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갤러리를 편한 마음으로 찾아 오는 사람은 흔치 않다. 잘 차려 입고 가야 하고 괜히 사람들의 눈치를 보기도 한다. 가까이서 볼 수 없어 멀리 떨어져 감상해야 하는 곳이 대부분이다. 반면 창밖에 자연을 벗삼아 편안하게 앉아서 감상할 수 있는 갤러리가 있다. 수다를 떨며 벽에 걸린 그림들을 보고 따뜻한 차에 달콤한 간식을 더한 예술은 상상만으로도 행복하다.
하얗게 눈이 덮은 자연 위에 갤러리가 위치해 있다. 지나가다 우연히 들러 따뜻한 차를 마시면 아름다운 그림과 문화를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갤러리 ‘서종’. 창밖에는 사계절 내내 아름답게 변하는 그림 같은 자연도 있다. 거액의 돈이 오고가는 갤러리의 느낌이 아닌 누구나 와서 행복한 마음의 예술을 나눌 수 있는 갤러리이다.
정원화랑 ‘서종’
의외의 장소에서의 행복을 주는 갤러리
갤러리 ‘서종’은 전원화랑이다. 도시의 딱딱한 건물들에 가려진 공간이 아닌 자연 속에서 누구나 편안하게 들를 수 있는 갤러리다.
15년 전만 해도 이곳 양수리의 서종마을에는 먹는 문화밖에 존재 하지 않았다.
하지만 ‘서종’은 자연 속에 건물을 지어 사람들이 쉽게 접할 수 있다. 그냥 지나가던 사람들도 자연 속의 갤러리에서 의외의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내었다.
1층 165㎡(50평), 2층 99㎡(30평)으로 되어있는 좌식 전시실(그림을 벗삼아 차를 마시며 수다떨기에 안성맞춤)이 있고 165㎡(50평)의 휴게공간과 980㎡(600평)의 조각공원을 갖춰 결코 작지 않은 규모다.
어느 유명한 화가의 그림이 걸려 화제가 되고 난해하거나 어려운 그림들만이 예술인 듯 꾸며진 갤러리보다 편하다. 동시에 사시사철 커다란 유리창 너머에 흐르는 물과 찾아오는 산새는 도시에서 맛볼 수 없는 전원화랑 ‘서종’의 브랜드를 확실하게 해준다.
해마다 1~2회 이상의 기획전과 5~6회 이상 원로, 중견, 신진 작가들의 초대전을 개최하고 전시기간을 대부분 1개월을 기본단위로 하고 있다. 이 또한 주로 서울과 주변도시에서 찾아오는 사람들의 편의와 전원형 화랑의 특성을 살리기 위한 것이다.
문화사업 갤러리 ‘서종’
숨어있는 작가발굴에 열정적인 갤러리
양평에는 숨어있는 화가들이 많다. 가난한 작가들뿐 아니라 낮에는 일하고 작업하는 작가들이 300명이라고 한다. ‘서종’은 이러한 숨어있는 작가들의 그림을 고객에게 소개한다. 그리고 소개한 그림들이 팔리면 고객에게는 행복을 그리고 작가에게 이익을 준다. 이것은 갤러리를 운영 가능 하게 하는 문화 사업이다. 물론 그것이 갤러리의 역할이지만 ‘서종’은 유명한 화가들의 그림들보다 사람들에게 행복을 주는 작가들의 그림을 걸어놓는다.
서종은 누구의 부탁이나 돈을 받고 대관해주지 않는다. 순수하게 행복을 전하는 그림들을 전시한다. 대관을 시작하면 작품의 질이 떨어지게 되고 갤러리의 아이덴티티가 사라지게 된다. 그것을 애초에 차단한 것이다. 대신 몇 개 이상의 화랑이 한 장소에 모여 작품을 판매하는 미술시장이라고 할 수 있는 아트페어 참여에 힘쓴다.
그곳에서 알려지지 않은 작가의 작품을 소개한다. 지방에 위치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고 아트페어만의 특성으로 다양한 고객들에게 많은 작가의 작품들을 소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유명하지만 많이 알려지지 않을 때부터 함께해온 화가 김종학, 이왈종, 민정기, 금동원, 최성훈 등이 있으며 이외에도 많은 화가들이 소개되고 지금도 양평 일대의 숨은 작가 발굴에 힘쓰고 있다.
함께 행복한 ‘서종’
갤러리 ‘서종’이 아닌 ‘서종’ 자체 컬처 브랜딩
갤러리 ‘서종’이 함께한 ‘서종 사람들’이 있다. 전시하고 관람하는 일반적인 소통의 모임이 아니다. 화가로는 민정기, 이철순, 이달희, 이근명 등을 주축으로 시작한 ‘서종사람들’ 은 음악으로 사람들과 함께 문화를 공유하고 있다. 단순히 그림이라는 매개체를 넘어 음악, 미술, 문화를 함께 공유하고 만들어 가는 것은 갤러리 ‘서종’만의 특별함이다.
