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그들을 '인디디자이너'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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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1-13 오전 11:45:38

우리는 그들을 ‘인디 디자이너?라고 부른다
“인디 디자이너 혹은 인디 브랜드가 도대체 무엇인가?”
이것을 알기 쉽게 정의(定義)하고 정체성(正體性)을 규명 하라면… 사실 매우 하기 싫은 작업이다. 적어도 개인적으로는 그렇다.

이것들은 뜻을 명백히 밝혀 규정하기 보다는 감성(感性)적 체험이 진짜를 이해할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자세잡고 쓰는 이 매거진의 첫 글이니까 지루하더라도 딱 한번만 짚고 넘어가보자.



먼저 네이버 검색창에 ‘인디’하고 처넣으면, 시사문화 용어로 “인디(indie)란 인디펜던트(Independent)의 약자로 ‘독립’이란 의미를 가지고 있다. 흔히 인디영화(Independent Film)라고 하면 영화제작사의 자본이나 지원을 받지 않고, 감독 자신이 독자적으로 예산을 마련하여 제작하는 독립영화를 말한다.

제작자로부터 일체의 간섭을 받지 않기 때문에 감독은 자신의 스타일이나 작품세계를 마음껏 펼칠 수 있고, 이것이 인디 영화가 가지는 가장 큰 의의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나온다. 또 경제 용어로 살펴보면 “인디는 independence의 준말이다. 음악에서 많이 사용되는 말로 상업화에 동조하지 않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음악을 하는 부류를 말한다.”하고 뜬다. 이 두 가지만 갖고도 ‘인디’에 대한 기본적인 감은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인디비주얼 패션(individual fashion)을 더하면 개념이 좀 더 잡힌다. 이것 역시 같은 방법으로 검색해 보면, “한 사람 한 사람의 특유하면서도 독특한 패션을 말한다. ①기업 사이드에서의 강압적 패션을 거부하는 태도. ②또는 유행을 거부한 완전히 한 사람 한 사람의 미의식에 바탕을 둔 옷차림을 말한다.”로 나온다.

정리해 보면, ‘인디 디자이너(indie designer)는 자신(개인)이 독자적인 예산으로 특유하면서도 독특한 패션을 만들어 내는 사람이다.

또 ‘인디 브랜드(indie brand)는 그런 사람들이 자신의 패션에 컨셉을 세워 지속적 이미지를 상품화 시킨 것.  짧고 쉽지 않은가?

그런데 좀 헷갈리는 대목은 여전히 남아 있다. 질문으로 대신해 보면 이렇다.
‘인디비주얼 패션’과 ‘매스 패션’의 경계는 어느 지점이며 또 그 판단의 근거는 무엇인가? 개인 디자이너가 매우 인디비주얼한 패션과 매스한 패션을 동시에 전개하고 있다면 그는 인디 디자이너로 불릴 수 있을까? 혹은 확연히 들어나게 양 진영의 간격을 두루 오간다면?

또 ‘인디 브랜드’의 경우 “자본의 독자성의 규모를 어디까지 볼 것인가?”하는 부분도 모호하다.
결국 매우 인디비주얼한 판단에 근거 할 수밖에 없고, 좀 가닥을 잡는다면 이런 인디비주얼한 판단이 모이고 모여서 그들의 모습을 형상화 할 수 있는 정도가 아닐까 싶다. 정체성이 모호하고 정의가 미흡한가?

이 정도로 하고 넘어가는 것이 오히려 ‘인디’를 둘러싼 개념을 적절히 소화하는 방법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패션의 본질은 늘 흘러가고 적당히 모호한 것 아닌가?

그들이 살아온 세상
“그럼 ‘인디 디자이너’나 ‘인디 브랜드’라는 것들엔 어떤 것이 있나요?”. “쫙~ 한번 정리해 줘봐요.” 요즘 들어 백화점이나 내셔날 브랜드 등 주로 큰 길에서 놀고 있는 패션인들에게 가장 많이 듣는 질문과 요구다.

이것도 매우 하기 싫은 일이다. 더구나 정리해서라니. 한강변에 앉아, 지는 노을을 한 시간만 바라봐도 그 붉음이 수 천 가지 듯이, 그들 또한 그러한 것인데… 꼭 답을 해야만 한다면, 억지로 또 내 맘대로 분류하면 다음과 같다



‘인디 디자이너?는 아마추어가 아니다
인디 디자이너들의 입장에서 인디비주얼 패션은 ‘창작’과 현실적으로 가능한 ‘유통’을 하기 위해서 택한 표현물이다. 취미가 아니라 생계로써 디자인을 하는 ‘전업 디자이너’를 지향한다. 물론 한국의 패션유통업의 어려운 현실을 감안할 때, 많은 디자이너들이 그 길을 ‘포기’한다. 이는 인디씬의 패션으로는 먹고 살 수 있는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것을 말한다.

알다시피 대개의 사람들이 인디씬에 갖는 생각은 ‘저항(반항?), 실험, 아마추어리즘’ 정신이고, 메이저의 주변부이고, 또는 정당한 대가를 받고 일하는 것과 상관없이 자기 하고 싶은 일을 해야 직성이 풀린다는 사람들의 거점이다. 

패션에서 인디씬의 존재 이유는 현재 한국에서 유일하게 ‘다양한 창작’이 가능한 장소이기 때문이다.
창작에 대한 ‘절박함’을 가진 디자이너들이기에 좋은 패션이 터져 나올 가능성이 큰 것이다. 그래서 인디씬의 창작물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스킬의 뛰어남’ 여부로 판단하기보다는 ‘진정성’ 여부로 판단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예술에서는 뛰어난 ‘기능’을 가진 장인보다 높게 평가 받아야 할 사람이 뛰어난 ‘감각’을 가진 장인이고, 그보다도 더 높은 평가를 받아야 할 사람이 훌륭한 ‘정신’이라든지 독창성을 가진 창작자가 아닌가?
실예로 대중 음악평론의에서도 뛰어난 편곡, 세션, 보컬보다도 오히려 그 뮤지션이 품는 에너지나 멜로디 감각, 가사를 주의 깊게 보는 것 아닌가? 그리고 패션산업적인 관점으로 볼 때도 지명도는 떨어지지만 ‘다수의 다양한’ 디자이너들이 활동하는 공간이라는 점 때문에도 패션 인디씬은 중요하다.

패션산업이 성장하려면 시장에 다양한 장르와 다양한 스타일을 가진  디자이너들이 기본적으로 존재해야 하는데, 현재 이런 유형의 디자이너들이 가장 다양하게 포진한 공간이 바로 이 곳이다.



조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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