 사진밖에 없다, 하듯이 시간을 담을 수 있다는 것도 매력적이고요. 몇십만 장 사진을 찍었지만 한두 장의 시퀀스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 찍었는지 거의 기억해 낼 수 있습니다. 그야말로 순간냉동을 시키는 것이라 할까요.
해당 취미를 즐기면서 바뀐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바뀌었다기보다는 얻고 발전한 것이 많겠지요. 빛과 공간의 감각이라든지, 사람을 보고 어떤 표정이 제일 어울리는 표정인지를 포착하고 그 점을 사진으로 끌어내기 위한 노하우 등을 얻었습니다.
이를 경영에 접목한다면? 이를 통해 얻은 경영철학은?실제적으로 무엇이 아름답다 무엇이 아름답지 못하다에 대해서 주관적이지만 객관적인 시선을 가지는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심미안이 필요불가결한데, 이에 많은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어느 취미를 해도 마찬가지지만, 벤치마크를 잡고 거기까지 도달 하기 위한 최소거리, ‘어떠한 시스템을 도입해야 갈수 있는지’에 대한 과정은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진을 예로 들자면, 무엇을 찍어야 한다라는 본질적인 문제에서부터 어떻게 (수직 수평을 맞추고 구도를 맞추고 색감을 맞추고)하는 기술적인 문제들까지 여러 가지의 시스템을 본인 마음 안에 만들고 효율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것이죠. 저는 자칭 스냅 사진이 전공인데 준비된 것을 찍는 것이 아니라 항상 돌발상황을 찍는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길거리를 가다 어깨에 맨 사진기를 카우보이의 권총처럼 꺼내 피사체를 찍으면서 주위의 배경과의 거리라든지 수평수직이라든지 구도라든지를 무의식적으로 맞출 수 있어야 하는 것이어서 많은 연습이 필요합니다. 경영 철학적인 접목보다는 아무래도 실제 사진에 대한 느낌이나 평가를 할 수 있게 된 점이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즉 이번에 자사의 NYbH브랜드를 런칭하면서 직접 모델 선정에서부터 촬영 콘셉트를 잡고 진행하는데 활용하게 돼 큰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취미 외에 본인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이 있다면?
차를 매우 빠른 속도로 모는 것. 자동차 스피드 레이서.
앞으로 꼭 해보고 싶은 취미가 있으면?제트기 조종사 면허. 시간적인 제약을 조절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일이 아닌가 합니다.
김세명 베이컨트 디렉터
특별한 취미는 무엇이며 언제부터 시작했습니까?베이스 기타 연주입니다. 고등학교1학년 때부터 시작했는데, 스쿨 밴드를 만들어 짧은 시간 활동했어요. 이후 해외에서 영상을 공부하게 되면서 음악에 대한 관심이 깊어졌고, 장르에 따라 다른 문화를 이해하기 시작했죠. 지금은 브랜드의 스토리를 만들어가는데 많은 영감을 얻고 있어요. 패션과 음악, 영상은 뗄 수 없는 관계인 것 같습니다.
시작하게 된 계기와 추천이 있었다면 누구입니까?중학교 때부터 헤비메탈과 락을 좋아했었는데, 밴드 음악을 듣다보니 가장 멋지게 다가온 악기가 베이스 기타였습니다. 제가 너무 좋아하는걸 눈치채신 아버지가 생일선물로 베이스 기타를 사주신 것을 계기로 계속 연주하게 됐습니다. 작업실에서도 가끔 복잡한 문제에 직면했을 때 베이스 기타를 잡기도 합니다. 함께 일하고 있는 분들이 모두 음악에 대한 관심과 이해도가 높은 편인데, 언제가 합주를 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해당 취미의 매력은 무엇입니까? 어디를 가든 낄 수 있다는 게 최대의 매력인 것 같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이 취미를 시작하면서 학교 밴드부도 결성할 수 있었고, 교회에서 연주도 할 수 있었답니다. 베이스 기타 자체가 말 그대로 베이스라서, 어떤 음악을 하던 기본으로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꼭 있어야 하는 악기죠.
해당 취미를 즐기면서 바뀐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요?음악을 좀더 신중히 듣게 된다는 것입니다. 음악을 들을 때 어찌보면 베이스 소리가 가장 작게 들릴 수 도 있는데, 베이스를 들으려고 노력하다보면 음악 한곡 한곡을 더 열심히 듣게 되는 제 모습을 발견합니다.
