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는 사람 배려하는 디자이너로 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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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원이 바라본 패션 디자이너의 세계-미우치아 프라다

2011-01-07 오후 7:27:34



새로움에 접근하는 방법
“프루스트는 엘리트들은 본능적으로 ‘새로운 것’을 찾는다고 했다. 새로운 것은 처음에는 누구도 좋아하지 않지만 점점 그 가치를 인정받고, 나중에는 모든 사람이 이에 열광한다. 추하지만 어딘가 신선하고 앞으로 사랑받게 될 것을 찾는 것이 바로 아방가르드다. 미우치아는 자신의 디자인 콘셉트가 고루해질 때마다 기꺼이 반항심을 발휘해 그것을 깨고 나오려고 할 것이다.” ‘프라다 이야기’ 106p

패션에서의 유행 현상이 그렇다. 패션 디자이너들의 전쟁터인 컬렉션은 한 눈에 봐서 아름답고 매혹적인 것도 있지만 사실 저게 뭔가 하고 갸우뚱하게 만드는 것들이 더 많다. 직관적으로 좋은 것들은 바로 유행이 되는 것이고, ‘저게 좋은 건지 이상한 건지 잘 모르겠어 하지만 왠지 끌려’ 하는 새로운 것들은 대중에게 받아들여지는데 시간이 좀 걸리기도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상하지만 왠지 끌려’인데 수많은 패션쇼 중에서 그 매력이 잘 드러나는 디자이너가 있어 소개한다. 프라다 그룹을 이끌고 있는 미우치아 프라다이다.   

미우치아 프라다 마크 제이콥스
앞의 발췌문은 프라다의 디자인적 성격을 잘 요약해서 보여준다. 그런데 이번 시즌에 새로움을 찾아낸 방식이 비슷하면서 각자의 개성이 잘 드러난 디자이너가 있어 비교해 보고자 한다. 많은 여성에게 사랑받고 있는 마크 제이콥스다.

우선 두 사진의 실루엣을 살펴보자. 상체에 꼭 맞게 허리를 조여 매고 풍성한 치마를 매치한 전형적인 X라인 실루엣 원피스이다. 거기에 각 모델은 머리카락 한 올 흐트러짐 없이 정결하게 빗어 넘겼고 장갑을 끼고, 리본이 달린 구두를 신고 있다. 요조숙녀 분위기가 물씬 난다.

루이 비통의 모델이 가슴을 환히 드러내 보이며 풍만함을 강조하고 있는데, 프라다 모델은 직접적으로 드러내진 않았지만 가슴 라인을 따른 매력적인 절개와 다트를 넣은 상의 부분으로 은근하게 풍만한 가슴을 암시하고 있다. 

전 세계적인 마른 몸매에 대한 맹목적 추종에 질려 자연스러운 여성의 몸에 대한 갈증이었을까. 두 디자이너는 비쩍 마른 몸매만이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통통한 고전적인 몸매를 대중에게 각성시켜줄 의무를 느꼈나 보다. 사실 여성이라면 알겠지만 정말 축복받은 몸매가 아니라면 일반적으로는 팔, 다리가 늘씬하면 가슴의 볼륨이 없고, 볼륨이 있는 몸매라면 팔, 다리가 11자로 마를 수가 없다.

스키니 진의 열풍으로 늘씬한 다리가 강조 된 실루엣에서 벗어나 고전적인 아름다움을 새롭게 선보이기 위해 풍만한 가슴에 대해 각 디자이너가 재해석을 하는 방식이 다르다.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마크 제이콥스는 직접적으로 드러내었고, 미우치아 프라다는 가리면서도 드러내는 우아한 방식을 찾아냈다.  

그런데 그것은 두 디자이너의 여성의 몸에 대한 접근 방식이 달랐기 때문에 생긴 차이이다. 루이 비통의 모델은 모델 본연의 풍만한 가슴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드러내는 방식을 선택한 것이고, 그 위에 덧입은 재킷의 끝단을 절묘하게 잘라주어 장식 없이도 충분히 그 자체만으로 시선을 끄는 디자인을 완성하였다.

