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살 청년 '빈폴'의 도전…“우리는 국가대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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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6-04 오후 4:25:28


약관(弱冠)의 청년 「빈폴」이 세계 시장을 향한 무한 도전에 나선다. 지난 1989년 론칭, 올해로 만 스무살을 맞은 「빈폴」은 연간 매출 5000억원을 넘어서는 올해를 기점으로 글로벌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첫 번째 타깃은 중국이다. 그동안 국내 브랜드들이 쉽게 생각하고 접근했다가 고전한 사례를 교훈삼아 치밀한 단계별 로드맵을 수립하고 차근차근 추진하고 있다. 1단계는 교두보 마련이다.


2005년 상하이 빠바이빤(八百伴)백화점 입점을 시작으로 주요 대도시 백화점 입점을 추진해 2008년 일단락지었다. 유통 네트워크를 구축했고 전문 인력도 확충했다. 2009년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인 유통망 확대에 나서는 2단계 전략을 가동 중이다. 현재 50개 매장을 확보했다.


연말까지 100개점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내년에는 300개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매장 오픈이 일정 궤도에 오르는 2012년 이후에는 3단계로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 이후 중국 시장이 안정기에 접어들면 미주·유럽 등지로의 확산도 추진할 예정이다. 중국 시장에서 드라이브를 거는 동시에 국내에서는 ‘유스(Youth)’화를 중점 추진한다. 전략을 이원화 해 힘을 분산하지 않으면서 동반 상승을 노리는 것이다.


핵심은 ‘젊은 빈폴’ 이미지를 구축하는 것이다. 고정 고객이 나이 들면서 브랜드도 동반 노령화 하는 이른바 ‘브랜드 에이징(Brand Aging)’을 차단하겠다는 의도에서다. 국내 시장의 주도권 강화와 해외 시장의 점유율 확대라는 양동 작전에 나서는 모습에는 스무살 청년의 패기가 가득하다.


유플랫, 「빈폴」 그 이상의 가치
‘젊은 빈폴’을 위한 신호탄으로 지난해 타임스퀘어에 ‘유플랫’ 스토어를 오픈했다. 20대 초반 젊은 고객에게 신선한 이미지를 심기 위해서다. 매장 구성도 맨·진·액세서리로 압축했다. 새로운 느낌을 강조하기 위해 신진 작가와의 콜래보레이션 등 구석구석 공을 들였다.


기존의 「빈폴」과 전혀 다른 접근을 하기 위해 내친김에 디자인과 마케팅 인력 5명으로 전담 팀을 꾸렸다. 이 팀을 주축으로 뉴욕의 제일모직 디자인 스튜디오와 공조해 유플랫 전용 라인을 기획하는 등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빈폴 유플랫’은 일종의 ‘숍 브랜드’ 성격을 띠고 「빈폴」 유스화의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 타임스퀘어에서 기대 이상의 반응을 이끌어내면서 매장 확장에도 탄력이 붙었다. 현재 젊은층이 집결하는 대표적인 장소인 코엑스몰에 오픈을 준비하고 있다. 앞으로도 몰링이 가능한 대형 유통점을 중심으로 유플랫 매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마케팅도 강화한다.


「빈폴」 6개 라인 가운데 가장 젊은 이미지가 강한 「빈폴 진」이 전면에 나섰다. 지난 4월, 2NE1과 함께 만든 증강현실(AR) 마케팅은 광고계의 이슈가 됐다. 제일기획의 전문가 그룹이 참여한 이번 프로젝트는 ‘최고’를 선보이기 위해 프랑스 기업이 갖고 있는 원천기술을 수소문해 라이선스했다.


웹캠을 통해 화면에 나타난 2NE1의 모습이 유투브를 통해 퍼지면서 일반인들이 제작한 UCC까지 등장하기도 했다. 참신한 마케팅 덕택인지 지난 4~5월 「빈폴진」은 전년대비 50% 이상 매출이 늘었다.