이를 경영에 접목한다면? 이를 통해 얻은 경영철학은?음… 경영철학이라? ’뭐든지 기본이 가장 중요’하는 것을 느끼게 되죠. 베이스는 다른 악기와 달리 전체적인 진행을 뒷받침해주고 혼자서는 여간해서는 빛을 발하기 어렵죠. 모두 하는 일은 다르지만 4명의 각기 다른 개성을 가진 사람들이 만든 브랜드이니 다른 의견을 내놓을 때가 많은데 중립적 위치를 지키려 노력하는 편입니다. 저는 브랜드의 전반적인 마케팅과 디렉터를 맡고 있는데 디자인과 영업?매출적인 부분을 두고 고민할 때 또 다른 역할을 하는 것이죠. 사실 「베이컨트」는 영화, 캠핑, 음악 등의 스트리트 문화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 만큼 4명 모두가 각자의 취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김수복 디자인 실장은 기타를 치고, 남무현 그래픽 디자이너는 캠핑과 보드를 사랑하죠. 김원태 대표님은 기타, 보드 등을 즐기구요.
취미 외에 본인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고도 다른 취미가 있다면, 스케이트 보드 타기요. 운동도 즐깁니다. 스케이트 보드는 사실 스트리트신에서는 많은 이가 즐기고 있는 취미 중 하나 입니다. 그들 모두가 옷뿐만 아니라 스케이트 보드, 음악 등의 문화 전반에 관심이 높죠. 상품의 디자인과 전개에 있어 모두가 영감을 받고 있죠.
앞으로 꼭 해보고 싶은 취미가 있으면 말씀해 주십시오.꼭 해보고 싶은 취미는, 서핑입니다. 바다를 가로지르며 파도를 탈 수 있다면 기분 정말 좋을 것 같습니다. 국내에서는 아직 생소하지만 점차 서핑 인구가 늘어나고 있는 것 같아요. 서핑 문화가 들어온다면 서핑으로 유명한 「퀵실버」 등과 같은 브랜드의 관심도가 늘어나고, 서퍼(surfer)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다양한 그래픽의 티셔츠가 유행하겠죠. 이처럼 스트리트 패션은 단지 옷이 아니라 여러 분화가 결합된 결정체라 생각합니다
이응삼 세정과미래 상무이사
특별한 취미는 무엇이며 언제부터 시작했습니까?바이크(오토바이) 라이딩. 고교시절 친형님이 바이크를 분실한 적이 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파출소에서 바이크를 찾아가라는 연락이 왔다. 그 때 직접 파출소에서 집으로 가져오면서 우연히 바이크를 접하게 되었다. 이때 이후 어느 날 문득 마음 저 깊은 속에 있던 남자의 로망이 다시 살아 나게 되면서 지금의 매니아가 됐다.
시작하게 된 계기와 추천이 있었다면 누구입니까?모든 산업이 그렇겠지만 패션산업은 현장이 너무나도 중요하다. 매장을 직접 방문할 때 처음 자동차 이용시에는 주차 및 이동이 너무 불편했다. 그러던 차에 바이크로 다니면 너무 좋겠다고 생각하게 됐고 이를 실행한 것이다. 추천은 나의 마음 속 깊은 곳에 자리잡고 있던 언젠가는 할리데이비슨을 타야겠다는 로망이 작용한 것이다.
해당 취미의 매력은 무엇입니까? 知之者 不如好之者, 好之者 不如樂之者(지지자, 불여호지자, 호지자, 불여락지자) 지식을 알고 있는 사람은 그것을 좋아하는 사람보다 못하고, 좋아하는 사람은 그것을 즐기는 사람보다 못하다. 개인적으로는 꽉 막힌 도로보다는 뻥 뚫린 길을 여유있게 라이딩하며 바람도 쐬고 좋은 취미를 가진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고, 더불어 맛있는 집이나 명소를 찾아 다니는 투어에 완전히 매료됐다. 뿐만 아니라, 주말에 매장을 순회할 때 기동력있게 다니면서 즐거움과 일을 함께 할 수 있다는 점은 더더욱 나를 흥분시키고 즐겁게 한다.
해당 취미를 즐기면서 바뀐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주말에 매장을 다니는 것이 힘든 일에서 즐거움으로 바뀌었다고나 할까. 또한 나이가 어느덧 50에 가까워졌지만 나이에 상관없이 생활의 자신감이 더욱 생기는 듯하다.
이를 경영에 접목한다면? 이를 통해 얻은 경영철학은?
즐겨라~ 잘노는 사람이 일도 잘한다. 또한 현장이 답이다!라는 말을 실감하면서 활동성을 높여 젊은 생각을 할 수 있다.
취미 외에 본인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누구나 갖고 있는 취미이긴 하지만 내 자신에게도 힘이 되곤 한다. 바로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책을 보는 것이다.
앞으로 꼭 해보고 싶은 취미가 있으면 말씀해 주십시오.
기타 외에 다른 악기를 더 다루고 싶고, 부부가 함께 하는 댄스도 배워보고 싶다.
