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디자인계 중심지로 떠오른 네덜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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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성지순례 ⑥

2010-09-10 오후 5:03:18



어느새 네덜란드는 세계 디자인계의 중심부를 차지하고 있다. 패션 디자인은 물론, 그래픽, 제품, 건축 등 네덜란드산 디자인들은 지금 발군의 활약들을 하고 있다. 이런 움직임의 배후에는 네덜란드 사람들의 높은 안목과 네덜란드 전통의 안정된 지원이 있었음은 말 할 필요가 없다.

최고의 그래픽 감각 
‘네덜란드’ 하면 먼저 떠오르는 것은 그래픽 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패션도 뒤지니는 않지만 강렬하면서도 깔끔한 이미지의 네덜란드 그래픽 디자인은, 특유의 시각적 자극으로 한국의 그래픽 디자인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아무 것도 배경에 넣지 않고 강렬한 색상에 글자로만 깔끔하게 처리한 이미지들은 화려하고 복잡한 디자인에 비해 사람들의 눈을 사로잡는 힘이 무척 강하다.

복잡한 이미지로 가득찬 현대 도시에 이런 네덜란드 그래픽 디자인의 특징은 더 없이 적합한 스타일이라 할 수 있다. 그러면서도 실험성이 가득차고, 한편으로는 내추럴한 면모도 갖추고 있으니 세계적으로 각광을 받지 않는다면 이상하다.

여기에 네덜란드의 소박하고도 착실해 보이는 고전풍의 건물과 어울리게 되면 더욱더 시너지 효과를 낳게 된다. 이런 고전주의적 건축들이 있기 때문에 더욱더 네덜란드 그래픽 디자인의 현대성이 빛을 발하는지 모르겠다.

다소 어둡고 헐벗은 시멘트의 건조함에 시각적 온기를 가져다주는 것도 이 나라의 그래픽 디자인이 수행하는 한 역할인 것 같다. 고가도로 아래의 흉악한(?) 분위기를 포스터 몇 개로 세련된 갤러리처럼 만들어 놓는 것도 네덜란드 그래픽 디자인의 힘이다. 이것을 보면 그래픽 디자인이 정보만을 다룬다는 해석은 좀 부족한 설명이 아닌지 싶다.

흉물스러울 수도 있는 공사장을 흥미로운 전시장으로 만드는 것도 네덜란드 그래픽 디자인에 부가된 특별한 임무같다. 실험적이면서도 세련된 그래픽 이미지들이나 단순하게 처리된 폰트들의 강렬한 인상이 매우 현대적인 인상을 감돌게 한다. 고호를 희화화한 카툰 같은 그래픽 처리들도 지나가는 사람들의 발걸음을 돌려놓기에 충분하다.

수수한 옷차림들
이런 이미지들이 네덜란드 도시 전체를 가득 채우고 있으니, 국민들의 안목이 일반적은 수준을 훨씬 상회할 것이라는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아닌 게 아니라 길거리에서 만날 수 있는 일반인들의 옷차림들은 그런 믿음을 충분히 입증하고 있다.

네덜란드 사람들의 패션 경향은 다른 유럽의 경우와 같이 특정한 트렌드를 획일적으로 따르지 않고 각각의 개성들을 한껏 표현하는 방향을 취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네덜란드 적인 인상을 뚜렷하게 드러내는데, 색상이나 내추럴한 수수함은 네덜란드 그래픽 디자인과 그대로 닮아 있다.

화려한 난색을 선호했던 프랑스와는 다르게 푸른 색조를 선호하는 것이 눈에 띄는 데, 이런 특징은 네덜란드 특유의 수수함을 자아내는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색의 조화를 정확하게 구사하는 솜씨는 역시 프랑스나 영국 사람들 못지않게 프로페셔널하다. 이것은 우연한 감각의 소산이 아니라 교육의 결과인 것이다.

수수함의 원천
아무튼 네덜란드는 수수한 외모에 세련된 면모를 정착시키는 데에는 탁월한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네덜란드는 왜 그런 방향으로 가게 되었을까?
그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운하와 소박한 벽돌집들로 이루어진 아담한 크기의 도시를 둘러 볼 필요가 있다.

네덜란드는 운하의 도시다. 특히 암스테르담은 물반, 건물 반이라고 할 정도로 운하로 휩싸여 있다. 이런 도시 구조는 아담하면서도 아름다운 풍광을 도시민들의 삶의 곳곳에 가져다준다는 장점이 있다. 모퉁이를 돌면 마치 디즈니랜드에 와있는 듯 한 동화적 공간들이 나타나니 여기 사는 사람들은 전생에 큰 복을 지었음에 틀림없다.

암스테르담을 구성하고 있는 건물들도 뺄 수 없다. 주로 벽돌로 만들어진 건물들은 새 것 헌 것을 가리지 않고 도시를 들뜨게 하지 않고, 소박하고 차분하게 사람들을 감싸고 들어온다. 프랑스나 영국의 건물들과 비하면 장식의 수준이나 규모들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아담하고 차분하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건물의 창이나 테라스, 기타 장식 부분들이 현대 콘크리트 건축물들처럼 건조하지는 않다. 그리고 건물 앞에 바짝 붙어 흐르는 운하들은 아름답긴 하지만 도시의 공간적 여유를 많이 허락하지도 않고 있다.

공간보다는 물류이동을 선택했던 네덜란드의 사정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러다 보니 도시가 우리처럼 규모로 승부하지 않고 세계 어느 곳에서도 찾아 볼 수 없는 특유의 아담한 분위기를 엮어낼 수 있었던 것 같다. 이런 환경에 어울려야 하기 때문에 네덜란드의 그래픽 디자인은 심플한 구조를 선호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 같고, 사람들의 옷차림 역시 화려하게 튀지 않고 차분하게 절제하는 방향으로 정초되었던 것 같다.

좀더 구체적으로 네덜란드 사람들의 패션 감각은 어떠한 특징들을 가지고 있을까?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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