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에 있어 ‘컬처’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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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유진 | 태진인터내셔날 마케팅 부문장·호서대 겸임교수

2011-01-24 오전 11:15:05

우리가 아침에 일어나서부터 잠자리에 들기까지 우리가 하루에 접하는 광고의 수 만해도 최소 1천개에서 3천개라 합니다. 하지만 그 중에 기억에 남는 광고는 3개를 넘지 못한다고 하니 브랜드 홍수의 시대에서 소비자의 선택을 받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닌듯합니다. 여기서 지속적인 선택을 받기위한 브랜딩의 핵심이 ‘컬처(문화)’입니다.

먼저 컬처의 근본적 의미부터 생각해보고자 합니다. ‘컬처(문화)’란 연속성의 산물입니다.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죠. 세계적인 문화강국을 말할 때 가장먼저 손꼽히는 프랑스는 예술과 패션 와인의 이미지가 떠올려집니다. 우리나라의 5배가 넘는 비옥한 토양과 선조들이 만들어낸 유산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열정이 대를이어 쌓이다 보니 지금의 우월한 문화이미지가 형성된 것입니다. 여기까진 누구나 알고 짐작할 수 있는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인구가 500만명 남짓한 북유럽의 작은나라 덴마크를 아시나요? 덴마크는 천연자원이 빈약하지만 세계최고의 생활수준을 자랑합니다.  안데르센과 동화의 나라로 기억되며 바닷가의 조그만 인어조각상 앞으로 매년 100만명 이상의 전세계 관광객을 끌어 모으고 있습니다. 역시 연간 100만명이상의 관광객들이 다녀가는 ‘레고랜드’도 이 나라에 있습니다.

이처럼 문화는 규모가 아닌 자기만의 독창적인 스타일을 가지며 꾸준한 노력과 관리를 통해 오랜기간 지속되어 쌓여온 이미지 입니다. 그 이미지가 파워를 형성해 가는 것입니다.

컬처 브랜딩은 ‘절친한 친구’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컬처 브랜딩’의 핵심 키워드는 ‘친구’입니다. 특강할 때 가끔씩 인용하는 사례가 있는데요, 제 아들얘기입니다.

지난해 여름, 초등학교 5학년인 아이에게 새 휴대폰을 사줬습니다. 매장에 가서 MP3 기능이 특화된 휴대폰을 본인이 직접 골랐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아이가 그 후 3개월 동안이나 잠자기 전 핸드폰을 충전할 때, 티슈로 그 휴대폰을 곱게 싸서 소파 위에 눕히고선 “잘자 내일 봐 핸포니~”라고 인사를 하더란 겁니다. 아이에게 휴대폰은 단순한 통화기계가 아니고 본인이 사귀기로 선택한 ‘친구’이고, 가장 많은 시간을 함께할 것입니다. ‘핸포니’라는 친근한 별명까지 지어주었죠. 이제 브랜드는 기능적 필요를 뛰어넘어 감정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재미있는 친구, 열정적인 친구, 세련된 친구, 말 솜씨가 좋은 친구 등 여러 스타일의 친구가 있듯, 브랜드도 저마다 이미지와 스타일을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무미건조한 친구, 이기적인 친구, 겉과 속이 다른 친구는 사귀고 싶지 않듯이 소비자는 브랜드에도 마찬가지 감정을 느낍니다. 사람이 가져야 할 기본적인 ‘도덕성’이 있듯 브랜드에 있어 ‘좋은 품질’은 이제 차별점이 아닌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덕목이 되었습니다.

좋은 친구를 많이 두려면 도덕성의 기본틀 위에 ‘진정성’과 ‘개성’을 가져야 합니다.
‘진정성’은 그 사람의 입장이 되어 한발 가까이 다가가고, 진실로 이해하고, 소통하고, 도와주고자 하는 적극적인 노력이며, 따뜻한 감정이 없인 불가능한마음이기도 합니다. 사람에게 있어선 건전한 가치관, 또는 인생관이라 불리고, 브랜드에 있어선 기업의 미션, 비전에 해당합니다.

‘개성’은 그 사람만이 가진 매력입니다. 이건 말이나 글로 표현하기 힘든데, 남을 모방하지 않는 나만의 강점을 이미지로 변환시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브랜드에 있어선 ‘브랜드 아이덴티티’라 불리웁니다.
저와 십여 년 넘게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두 친구에 대해 말씀 드리자면, 한 친구는 겉모습은 화려하지 않고 소박하지만 약속을 잘 지키며 듬직합니다. 무엇보다 제가 크게 잘해주지도 못하는데 저에 대한 신뢰가 한결같습니다. 따라서 저는 평소 소소한 일들에도 그 친구의 도움을 많이 받는 편입니다.

또 다른 친구는 옷도 잘입고 세련된 외모이지만 겸손하고, 결정적인 순간 웃음을 터뜨리게 하는 위트가 있습니다. 제게 정기적으로 안부를 물어주고 일년에 한 두 번씩 상큼한 변신으로 제게 모습으로 큰 즐거움을 줍니다. 저는 일상에서 활력을 찾고 싶을 땐 꼭 그 친구에 연락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재미있게도 제가 좋아하고 즐겨 구매하는 브랜드에도 이와 닮은 친구들이 있습니다. 전자는 「유니클로」이고, 후자는 「폴 스미스」입니다.

‘컬처’는 어떻게 만들어 지는가?
좀 쌩뚱맞을지 모르겠지만 최근 다녀온 콘서트 얘기를 하려고 합니다. 거기에 ‘컬처브랜딩’의 진수가 녹아있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연말 아내와의 결혼 13주년을 자축하기 위해 <이문세 콘서트>를 다녀왔습니다.

