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문이 불여일견? 백문이 불여일행이 정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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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Brand:Message < Experience

2011-01-24 오전 10:51:46



| 황성욱 |  서울디지털대학교 교수, <마케팅 트래블러> 저자

패션과 문화의 도시 뉴욕. 그곳에서도 맨해튼 5번가는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 매장과 헨리 벤델(Henri Bendel)과 같은 고급 패션 전문매장이 즐비한 패션 브랜드들의 치열한 각축장이다. 그런 이곳에서도 독특한 체험을 통해 소비자를 유혹하는 눈에 띄는 브랜드가 있다. 아베크롬비앤피치(Aber-crombie & Fitch)가 그 주인공이다.

아베크롬비앤피치 매장의 독특한 특징 중 하나는 바로 특유의 향수 냄새다. 이 매장은 매혹적인 향을 외부로 발산하며 소비자를 유혹하고 있다. 뉴요커들 사이에서 “한 블록 밖에서도 아베크롬비앤피치 매장이 가까이 있음을 알 수 있다”는 농담을 할 정도로, 그들은 먼저 후각을 통해 브랜드를 알리고 있다. 이 곳 매장의 경우 추운 겨울에도 매장입구가 열려 있는데, 이는 브랜드를 상징하는 특유의 향을 밖으로 뿜어내기 위함이다. 그럴 정도로 향기를 중요한 브랜드의 매체로 활용하고 있다.

매장 입구에 다가서면 또 다른 시각적인 경험이 우리를 맞이한다. 대부분의 패션 브랜드의 매장이 현란한 디스플레이로 소비자를 유혹하는 반면, 아베크롬비앤피치의 매장은 매장 내의 제품들을 외부에서 전혀 볼 수 없도록 블라인드를 쳐놓음으로써 소비자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독특한 시각적인 체험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이 브랜드의 독특한 체험의 진수는 바로 매장의 입구이다. 뉴욕에서 가장 멋진 남녀를 보려면 아베크롬비앤피치 매장에 가보라는 말을 할 정도로 매장의 점원들은 한결같이 모델 같은 외모를 하고 있으며, 매장 전체에 클럽과 같은 조명을 설치하고 흥겨운 음악을 틀어놓아 절로 리듬을 타도록 유도한다. 그들은 매장 전체에 울려 퍼지는 흥겨운 음악에 맞추어 쌍을 맞추어 춤을 추면서 소비자들을 유혹한다. 그리고 남성 소비자들이 매장에 들어올 경우에는 여직원이 입구에서 기념 촬영을 함께 해주고, 여성 소비자의 경우에는 멋진 근육과 매력적인 얼굴의 남자 직원이 상의를 탈의한 채 기념 촬영을 함께 해준다.
이러한 체험을 통해 아베크롬비앤피치는 자신들의 브랜드의 매력을 메시지가 아닌 오감으로 전달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매력에 빠진 소비자들은 최근에 이슈가 된 매장에서 풍기는 향수에 호르몬 이상을 야기시키는 성분이 들어있다는 의혹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아베크롬비앤피치의 매력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여기 운전의 재미가 뛰어난 자동차가 있다. 하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매출이 신통치 않다. 자 여러분이라면 어떻게 하겠는가?

대부분은 ‘이 자동차는 운전의 짜릿한 재미가 있습니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광고 캠페인을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여기 조금은 다른 접근으로 성공한 사례가 있다.

폭스바겐(Volkswagen)은 자신들의 간판 브랜드 중 하나인 ‘골프(Golf)’를 영국에 출시하며, 경제성은 물론이고, 짜릿한 운전의 재미까지 갖춘 자동차라는 점을 대대적으로 알렸다.

그런데 예상보다 저조한 매출에 당황하게 되었다. 그들이 발견한 점은 소비자들이 ‘골프’ 시승에 그다지 적극적이지 않다는 점이었다. ‘골프’와 같이 운전의 재미가 있는 자동차의 경우, 무엇보다도 직접 시승을 하며 이러한 짜릿함을 체험토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시승에 응하는 정도가 작기 때문에 당연히 이러한 브랜드의 장점을 소비자가 수긍하기 어려웠고 그렇기에 매출로 이어지기는 더더욱 어려운 상황이었다.

