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영국 사례에서 살펴 본 매스밸류 시장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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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덜트 시장 ‘파이’ 키우는 해법은?

2010-09-03 오후 5:55:19



우리나라의 고령화는 세계 최장수 국가이자 초고령 국가인 이웃 일본보다도 빠른 속도로 진행 중이다.

일본이 고령화 사회(Aging Society, 만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7%를 차지하는 시점부터)에서 초고령 사회(Post-Aged Society, 만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20% 이상)로 진입하는데 36년이 걸린 반면, 우리는 일본보다 10년 정도 더 단축된 26년 만에 초고령 사회로 전환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1차 베이비 붐 세대(1955∼1963년 사이 출생자)들이 65세에 이르기 시작하는 2020년 이후부터는 이미 15% 이상으로 본격적인 고령 사회(Aged Society, 만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14%를 초월하는 시점)에 진입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어덜트 시장의 파이 키우기를 이야기하면서 고령화 사회에 대한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지금 한국의 어덜트 캐주얼 마켓 붐은 바로 이 고령 사회의 주역이 될 1차 베이비 붐 세대들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시장이기 때문이다.

1955년부터 1963년까지 9년에 걸쳐 태어난 한국판 베이비 붐 세대들은 2009년 기준 약 712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14.6%를 차지하고 있다. 일본판 베이비 붐 세대인 ‘단카이 세대(團塊世代, 일본 패전 후 1947년부터 1950년 사이 출생한 세대)’가 일본 총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에 불과한 것을 감안하면, 한국의 베이비 붐 세대가 갖는 의미가 어떠한지 유추할 수 있으리라 본다.

한국의 베이비 붐 세대는 1988년을 전후해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에 도달, 사회 문제화 되기 시작한 주택가격 폭등의 배경이기도 했다. 사회적으로도 이들이 중심이 되어서 6월 항쟁이란 시민 사회의 집단 행동을 주도하여 변혁을 이끌어낸 세대도 이들이었고, 이후 이십여 년간 한국 사회에서 가장 놀라운 역동적 변화의 주역들로 여겨지는 세대라 할 수 있다. 이렇게 가장 역동적인 세대가 패션산업에서 보여온 행태는 지극히 수동적이고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온 것이 한국의 베이비 붐 세대가 갖고 있는 특성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웃 일본이나 미국의 베이비 붐 세대가 패션을 비롯한 라이프 스타일 영역에서 가장 역동적인 반응을 보이고 소비문화를 주도한 것과 달리 한국의 베이비 붐 세대들은 사실 이제까지 제한된 소비, 혹은 소비를 억제해 온 계층이라는 특성이 분명 존재 한다. 이러한 이유로 한국의 어덜트 마켓이 이제까지 뚜렷하게 독자적 포지셔닝으로 성장해오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그러했던 층이 막 깨어나기 시작했다는 점을 시장에서 주목하고 있는 것이라 본다.

어덜트 마켓은 팔로우 마켓?
사실 한국의 패션 산업에서 어덜트 마켓이 처음 나타난 것은 아니다. 분명 한국에서 이 세대들은 패션의 영역에서 본다면 과거 프로덕트(Product) 중심의 시대, 조금 더 발전해서 브랜드 추종 시대에 머무르고 있었다.

과거의 어덜트 마켓은 관습적 소비 유형이나, 충동적 소비 유형이 주 행태라고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세력화 할 수 없었고 단기간의 주목받지 못하는 소비 세력으로 치부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지금 우리 업계에 벌어지고 있는 어덜트 마켓 붐의 전초 현상은 과거의 유형들과는 다른 각도에서 생겨나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과거 시니어 어덜트들이 갖지 못했던 상품과 커뮤니케이션을 정확히 판단할 수 있는 소비자가 증가하고 있다. 연령만 어덜트가 아닌 개성 추구와 소비지향에 있어서도 어덜트 캐릭터를 강조하려는 소비층으로서의 어덜트가 시대가 다가오고 있는 것이라 판단할 수 있다. 새로운 소비층의 확산에 무작정 좋아하고 안주만 할 수 없는 것도 우리의 현실이다.

올해는 한국 베이비 붐 세대 중 첫 번째로 1955년생들이 만 55세를 맞이하면서 첫번째 사회적 은퇴를 시작하는 해다. 2018년까지 계속될 한국 베이비 붐 세대의 은퇴라는 사회적 동인이 시작된 것이다. 우리보다 베이비 붐이 7~8년 앞서 형성되었던 일본이 ‘잃어버린 10년’ 이라는 헤이세이 데프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장 큰 원인도 바로 베이비 붐 세대인 단카이 세대의 은퇴에 효과적 대응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일본은 이 세대들이 은퇴하면서 생존을 위한 방편으로 무작정 소비를 줄이면서 내수시장의 위축과 이로 인한 기업의 투자 사이클의 붕괴를 불러 일으켰다. 일본뿐 아니라 현재의 금융위기를 일으킨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도 미국 베이비 붐 세대의 사회적 소멸이라는 시각도 있다.

