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트리뷰터, 디자이너에게 말걸다
이 땅의 패션판에서, 바이어는 대게 비정한 역을 맡는다. 신입사원을 가려내는 면접관과 다름 아니다. 상품의 노출과정에서 컨슈머보다 앞쪽에 포진돼 있다. 그들 입장에서 인디 디자이너들의 패션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 같은 존재일까? 적어도 어떤 예측하기 쉬운 평균값을 요구하기에는 무리가 따를 것이다. 연예는 외모중심으로 섭렵하더라도, 막상 도장 찍을 대상을 선택할 때는 온갖 상상을 다 동원하다가 현실중심의 깐깐한 결론을 내리는 것이 보통이다. 이런 측면에서 인디 디자이너 패션을 취급하는 디스트리뷰터는 과연 일반적인 사람일까?
LOTTE|CMD|이종찬
당신은 무엇을 하는 사람인가요?
롯데백화점에서 CMD(선임상품기획자)로 「시슬리」 「오즈세컨」 「질바이질스튜어트」 등 영캐릭터 브랜드들을 담당하고 있으며, 10.S/S에 편집샵 「브릿지11」을 도입하여 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인디 디자이너 혹은 인디 브랜드”하면 당신에게 떠오르는 것은 무엇인가요?
‘다양성’과 ‘도전정신’이라는 단어가 가장 많이 떠올라요. 아무래도 매출에 대한 부담이 많을 수 밖에 없는 기존 패션 브랜드들은 매출을 많이 일으킬 수 있는 상품 중심으로 운영할 수 밖에 없고, 다른 브랜드에서 인기 있는 상품들에 대해 의식할 수 밖에 없겠죠 최근 피코트, 케이프코트가 마네킹 여기저기에 걸려있는 것을 봐도 그래요. 여간 해서 상품과 매장에 자기 색깔을 내기가 쉽지 않은 것 같아요.
그에 비해서 인디 디자이너나 인디 브랜드는 외국의 최신 경향을 반영하거나, 화려한 칼라감과 독특한 패턴, 재미있는 상품들을 통해 패션의 ‘다양성’과 ‘도전정신’을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이 만들어 내는 옷은 어떤 특징이 있다고 생각하나요? 좋은 점과 나쁜 점, 상관없이 말씀해 주세요.
타겟 고객, 감성, 옷의 퀄리티가 제각기 다른 인디 브랜드를 하나로 묶어서 논할 수 있을 지는 모르겠지만 요즘 다시 재조명 받고 있는 편집샵에 전개하기는 참 좋은 상품이라 생각되요. 전문 패션 기업들처럼 대량 생산을 하지 않기 때문에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는 점은 매우 좋아요. 그래서 예쁘거나 재미있는 상품들이 많은 것 같아요. 소수의 양을 생산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 겠죠.
하지만 전반적으로 품질에 비해 가격이 좀 비싸다고 생각도 들어요. 대량생산, 소진율을 고려하게 되면 재미있는 상품을 만들기는 어렵겠죠.
재미있는 편집샵이요? 그런 사례를 좀 들어줄 수 있나요?
요즘 패션 기업들 중에서 자사 상품을 주력으로 내걸고, 해외상품이나 인디브랜드들 상품을 편집해서 보여주려는 브랜드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보끄레에서 진행하고 있는 「코인코즈」도 그렇고 아이올리에서 준비하고 있는 「LAP」도 마찬가지라 예상됩니다. 그 디자이너의 숍을 열라고 하면 부담스럽겠지만 그들이 만든 상품중에 틀림없이 경쟁력 있는 상품은 있거든요. 음악쪽에서 많은 인디 밴드들 중에 한 둘이 메이저로 올라오듯 그 상품들 중 대중적 공감대가 형성된 일부 브랜드가 메이저로 올라올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계속 커가는 브랜드가 될까요? 아마 그건 한계가 있을 겁니다. 사람들의 취향은 금세 바뀔 테니까요. 때문에 장기적으로 유통업체와 인디 브랜드들의 협업을 통한 새로운 방향 모색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의 옷을 좋아하는 소비자는 어떤 사람들이라고 생각하나요?