보통 이러한 경우, 많은 담당자들은 대대적인 광고를 대안으로 떠올린다. 멋지게 달리는 자동차의 모습이 담긴 TV 광고, 혹은 매력적인 여성을 옆에 태우고 질주하는 이미지 컷의 잡지 광고를 통해 브랜드의 특성을 보다 적극적으로 전달하려 할 것이다. 하지만 폭스바겐 영국 법인은 광고가 아닌, 브랜드의 특성을 소비자가 직접 체험하게 하는 독특한 시도를 하였다.

영국의 소비자들이 ‘골프’의 시승을 꺼리는 것은 다름아닌 교통정체 때문이다. 서울만큼이나 영국, 특히 런던은 교통 정체로 악명이 높은 곳이다. 더군다나 대부분의 자동차 매장이 밀집된 시내 중심지의 경우, 정체는 더욱 심하기 마련이다.

이러한 정체 속에서 ‘잘 달리는’ 자동차를 몰아보고 싶을 리가 없다. 그렇기에 ‘골프’의 시승율이 유난히 낮았던 것이다. 이 점에 착안하여 이들은 소비자들이 마음껏 속도를 내며 ‘골프’를 몰아봄으로써 브랜드의 장점을 체험하게 하는 ‘골프 야간 시승(Night Driving by Golf)’이라는 독특한 시도를 하였다.

아무리 교통정체가 심한 곳이라도 심야 혹은 새벽에는 도로가 한산하기 마련이다. 짜릿한 운전의 재미를 느끼기에는 이처럼 한산한 도로가 적합하지 않을까? 폭스바겐 영국 법인은 시승 예약을 한 소비자가 업무를 끝낸 저녁 시간에 ‘골프’의 키를 가져가 밤사이 마음껏 운전의 재미를 느끼고, 아침에 출근을 하는 길에 시승차의 키를 가져다 놓도록 하는, 시승에 대한 기존의 상식을 깨는 독특한 시도를 하였다. 소비자의 체험에 초점을 맞췄기에 가능한 아이디어였다. 그리고 이러한 파격적인 시도의 결과, 영국 법인에서 가장 시승률이 낮던 ‘골프’의 시승률은 빠르게 증가했다.

그리고 BPI(Brand Power Index)등에서 나타나는 ‘골프’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 또한 빠르게 증가하며 매출도 상승하기 시작했다. 광고를 통한 메시지 전달이 아닌 브랜드 체험(Brand Experience)에 집중한 소중한 성과였다.

지금까지 우리는 브랜드를 이야기하며 지나치게 메시지(Message)에만 얽매이는 모습을 보여왔다. 브랜드 슬로건(Brand Slogan)과 브랜드 아이덴티티(Brand Identity)를 활용한 언어적이고 시각적인 접근만을 통해 브랜드의 매력을 전달하려 했던 것이다. 하지만 멋진 자동차 광고를 백 번 보는 것 보다는 그 자동차를 직접 몰아보며 운전의 짜릿한 재미를 체험하는 것이 그 브랜드의 매력을 이해하는데, 아니 온몸으로 느끼는데 더욱 효과적이지 않을까? 그런 만큼 우리는 이제 브랜드를 소비자 체험에 근거하여 접근해야 한다.

옛말에 ‘백문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이라고 했다. 하지만 오늘날의 브랜드에 있어서 이는 충분하지 않다. 멋진 비주얼, 감동적인 문구가 아닌, 브랜드의 매력을 소비자가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체험을 창조해야만 한다 그런 만큼 브랜드에 있어서 만큼은 ‘백문불여일행(百聞不如一行)’이라고 하는 것이 어떨까?

메시지보다 강력한 체험을 통해 여러분의 브랜드가 분명 소비자들의 마음을 강하게 사로잡을 것이라 확신한다. 백문불여일행(百聞不如一行)! 꼭 기억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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