부뚜막에 먼저 올라갈 얌전한 고양이 같다. 프라다의 모델은 실제적인 가슴이 있어서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마른 몸매에 가슴을 있어 보이게 하기 위해 풍성한 프릴 장식을 넣은 것이다. 거기에 가슴 위 부분은 막아서 가슴골은 드러내지 않고 상의의 배 부분을 없애버림으로써 날씬한 배는 보여주고 없는 가슴은 살려주어 모델 본연의 몸매를 더욱 아름다워 보이도록 부각시켜 주는 디자인이다. 여성 디자이너로서 여성의 몸매와 마음을 잘 헤아려 준 디자인이다.    

실제로 두 디자인 다 현실적으로 소화하기에는 약간의 무리가 따를 수 있다. 여기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자신의 몸매가 더 아름답게 부각될 수 있는 옷을 선택하라는 것과 디자이너들은 옷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형태를 제시해 줌으로써 신선함을 맛보여 준 것에 대해 고맙게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옷의 형태 뿐 아니라 두 디자이너는 색을 통해서도 각기 다른 개성을 가진 숙녀 분위기를 보여주고 있다. 

루이비통 ③-1에서 나타나는 색상은 한눈에 파악하기 매우 어려운 색이다. 그냥 전체적으로 회색 기운이 많이 우러나는 것만 같다. 우선 치마만 해도 분홍빛 같기도 하고 보랏빛 같기도 한 회색이다. 상의는 붉은 기운이 도는 초콜릿색과 분홍색, 그리고 회색이 섞인 체크 무늬다.
분석해 보자면 빨강과 회색이 적절한 비율로 섞였을 때 나타날 수 있는 색이다. 대체로 원색에 명도가 높은 회색이 한 겹 씌워져 뽀얀 느낌이 많이 돌고 있다. 같은 회색이라도 밝은 회색이 섞였을 땐 이렇게 부드럽고 온화해 보인다.

루이비통 ③-2는 주색이 파랑인데도 밝은 회색을 많이 섞어 차갑기 보다는 부드러워 보인다. 프라다 ③-1은 노랑과 짙은 초록, 갈색을 사용하였다. 원색이 주황, 노랑, 초록이므로 인접색 관계인데도 화려한 인상을 만들어 냈다. 그것은 다양한 명도 변화로 나타난 현상이다.

루이비통 ③-2의 허리 벨트와 프라다 ③-1의 가슴 강조선 모두 공통적으로 검은색을 사용하여 강조했다. 다만 전체적인 의상과의 명도 관계 때문에 루이비통의 벨트는 더 튀어보이고, 프라다의 가슴 강조 선은 좀 묻혀 보이는 차이가 발생한다.

프라다 ③-2는 다양한 톤을 사용했는데도 깔끔하게 정돈된 인상이다. 크게는 세 가지 색상이 주를 이루고 있다. 하늘색, 검정색. 베이지색. 최근 스킨톤으로 많이 불리는 베이지 계열은 위 사진에서도 얼굴과 금발의 머리카락, 상의와 스타킹까지 조금씩은 다르지만 전체로 묶어서 봐도 좋을 정도로 하나의 그룹을 형성하고 있다. 여기에 검정색 치마가 두 번째로 큰 면적을 차지하고 있고 허리와 스타킹에 검정의 얇은 선으로 들어가 허리와 다리의 선이 강조되고 있다.

포인트는 하늘색으로 짜인 니트 칼라와 베이지보다 낮은 명도의 갈색 모피가 도톰하게 감싸고 있는 목과 어깨 부분이다. 두 색의 원색은 인접 보색 관계다. 파랑에서 출발한 하늘색과 귤색에서 출발한 갈색은 명도와 채도 조정으로 보색임에도 불구하고 심하게 튀진 않으면서도 눈에 띄는 조합을 만들어 낸다. 
이번 컬렉션에서 가슴과 더불어 이 목 부분이야말로 미우치아 프라다의 옷을 입는 여성 배려심이 물씬 풍기는 포인트 지점이다. 즉 추운 겨울에 니트와 모피로 목을 따듯하게 감싸주는 실용적인 역할을 하면서 얼굴과 목을 장식하는 칼라를 두 겹으로 처리하여 더욱 섬세하면서도 깊이감 있고 도도한 이미지를 새롭게 제시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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