인디브랜드의 옷을 좋아하는 사람이 딱히 정해져 있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정말 다른 스타일의 상품을 찾는 사람들도 있을 테고, 저렴하거나 혹은 고가이거나 혹은 화려한 색이 눈에 들었거나 그 물건을 사는 TPO가 형성될 때 사는 거겠죠. 그건 백화점이든 인디 브랜드이든 크게 다르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일부러 인디 브랜드를 찾는 사람들이라면 백화점의 다소 천편일률적인 스타일에 지루함을 느끼는 고객일 것 같습니다. 불과 얼마 전에도 「에이랜드」에 시장조사를 갔을 때 옆에서 “백화점 옷은 안 예뻐.”라는 얘기를 들었는데 CMD로서 조금 부끄러운 생각이 들더군요
당신이 하고 있는 일에 이들을 연결 지을 수 있다면, 어떤 것들이 있다고 생각하나요?
말씀 드렸던 것처럼 결국 그들의 경쟁력은 그들이 만들어가야 할 것입니다. 제 생각에 저와 일을 하게 된다면 크게 두 번의 갈등을 겪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먼저는 백화점 유통을 그들이 선택하느냐에 대한 문제입니다. 아무래도 인디 브랜드를 운영하는 디자이너나 생산하시는 분들이 추구하는 바를 백화점이 다 이해하지는 못할 것이고, 매출과 마진 등 숫자로 대화하는 백화점의 특성상 그들은 단순히 차별화 요소일 뿐일 가능성이 큰 것이겠죠. 아마 그들의 고객들과 가격정책, 생산 물량, 배수 등 기존에 취하던 정책을 상당히 수정할 필요가 있을 겁니다.
만약 고객들이 선호한다면 볼륨화에 대한 또 다른 문제에 당면하게 될 것입니다. 생산량을 크게 가져가게 되면 관리해야 할 포인트도 많아지게 되죠. 생산, 불량, 자금, 인원관리 등 기존에 생각지도 않았던 문제들이 더 많아지게 될 겁니다. 백화점 내 단독매장을 만들기 위해 그들과 또 고민을 해야 하고, 비효율 매장에 입점하게 되는 경우도 생기겠죠. 이미 그때는 인디 브랜드가 아니겠지만 말입니다.
인디 브랜드들이 백화점 유통에서 성장이 가능 할까요? 혹 문제점은 없을까요?
볼륨화가 되어 큰 브랜드로 성장하거나 아니면 도태될 수 밖에 없습니다. 패션기업이나 백화점이 오히려 그들을 어설프게 도와주려고 하는 것이 맨발로 살아가는 부족들에게 운동화를 신겨주는 행동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디자이너들은 인식해야 할 것입니다. 특히나 패션기업의 편집샵 형태로 그들이 들어간다면 아마도 그것은 이미지 상품이나 미끼 상품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어찌되었건 전문 패션 기업의 경우 PB 상품의 판매율을 높여야 더 수익이 날 것이기 때문입니다.
백화점 바이어로서 자신의 색깔을 분명히 내면서도 고객이 환호하는 새로운 브랜드의 탄생이 절실합니다. 그러나 이를 위해 정말 많은 준비가 필요해 보입니다. 정말 많은 인디브랜드들이 있지만 뚜렷한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를 향해 한걸음 한걸음 전진해나가는 건강한 성장을 기원합니다. 고맙습니다.
DOODA Dooche|Marketer|전창수
당신은 무엇을 하는 사람인가요?
패션전문점 두타 마케터이다.
“인디 디자이너 혹은 인디 브랜드”하면 당신에게 떠오르는 것은 무엇인가요?
개성 있는 제품, 낮은 브랜드 인지도, 지나치게 실험적인 제품, 카피스러운 제품 등이다.