신재희 재희 신 디자이너“음악은 그 시대의 트렌드를 반영해주죠. 저도 나이를 먹어가고 있기 때문에 실험적인 가득한 최근 음악들은 언제나 예감을 줘요. 또 순수예술은 아티스트만의 정체성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어 좋아요. 패션도 순수 예술을 닮아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지난 2009년 「재희 신」을 론칭한 신재희 디자이너는 파리 출장 기간의 1/3을 언제나 전시장, 미술관 등에서 보낸다. ‘트라노이 파리’에 꾸준히 참가하고 있는 신재희 디자이너는 파리 출장의 1/3은 전시장, 1/3은 시장조사, 나머지 시간은 본인을 위해 재투자하는 시간으로 여긴다. 퐁피듀센터는 그가 즐겨 찾는 장소 중 하나이다. 올해도 신진 디자이너로 구성된 순회 작가전을 보고왔다.
“순수 예술이 그림에서 영감을 받는다기 보다는 아티스트만의 개성을 느낄 수 있는 것이 좋아요. 베이컨의 회화의 보면 심리 묘사가 탁월함을 알 수 있고, 새로운 시각에 흥미를 느낍니다.”
그는 음악은 ‘생활의 일부’라도 표현했다. 인터뷰 당시에도 쇼룸에서는 유럽에서 공수한 듯한 일렉트로닉 음악이 연신 흘러나왔다. 컬렉션을 앞두고 디자인에 몰두할 때는 음악을 듣지 않는다. 특히 가요는 피한다. 가사에 신경이 쓰여 오히려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디자인 이외의 시간에는 항상 음악과 함께 한다. 실험적인 가득한 음악들을 해외에 나갈 때 마다 사오는데 장르는 가리지 않는 편이다. 조금씩 사 모은 CD도 100여장이 넘는다.
“음악은 명확한 타깃과 아티스트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것이 패션과 비슷한 구석이 있어요. 올드팝과 같이 예전 음악이 싫은 것은 아니지만, 되도록 트렌드를 앞서가고 있는 최신 음악을 선호해요.”
최근 트라이노에 참가했을 때도 몇 장의 CD를 구입했다. 구입한 음반 중에서 서울패션위크 음악을 선택할 계획이다.
신재희 디자이너의 타 분야에 대한 관심과 능력은 그의 쇼에서도 잘 나타난다. 서울패션위크에서도 프레젠테이션 쇼를 고집하는 이유도 음악, 무대 등 전체적인 연출을 고려해서이다. 지난 시즌에서는 무대 위에 설치 미술품을 만들었고, 이번 시즌 역시 독특한 무대를 구상하고 있다.
“프레젠테이션 쇼를 진행하는 것은 관객에 대한 배려이기도 해요. 앉지 않고 뒤에 서서 관람한다고 해도 마치 바로 앞에서 보는 듯한 기분이 들죠. 자유로운 무대 장치를 이용할 수 있고 마음에 듭니다.”
이탈리아 밀라노 마랑고니를 졸업하고 「조르지오 알마니」에서 근무한 그는 유럽 시장에 휠씬 익숙하다. 한국에서 경쟁이 더 힘들게 여겨질 지경이다. 2009년 피티워모에 참가했고, 같은 해 2월 트라노이 파리에 한국 디자이너 최초로 초청됐다. 해외 전시회 참가를 통해 독일, 런던에 진출했다.
신재희 디자이너는 베를린 남성복 시장에 크게 집중하고 있었다. 유럽에서 가장 큰 시장이고, 신진 디자이너에게 더 많은 기회를 부여하기 때문이다.
그는 “군대 문화가 강해서 인지 한국 남성복의 특징인 절제된 디자인을 잘 받아들 일 것 같다. 곧 독일을 직접 방문할 예정인데, 공격적으로 매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실제로 신재희 디자이너는 유럽의 2개 매장에 입점해 있고, 국내에서는 가로수길 ‘플로우’ 1곳에만 입점해 있다.
국내 남성복 시장이 확대되고 있지만 보수층이 움직이지 않기 때문에 당분간을 해외 시장 진출에 더 집중하겠다는 것.
유럽의 경우 연령층이 올라갈수록 남성복 소비자가 높은 반면 국내는 아직 고가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연령층이 변하지 않았다는 것이 신재희 디자이너의 생각이다.
한편으로 유럽 시장 진출은 그에게 도전과 같다. 빅 바이어가 많고, 소위 돈도는 쇼로 불리는 피티워모에서는 가장 높은 수주를 받았을 때 다음 시즌 참가하지 않았다. 잘 만드는 옷만 만들게 되는 매너리즘에 빠질 위험을 감지 했기 때문이다.
순수예술 작품 정도의 오리지널리티를 갖고 있지 않는 「재희 신」을 더 단단하게 만들기 위해서였다.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만들어 가는 과정에 있기 때문에 한 곳에 매몰되고 싶지 않았어요. 음악과 같이 시대상을 반영할 수 있고, 순수예술 작품과 같은 정수(精髓)를 녹여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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