그 중심과 시작은 서종 갤러리와 서종의 예술가들이었으며, 그 규모도 상당히 크고 정기적이라 매달 한 번을 기준으로 100회를 넘어섰다. 이제 갓 몇 십회를 넘긴 사회환원 바탕의 기업 음악회와 비교하면 가히 모태라고 할 수 있을 정도다. ‘서종사람들’의 활발한 문화활동으로 마을에는 문화의 집이라는 곳도 세워졌다. 매월 공연 외에도 해마다 8월에는 북한강에서 음악축제를 열기도 한다. 그 외에 ‘서종사람들’은 서종의 원로 작가와 아이들의 직품을 공동으로 전시하는 일을 하며 동네 작가전, 공연기획 교실 등을 하고 있다. 단순히 갤러리 ‘서종’에서 그림을 접하는 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문화를 소통하게 되었다.
박연주 서종갤러리 관장
화가의 길에서 평범한 주부. 그리고 다시 아트 디렉터가 된지 어느덧 20년이 흘렀다. 외롭고 가난한 작가들, 지방에 묻혀있는 작가들도 격려하고 알릴 수 있는 일인 아트디렉터의 일을 보람을 느끼며 산다는 박연주 관장. 자연과 예술은 생활의 동반자라는 행복한 모습의 그를 만나 보았다.
Q 관장님이 추구하는 서종만의 특별함은 무엇인지?
메이저급 갤러리 중에는 간혹 관장이 비싼 그림을 가져다 놓고 팔짱을 낀 채 관람객들에게 얼굴 한 번 비치지 않는 곳이 있습니다. 하지만 서종은 어렵고 들어가기 겁나는 갤러리가 아닙니다. 아날로그적인 삶을 추구하면서 자연과 함께 예술과 문화가 함께 하는 갤러리죠. 그게 가장 특별함이고 ‘서종’의 목적입니다.
Q 신진 작가를 발굴하여 소개하고 판매도 할 수 있는 아트페어나 국제 아트페어 키아프 등을 매우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계십니다. 관장님을 아트페어의 여왕이라고도 하는데, 이러한 활동에 힘쓰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
요즘에는 갤러리를 찾아와 작품을 사가시는 분들이 많이 없습니다. 만연하게 행해지고 있는 경매시장으로 인해서 가격이 자꾸 낮아 집니다. 때문에 마음에 드셨다가도 낮은 경매가격을 보고 갤러리에서는 너무 비싸다며 마음을 돌린 고객도 꽤 있습니다. 그래서 경매 없이 각각의 그림들을 비교해보고 합리적으로 살수 있는 곳이 필요하기도 합니다.
Q 그렇다면 작품을 통해 고객들과 소통하는 갤러리 ‘서종’의 컬처 브랜딩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나?
A 양평 일대의 숨은 작가들을 소개하고 아트페어를 통해 시민들에게 가까이 다가가고 ‘서종 사람들’과 같이 사람들이 예술과 문화로 소통하면서 함께 ‘서종’만의 문화를 만들어 냅니다. 이미 예술을 가지고 사업을 하는 갤러리에서 기존의 갤러리와 달리 누구나 편안하게 찾아오는 것은 가장 큰 장점이자 ‘서종’의 이미지 입니다. 세월이 흘러도 서종 마을을 기억하고 갤러리 ‘서종’을 다시 찾을 수 있게 만듭니다. 그게 컬처 브랜딩인거죠.
Q 현재 대기업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컬처 브랜딩 즉, 문화를 통해 브랜드를 인식하게 하고 사람들과
통하는 것에 대한 의견은?
기업들이 상업적 차원일지라도 문화를 지원하고 사회적으로 문화공헌을 하는 것은 매우 좋은 현상이라고 생각 합니다. 하지만 그렇기 위해서는 기업이 브랜딩의 일환으로 문화를 사용할 때 그 의미를 퇴색하지 않아야 겠죠. 항상 초심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호암미술관’이 좋은 그림들을 해외에 내보내지 않고 사들여 국민들에게 그 그림을 함께 공유하는 것 처럼요.
Q 갤러리’서종’이 앞으로 나아갈 방향은?
앞으로는 국내가 아닌 국외의 아트페어에도 힘쓸 생각입니다. 갤러리만이 아닌 서종 마을에서의 문화활동도 꾸준히 하면서 이곳 서종의 문화를 만들어 나갈 생각입니다.
신자경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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