그들이 만들어 내는 옷은 어떤 특징이 있다고 생각하나요? 좋은 점과 나쁜 점, 상관없이 말씀해 주세요.
기성 제품과 다른 개성 넘치는 제품, 나에겐 맞거나 그렇지 않거나 두 가지. 제품 퀄리티 및 a/s 등에 대한 신뢰 부족.
그들의 옷을 좋아하는 소비자는 어떤 사람들이라고 생각하나요?
기성 제품에 만족하지 못하는 자기만의 스타일과 독특함을 추구하는 사람들.
두타에서 개최해온 ‘두타 벤처 디자이너 컨퍼런스’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 주세요.
창조적이고 감각적인 패션 신인 디자이너를 발굴, 육성하여 패션 산업 발전에 밑거름이 되고자 지난 1999년부터 두타 벤처 디자이너 컨퍼런스를 개최하고 있다. 참가 조건은 제시된 주제에 준하며, 여성복, 남성복 등 복종 제한이 없다. 단, 국내외에서 이미 발표된 작품을 모방, 표절한 작품 또는 타 대회 출품 및 학교 및 학원 졸업작품, 본인이 제작하지 않은 작품 등은 탈락 처리된다.
참가 자격은 국적, 연령, 경력, 소속에 대한 제한이 없다. 1차 스타일화 심사, 2차 패턴 실기시험, 3차 실물 및 면접시험을 통해 50명의 본선 무대 진출자를 선별한다. 이후 디자인 창의성, 상품 실용성, 주제 표현성 및 토털 코디네이션으로 세분화하여 심사를 한다. 대상 수상자에게는 상금 500만원 및 1년간 두타 매장 무상 입점 혜택이 주어진다.
올해로 12회째를 맞고 있다고 알고있는데, 대상 수상자는 어떤 사람이었나요?
최근 전세계적인 트렌드인 ECO(에코)라는 대회 주제에 맞춰 독창적인 소재와 창의적이며, 실용적인 의상을 선보인 동덕여대 의상디자인학과를 졸업한 김아름씨(24,여)가 차지했다. 김아름씨는 ECO라는 주제에 맞춰 서로 다른 성질의 천연섬유를 조합시킨 새로운 소재를 적용하였으며, 코트형태에서 베스트로 변형이 가능해 실용성까지 염두해 두어 제작했다. 그녀는 “두타가 제공하는 매장에서 디자인과 패션 비즈니스의 실무 감각을 익혀 나만의 혁신적인 디자인을 선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두타의 신진디자이너 특화 매장인 ‘두체’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패션에 도전하는 젊고 유망한 벤처 디자이너들의 산실. 두타는 그들의 패션에 대한 끊임없는 열정과 실험정신을 표출하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두타 벤처 디자이너 컨퍼런스’에서 수상한 신진 디자이너들이 그들만의 패션세계를 만들어 가고 있다. 두체는 동대문 내의 성행하는 기존 브랜드 제품의 카피나 디자인 모방들을 거부한 채 디자인에 대한 고집과 톡톡 튀는 감각으로 패션의 발진기지로서의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며, 자기 제품의 브랜드화를 추구하는 공간이다.
당신이 하고 있는 일에 이들을 연결 지을 수 있다면, 어떤 것들이 있다고 생각하나요? 패션전문점을 지향하고 있는 두타는 디자인 파워와 차별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능력 있고 참신한 신진 디자이너와 인디 디자이너를 영입하고 있다. 향후 패션쇼핑몰의 경쟁력은 이러한 신진 디자이너와 인디 디자이너의 적극적인 영입과 협력 시스템을 통해 패션쇼핑몰은 차별화된 디자인 파워와 제품을 확보하고 디자이너들은 검증된 유통 시스템과 마케팅 시스템을 통해 자기 브랜드를 더욱 확장, 성장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FLOW|CEO|김정홍
「플로우」의 첫 오픈은 언제였나요?2007년 11월 오픈했습니다.
