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탈리아 패션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색깔. 이탈리아 특유의 화사하고 깜찍한(?) 색체 감각은 이탈리아 사람들의 패션 감각을 세계적으로 만드는 핵심 기술이다. 어느 나라에서도 발견하기 어려운 독특한 색의 향연들은 옷 위에서 꽃을 피우며 이탈리아의 과거와 현재를 잇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색깔
이탈리아 사람들의 옷차림이 다른 나라의 그것에 비해 우리의 눈을 풍성하게 만드는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남녀노소 누구에게서나 발견할 수 있는 화려한 색채감각을 가장 먼저 꼽을 수 있겠다.
이탈리아 사람들을 보면 일반적으로 감히 꿈꾸지 못할 색의 옷들을 너무나 아무렇지도 않게 입고 다닌다는 데에서 놀라게 된다. 심지어 아저씨들의 입고 다니는 옷들을 보더라도 한국의 웬만한 여성들의 과감함을 넘어서고 있다. 뿐만 아니다. 나이든 할머니들도 어설프게 젊음을 이미테이션하지 않는다. 강하고 당당한 색들을 흰색 머리카락 색들과 너무나 잘 어울리게 소화시키며 나이듦의 아름다움을 몸소 실천한다.
다른 나라에서는 보기 힘든 장면이다. 노란색 바지를 아무렇지도 않게 입고 다니는 할아버지에 이르면 흰색 머리카락을 가지기 위해 빨리 늙고 싶은 마음마저 일어날 정도다. 노란색 바지는 어디를 봐도 유치원 보다는 이탈리아의 낭만과 멋을 느끼게 해준다. 젊어 보인다기 보다는 나이에 맞는 멋과 아름다움이 자연스럽게, 그러면서도 강렬하게 우리의 눈을 꽉 채우고 들어온다.
길거리에서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는 이런 옷차림들은 자연스럽게 이탈리아의 정통 패션 디자인들과 연결된다. 이탈리아 패션 디자인에서만 볼 수 있는 노란색, 붉은색의 옷들을 보면 담박에 이탈리아 거리 패션과의 연관성을 확인할 수 있다.
유독 이탈리아 패션 디자인에서는 개나리 색에 가까운 노란색이나 원색의 붉은색, 그 외에 파스텔 조의 고채도 색들을 많이 볼 수 있다. 바로 이런 색 이미지 때문에 우리는 이탈리아 패션의 개성을 감지하고 즐기기도 한다.
이런 색감은 단지 이탈리아의 패션 디자인에만 국한 된 것은 아니고, 이탈리아 문화가 전통적으로 가지고 있어왔던 문화적 특징의 하나라는 것을 여러 그림들이나 다른 분야의 디자인들을 통해 확인 할 수 있다.
伊 패션의 뒤를 받치는 고전주의적 전통
알다시피 이탈리아 문화하면 미켈란젤로나 다빈치로 대표되는 르네상스 문화가 떠오른다. 이 당시의 그림들을 살펴보면 요즘 이탈리아의 패션과 너무나 똑같은 면모에 놀라움을 금하지 못하게 된다.
미켈란 젤로가 그린 것으로 유명한 시스틴 성당의 벽화의 그림을 보면 요즘 현대 패션의 흐름과 너무나 흡사하다. 이 패션 디자인과 그림 사이의 간극이 500년이라는 것을 생각해보면, 얼마나 이탈리아의 현대 패션이 자기네들의 전통에 입각해 있는지를 알기란 어려운 일이 아니다.
르네상스의 여명이 밝아 오기 직전의 그림 즉, 미켈란젤로의 선배 뻘 되는 사람들의 그림들을 보더라도 별다른 차이가 없다. 지오토라는 화가가 그린 중세풍의 종교화의 파스텔조의 색깔과 베르사체 패션의 우아한 색상들을 비교해 보면 흡사 르네상스 초기의 지오토가 환생을 해서 디자인 한 것처럼 은은하면서도 인상적인 색의 표현이 흡사하다.
단지 색깔만 비슷하다는 것은 아니다. 밝고, 명도차가 별로나지 않은 색들로 신비로우면서도 화사한 느낌을 주는 것들을 곱씹어 보면 원리적으로 이렇게 같을 수가 있나 싶다. 누가 참고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탈리아 적이라는 느낌을 주기에는 모자람이 없다.
붉은 색과 파란색 계통의 색으로 그려진 시스틴 성당의 또 다른 그림을 보더라도 이게 500여 년 전의 그림인가 싶을 정도로 현대적이다. 아니. 화려한 색의 옷을 입고 있는 요즘 패션이 오히려 시스틴 성당의 천정화보다도 더 평범해 보인다. 그림에 묘사된 스타일은 요즘 남자들의 옷보다도 더 세련되고 파격적이다.
라파엘처럼 약간 고동색 조의 차분한 색상으로 안정적인 그림을 그렸던 화가의 그림을 비교해 보아도 현대 패션이 참고한 부분이 적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형태에 대한 부분보다도 이런 고동색 중심의 옷차림은 편안함을 주면서도 이탈리아 외에서는 절대 볼 수 없는 색감을 보여준다.
문제는 이런 색의 조화가 단순히 패션이나 회화에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여타 다른 디자인 분야에도 보편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이탈리아 현대 산업 디자인을 몸소 이끌었던 에또레 쏘싸의 책장 디자인을 보더라도 르네상스의 향기가 잔뜩 피어오르는 색상을 가지고 있다.
이런 색 조화는 바로 인근에 있는 패션 디자인의 색감과 별반 다르지 않아 보인다. 또 다른 산업 디자이너 알레산드로 멘디니의 건축 디자인을 보더라도 상황은 같다. 딱 보면 이탈리아가 생각나는 노란색으로 건물이 디자인 되었다. 앞서 살펴본 할아버지의 바지를 연상케 한다. 이런 색감은 이탈리아의 현대 패션이서는 흔하게 나타나는 현상이다.
종합해 보면 이탈리아에서는 일반인들의 옷차림에 오래된 전통의 독특한 양식과 고급 패션 디자인의 요소들까지 모두 스며들어있어 매우 완성도가 높은 상황이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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