또한 삼성전자 등 그룹 내 관계 회사의 기술력을 동원해 ‘빈폴닷컴’을 세계 최고 수준의 브랜드 웹사이트로 개편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다. 다양한 첨단 디지털 기술이 접목되고 소셜네트워크와 쇼핑 기능이 크게 개선된다.


뿐만 아니다. 올 8월 명동에 오픈하는 빈폴스토어에서는 고객 체험을 강화할 수 있는 다양한 기술이 시도된다. 이 가운데 눈에 띠는 기술은 ‘터치 포인트’. 매장 한 켠에 마련될 가상 피팅룸에서 고객은 옷을 갈아입지 않고도 대형 화면을 통해 다양한 스타일을 비교해 볼 수 있다. 또 선택한 아이템에 걸맞는 코디 제안까지 받을 수 있다.


TD시장 요동, ‘압도적 주도권’ 잡는 기회로
트래디셔널 캐주얼 시장은 현재 「폴로」의 국내 전개권 협상과 맞물려 혼란을 겪고 있다. 두산 측이 이월 물량을 대거 쏟아내면서 여타 브랜드에 가격 저항감이 생겼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빈폴」은 이 상황을 ‘압도적인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기회로 역전시키겠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경쟁 브랜드가 가격으로 승부할 때 고객과의 신뢰를 더욱 끈끈하게 구축함으로써 ‘가치’에 대한 만족감을 극대화 한다는 것이다.


박현수 빈폴컴퍼니 영업·전략담당 사업부장은 “많은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빈폴」만의 ‘오리진’을 강조하고 고객과의 접점을 강화한다면 충분히 시장의 강력한 리더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글로벌 「빈폴」의 도약은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말했다.


“우리가 해내지 못하면 안된다” 전력투구- 박현수 사업부장
“10대가 육체적인 성장을 거치는 질풍노도의 시기라면 20대는 사고와 판단력이 성숙하는 시기다. 열정이 가득하고 도전 정신이 넘치는 때다. 청년기에 들어선 「빈폴」의 모습이 그렇지 않을까 생각한다.”
88년 제일모직에 입사한 박현수 사업부장은 사내 주요 부서를 두루 거치고 지난 2005년부터 「빈폴」의 영업과 전략을 맡고 있다. 입사와 비슷한 시기에 론칭한 「빈폴」의 성장을 처음부터 지금까지 지켜보고 있는 몇 안 되는 인물이기도 하다.


“유년기에는 뭘 먹어도 부쩍부쩍 자라고 10대는 좌충우돌 사고도 치고 자라면서 한번씩 크게 아프기도 하잖아요. 「빈폴」의 성장 과정도 비슷한 것 같습니다.”


론칭 이래 10년 동안 유니섹스 캐주얼로 꾸준한 성장을 거듭한 「빈폴」은 12년째인 2001년 ‘레이디스’와 ‘골프’를 론칭하면서 라인 익스텐션에 들어갔다. 이듬해인 2002년에는 ‘진’과 ‘키즈’로 영역을 넓혔고 2004년에는 액세서리까지 론칭하며 토털 브랜드 대열에 들어섰다. 이후 현재까지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해 올해에는 6개 라인, 330개 매장에서 5000억원의 매출을 목표하고 있다.


박 사업부장의 말대로 스무살을 넘긴 「빈폴」의 모습에서 청년의 냄새가 물씬 풍긴다. 새로운 시도에 적극적인 모습도 그렇고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도 그렇다.


그는 “누구도 떠밀지 않았지만 「빈폴」 사업부는 ‘우리가 국가 대표’라는 소명의식으로 가득 차 있다. 삼성이라는 든든한 배경과 지난 20년의 경험, 토털 브랜드 셋업 등 이미 기본 인프라가 갖춰져 있는 마당에 ‘우리가 해내지 못하면 안 된다’는 일종의 위기의식까지 있다. 이러한 공감대가 글로벌 전선에 뛰어들게 만들고 새로운 시도에 적극적인 이유가 아닐까 싶다”고 강조했다.



김정명 기자
kjm@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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