오픈당시의 컨셉과 현재의 컨셉 그리고 앞으로의 컨셉은 무엇입니까?「플로우」의 컨셉은 인디펜던트 디자이너 셀렉샵으로서 국내외의 잘 알려지지는 않았으나, 실력이 좋은 디자이너와 브랜드를 선별해서 인큐베이팅함으로 브랜드와 숍이 같이 성장해 나아가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습니다.
오픈당시와 현재의 크게 달라진 점은 무엇입니까?일단은 외형적인 샵의 규모가 커졌습니다. 오픈 당시에는 1층에 절반씩 플로우(신진 디자이너 셀렉숍)와 히로시(수입 캐주얼 셀렉숍)가 공존했습니다만, 1년에 2배씩 성장해 지금은 1층 FLOW, 2층 HIROSHI, 2010년 12월 10일 새로 오픈한 지하 1층의 3DOORS DOWN(면적 60평 규모의 숍으로 플로우에서 인큐베이팅이 끝난 후의 브랜드들을 조금 더 매출과 마케팅면에서 확장시키기 위해 태어난 샵입니다.)으로 확대 되었습니다.
두 번째는 규모가 커짐에 따라 디자이너와 브랜드 수가 증가했습니다. 현재 80브랜드 정도가 입점되어 있습니다.
세 번째는 디자이너와 브랜드들의 퀄리티가 많이 향상되었습니다.
현재 FLOW 내 입점되어있는 브랜드의 비중(수입/국내)는 어떠합니까?수입제품이 60%, 국내제품이 40% 정도 차지하고 있습니다.
편집샵으로 운영을 시작한 시기와 현재의 디자이너브랜드들의 모습은 어떻게 다릅니까?처음에는 신진 디자이너라는 타이틀조차 어색할 만큼 국내외 신진 디자이너를 진행하는 것에 굉장한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어느 정도는 붐이라 일컬어질 정도로 신생 브랜드들이 생겨나고 오히려 좋은 브랜드를 찾는 것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신진 디자이너들의 열정과 도전정신은 그때나 지금이나 같은 것 같고 또한 업무적으로는 미숙한 부분 또한 아쉽게 크게 변하지 않고 있습니다.
앞으로 국내 디자이너브랜드들의 전망은 어떻게 보십니까?지금 한국 디자이너들의 전망은 매우 밝다고 할 수 있습니다. 국내외에서 모두 한국 디자이너에 대한 평가가 좋게 이루어 지고 있습니다.
국내 디자이너브랜드 시장의 발전에 따른 「플로우」의 변화는 어떤 방향으로 진행될 예정입니까?
신진 디자이너들을 발탁해서 인큐베이팅하는 것을 멈추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플로우」는 국내 디자이너들의 좋은 제품들이 국내외에 알려지도록 노력 할 것입니다.
매장 운영에 있어 가장 힘든 요인들은 어떤 것이 있습니까?
디자이너 분들은 대체로 감성적인 부분이 강하고, 숫자나 경영에 약해서, 그 부분을 설득하거나 중재하는 것이 정말 어렵습니다.
소비자들의 구매행태는 어떤식으로 변화하고 있습니까?
그 전에는 신진 디자이너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이 전혀 없었으나, 지금은 자신들이 좋아하는 디자이너가 있고, 그 디자이너의 쇼와 제품을 찾아 다니며 보고 구입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져 「플로우」는 직원들의 교육을 더욱 강화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소비자들이 디자이너 제품을 구입할 때 가격에 대한 저항이 처음보다 많이 줄어들어서 제품에 대한 가치를 인정하고 소비하는 쪽으로 발전 되고 있습니다.
FLOW의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입니까?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들이 커 나갈수 있도록 발판이 되었으면 합니다. 더불어 스타 브랜드로서 거듭날수 있도록 같이 노력해 나아갈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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