일본과 미국에 이어, 이제 한국이 베이비 붐 세대의 본격적인 은퇴를 앞두고 있다. 이런 현실 속에서 한국의 패션 산업은 자칫 잘 못하다가는 어덜트 마켓의 확대 이전에 베이비 붐 세대 은퇴라는 장애물을 잘못 다루어 일본이나 미국처럼 심각한 나락으로 가라앉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국 베이비붐 세대 근현대사 이슈의 중심

일본의 어덜트 마켓은?
사실 일본에서도 어덜트 마켓의 주역은 80년대 중반 엔고를 등에 업은 단카이 세대들이 여성복 중심으로 시장 확장을 불러왔다. 현재 굴욕의 세월을 보내고 있는 스즈야(鈴屋), 산아이(三愛), 스즈탄(鈴丹), 타마야(玉屋), 그리고 지금 「유니크로」의 그늘에 들어가 모욕적 구조 조정을 당하고 있는 캐빈(CABIN)까지…

이 일본의 5대 여성 어덜트 기업들이 80년대 후반 엔고 효과를 마음껏 즐기던 세대들과 결합해서 브랜드별로 연간 50~100개를 넘을 정도로 대량 출점하고, 연매출도 1000억 엔을 경쟁하는 어덜트 전문점 시대를 구가했다. 그러나 일본의 어덜트 마켓의 이러한 추세는 계속되지 못했다. 버블 경제의 붕괴와 함께 91~92년부터 정점에서 바로 추락의 길로 한 순간에 내리 치달았다. 마치 한국에서 2000년대 중반 이지 캐주얼들이 그랬던 것처럼.

그 이유는 무엇일까? 일본의 여성 어덜트나 한국의 이지 캐주얼이나 궁극적으로 패션 소비의 볼륨 존 현상을 즐겼고 볼륨 존에서 형성된 양적 환상이 궁극적으로 시장의 구성원인 소비자들의 감성을 축소시키고 소비자의 감성 축소는 시장 축소로 이어지는 악순환 궤도에 올라탔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감성 산업의 첫 번째 접점인 브랜드가 오리지널리티나 아이덴티티를 구축하기 전에 양적 팽창에 매달리고 이러한 상황은 경쟁자들에게 스스로 진입 장벽이 낮은 저급한 시장임을 스스로 알리게 되고 오래가지 않아 가격 경쟁에 들어가면서 대량 생산 구조에 의존하게 된다. 결국 채널이 망가지고 재고가 증가하면서 경영압박에 이르는 불량 사이클을 일본의 여성 어덜트 마켓이나 한국의 이지 캐주얼 업계가 과거 경험했었다는 뼈아픈 사실이 존재하는 것이다.

이러한 사례는 비단 일본이나 한국의 과거만은 아니다. 유럽의 패션 시장에서도 유사한 일들이 과거 진행 됐었다. 2000년대 중반 들어 유럽의 중가 볼륨 존들이 급속도로 붕괴 되었다. 특히 우리와 비슷한 패션 산업 구조를 지닌 영국의 경우가 제일 심각했다. Marks&Spencer, Arcadia, NEXT, Debenhams, Bhs 로 규정되는 영국의 대표 볼륨 존 브랜드 5개가 2000년 대 들어 현저한 실적 저하를 나타냈다.

그 원인에 대해 영국의 패션업계에서는 대량 볼륨을 통해 가격은 저렴하지만 품질이 좋은 Value-driven 브랜드들과 볼륨은 적지만 마진이 높은 Smaller Fashion Multiples 의 양대 세력이 전통적인 중가 볼륨 존 시장을 아래 위에서 압박했기 때문이라고 표현 한다. 바로 Primark, Georges at Asda나 Hobbs, Oasis같은 신진 세력들 탓이라는 것이다.

물론 틀린 분석은 아니지만 기본적으로 앞서의 일본 어덜트 여성이나 한국의 이지캐주얼처럼 영국의 전통적 중가 볼륨 존들도 스스로 시장 기회를 무너트리는 계기를 제공했다는 엄연한 사실이다. 그들도 소비자의 변화를 맞추지 않고 눈앞의 실적에 급급해서 전문점으로서의 독자성이나 트렌드의 제안 등 소비자가 원했던 점이 바로 결여되면서 붕괴의 최대 원인이 되었다는게 맞는 결론일 것이다.

개성을 추구하는 시니어 강력한 소비주체로 등장

과거의 반성에서부터 새로운 시장을…
세상은 정말 많이 빠르게 변한다. 패션의 패러다임도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크고 빠르게 바뀐다. 어덜트 시장이 꿈틀거리는 것도 사실이고 패션 산업의 파이를 키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다가오는 것도 분명 사실이다. 대기업이건 중소전문기업이건, 유통 업체들까지 모두다 어덜트 어덜트 하는 분위기 속에서 기존 업체들은 수성을 생각하고, 과거에 사용했던 전략, 전술이 다시 떠오르고.

하지만 새로운 기회를 진정 획득하기 위해선 우리의 반성에서 출발해야 할 것이다. 선점이 우선이라는 생각에 갖은 편법을 동원해서 채널 구조를 부실하게 만드는 행위에 대한 반성도 해야 되고, 인재를 키우기 보다 키워놓은 인재 빼오기가 수월하다는 생각도 버려야 하고, 무작정 진입하면 길이 열린 것이란 운칠기삼식 접근 방법도 이제는 버려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반면에 해야 할 일도 많아서 진정 소비자의 생활 유형을 파악한 마케팅 믹스도 도입해야 할 것 같고.

정말 새로운 어덜트 마켓은 기대와 흥분 그리고 근심을 한껏 안겨주는 것 같다.<김묘환 CMG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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