이 콘서트의 인기에 관한 소문은 익히 들은지라 이미 두 달 전에 인터넷으로 치열한 경쟁을 거쳐 표는 예매해두었습니다.

공연당일 첫번째 감동은 제게 야광봉이 준비되어있으니 따로 구입하지 말라는 세심한 배려의 문자였습니다. 공연장 입구에는 문세마을 이라는 쉼터를 만들어서 따뜻한 대기장소도 마련해주고,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학력고사장에선 이문세와 관련된 퀴즈를 풀게해 선물도 주고, 광화문빵집과 가로수커피숍에선 티켓을 가진 사람에게 국화빵과 커피를 무료로 나눠주고 우체국에선 카드를 보내주는 등 재밋거리를 배치해 공연장에 들어가기 전부터 기분좋은 느낌이 들게 만들었습니다.

와우~ 1만석 규모의 잠실 체조경기장에 들어서자 엄청난 규모에 압도당하는 느낌이었는데, 모든 사람의 자리에는 선물이 들어있는 봉투가 있었습니다. 다음과 같은 문구와 함께였지요.

“이문세 the Best 가 준비한 선물 : 봉투 안에 든 두가지 선물 중 악기는 관객이 모두 함께하는 시간이 될 때까지 가방속에 잘 넣어두세요, 야광봉은 공연 시작부터 끝까지 마음껏 사용해 주세요”

그 말처럼 야광봉은 구역별로 흰색, 하늘색, 핑크색으로 나뉘어져 있었는데 만명의 관객들이 흔들어대는 야광봉의 물결이 정말 장관이었습니다. 컬러 구별은 잠시 화장실을 다녀올 때 깜깜한 공간에서 자기위치 구별에도 효과적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악기는 트라이앵글, 쉐이키, 캐스터네츠가 역시 구역별로 들어있었는데, 중간에 이문세씨의 지휘와 리드에 따라 함께 박자를 맞춰 연주하는 시간은 그야말로 일심동체가 되는 순간이었고 짜릿한 체험이었습니다. 참석자들도 20대초반부터 나이지긋한 6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를 커버하는 것에 놀랐습니다. 시작부터 끝까지 치밀한 스토리텔링에 의한 영상과 음악, 라이브 무대는 더 말할것도 없었고, 공연을 축하하기 위해 초대된 게스트들도 자리를 더욱 빛내주었습니다. 입장할 때와 공연중에 참석자들의 사진을 몰래 찍어서 베스트 포토제닉을 선정해 영상으로 보여주며 그 자리에서 호명해 선물을 전달하는 깜짝 이벤트도 좋았고, 환경과 프로그램 구성이 훌륭한데다가 기본적으로 이문세라는 가수가 가진 유머감각과 음악성이 훌륭하게 어우러지다 보니, 함께 가슴 찡하고, 노래하고, 춤추고, 자지러지게 웃다가 2시간 30분이 2분처럼 지나갔고, 너무나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제가 산 티켓의 가격이 한 장당 77,000원 짜리였는데 그 서너 배를 줘도 아깝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공연이 끝나고 채 식지 않은 감동의 여운을 안은 채 집으로 향한지 20분쯤 지났을까, 이문세씨 이름으로 감동의 종결판인 문자를 다시 받았습니다.

“날씨도 교통상황도 좋지 않았지만,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당신이 나의 Best 입니다”
저는 나름 브랜딩 전문가라 자부했지만 이만한 브랜딩을 경험해보지 못했습니다. 제가 앞으로 다른 사람을 만날 때 이문세씨의 콘서트에서 경험한 이야기와 감동들을 주변에 이야기할까요 안할까요? 한 달 사이에 벌써 10명 이상에게 얘기했습니다. 아마 다른 참석자들도 이와 다르지 않을 겁니다. (직접 공연을 보여 드리지 못하고 말로 설명해야 하는게 아쉬울 뿐입니다) 이문세씨는 데뷔 이후 지금까지 왕성한 공연 연보를 통해 국내 공연사에 큰 족적을 남겼고, 그간 `이문세 독창회` `이문세 동창회`등을 통해 공연을 브랜드화시킨 대표적 뮤지션으로 평가받아왔습니다.

그 중 `이문세 독창회`는 1998년 시작해 300회 공연, 유료관객 40만명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한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인데 이문세라는 한 사람이 그대로 ‘컬처브랜드’가 된 느낌입니다. 역시 실력과 노력과 독창적인스타일 그리고 지속성이 만들어낸 파워가 아닌가 합니다. 그리고 그 파워의 성장은 수많은 컬처 경험자, 컬처 지지자들을 통해 아직도 진행형입니다.

‘컬처 브랜딩’은 누가 하는가?
개인적으로 컬처브랜딩이 성공하려면 세가지가 조화를 이루어야합니다.
첫째 ‘전사적인 브랜딩마인드’입니다. 품질이 평준화된 시대에 브랜드를 차별화 하는 일은 사실 어느 한 부서만이 일이 되면 안됩니다. 전사적으로 브랜딩을 체질화 해야 합니다. 제품을 파는 회사가 아니라 브랜드를 만드는 회사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변화해야 함을 의미합니다. 경비아저씨부터 대표이사에 이르기까지 전 구성원이 브랜드에 대한 하나된 컨셉과 브랜드가 지향하는 바를 공유해도 경쟁환경에서 살아남기란 쉽지 않습니다.

두번째는 담당자의 전문성과 열정입니다. 진정 그 브랜드를 사랑하는 전문 역량을 갖춘 마케터나 브랜더가 필수입니다. 마지막으로는 대표이사의 의지입니다. 컬처는 하루아침에 생성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지속적 투자와 직원에 대한 신뢰 일관성이 대단히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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