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패션산업의 성장세가 급격히 둔화되고 있다. 심지어 갈수록 더욱 어려워져 시장 규모가 오히려 축소될 것이라는 예상까지 나올 정도다. 내수 시장이 거의 한계에 도달했기 때문에 돌파구로서 해외 시장으로 진출하려는 기업이 갈수록 많아 지고 있다.
그러나 단순한 탈출 전략으로의 해외 진출은 실패할 확률이 크다. 제조업의 해외 진출과, 소매까지 고려한 제조업의 해외 진출 및 소매업의 해외 진출은 전혀 성격이 다르기 때문이다.
일본의 상당수 기업이 생산 중심으로 해외에 진출한 경우는 대부분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이 같은 생산의 연장선상에서 리테일 모델로 진출할 경우 어느 정도의 규모까지는 매출을 달성할 수 있었다.
그러나 최근들어 이러한 기업 중 상당수가 해외 사업을 접고 잇따라 철수에 나서고 있다. 이 같은 관점에서 단순히 `이미 중국에서 생산을 하고 있는 업체가 매장까지 전개 해보면 승산이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으로 진출을 검토하는 국내 기업이 있다면 그것은 매우 위험한 발상이다.
일본의 유력 기업 중 상당한 규모를 갖추고 지속 성장하고 있는 기업 중 중국 생산 비율이 높은 기업이 상당히 많다. 하지만 그러한 기업 중에서 아직도 중국에서 리테일 사업을 하지 않는 기업이 대부분이다. 제대로 준비 안 된 기업, 준비했다고 해도 체질 및 발상이 글로벌화되어 있지 않은 기업의 해외 진출은 위험천만이다.
또 어느 정도 준비가 돼 있다 하더라도 내수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면 해외 진출을 보류하는 것이 현명하다. 하지만 자국 내수 시장에서 안정적인 성장을 하고 있는 기업이 고성장을 목표로 해외 진출을 준비한다면 그것은 바람직하다고 말할 수 있다.
일본의 어패럴 대기업 중 글로벌 진출을 통해 성공한 기업은 손에 꼽을 정도다. 그만큼 일본 기업들도 중국 시장에 진출해 고배를 마시고 있다는 얘기다. 그 중 상당한 성과를 보이고 있고, 해외 사업에 공격적인 기업이 바로 온워드(Onward) 그룹이다. 2009년 매출이 2610억엔인데, 2011년 매출목표가 3800억엔이고 그 중 1000억엔을 해외에서 벌어들일 계획이다. 내수 사업의 안정적 수익과 해외에서의 적극적인 사업 확대를 통해 그룹의 성장전략과 경영의 효율화를 꾀하고 있다.
온워드 해외 사업의 중심은 유럽 시장이고 그 다음이 아시아인데, 그 중에서 성장세가 높은 중국 시장을 가장 크게 보고 있다.
온워드 그룹의 글로벌 전략에 대해 살펴보자. 먼저 1970년대 제1단계에서는 뉴욕∙파리∙밀라노에 현지 법인을 설립한 후 주로 구미 패션 정보를 입수하여 상품기획에 반영했다. 80년대에 들어서면서 제2 단계에 돌입, 본격적으로 해외사업부를 설립하고 해외 관련 정보의 창구를 일원화하고 공유하기 시작하면서 「J. PRESS」를 인수하고 홍콩∙영국에 현지법인을 추가로 설립했다.
제3 단계는 90년대부터 2000년 전반까지로 적극적으로 글로벌화를 추진한 시기로 볼 수 있다. 이탈리아의 「지보코」를 인수하고 1995년 미국의 마이겔 코스와 함께 공동으로 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한 오리지널 브랜드 「ICB」를 개발해 전개하기 시작했다.
제4 단계는 2005년부터 현재까지로, 더 구체적이고 현지화 전략에 입각해 공격 경영을 펼치고 있다. 글로벌 시장을 유럽∙미국∙아시아 등 3개 사업부로 재편하여 지역별로 판매 및 브랜드 전략을 접목시켜 성과를 올리고 있는 시기를 일컫는다.
2005년에는 조셉 그룹을 인수해 영국∙프랑스 중심의 「조셉」을 글로벌 브랜드로 육성하고 있으며, 2008년에는 「질 샌더」도 인수하여 럭셔리 글로벌 브랜드의 전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또 90년대에 인수한 의류 팩토리형 브랜드 「지보코」의 잡화 라인을 강화시켜 토털화를 시도하고 있다. 유럽 지역은 이처럼 유럽 오리지널 브랜드 중심으로 공략함으로써, 온워드 그룹의 글로벌 시장 중 가장 비중이 높은 시장으로 키워냈다. 중국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의 경우 세계 브랜드인 「ICB」와 「23구(區)」 등 자체 내수 시장의 파워 브랜드를 내세워 공략하고 있다. 하지만 고전 중인 미국 시장에서는 모멘텀 전환을 위한 새로운 전략을 모색 중이다.
일본의 유력 기업이면서 글로벌화를 다년간 단계적이고 체계적으로 준비해온 온워드 그룹 조차 유럽 및 미국 시장에서는 일본 내수 시장의 파워 NB브랜드인 「23區」 「自由區」 등으로 진출하지 못하고 겨우 아시아 시장에서만 명맥을 유지하고 있을 정도다.
아시아 시장에서도 주력 브랜드는 새로 인수한 구미브랜드 이거나,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구미에서 만든 구미 현지 브랜드라는 점에서 우리 기업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만큼 자체 브랜드로 해외 시장에 진출하는 것이 얼마나 리스크가 크다는 것을 실증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진정한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온워드 그룹은 최근 중장기 3개년 계획을 수립했다. 그 주요 전략을 보면, 첫째 상기의 글로벌 브랜드와 「23區」 「自由區」 등을 중심으로 한 코어 브랜드를 집중적으로 육성해 내수 및 해외 시장에서 강력한 파워 브랜드로 키우는 것이다. 둘째 항상 새로운 패션을 추구하며 신선하고 매혹적인 상품을 제시해 온워드의 모드(Mode)로 내세우면서 새로운 차원의 가치를 항상 제안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점, 셋째 소비자의 가치 변화에 따라 그들이 원하는 새로운 브랜드를 계속 제안해야 한다는 점, 넷째 국내∙외 M&A를 통해 기업 성장의 원동력을 지속적으로 찾고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 극대화에 주력해야 롱런할 수 있다. 특히 「온워드」라는 자체 셀렉트 샵을 통해 전 세계 디자이너 상품을 다양하게 취급하되 글로벌 브랜드로 키울 수 있는 유망한 미래 브랜드를 발굴∙육성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최근 일본의 백화점 업계가 매출 부진으로 고전 중이기 때문에 고급 상품 중심으로 전개하는 온워드 그룹 역시 경영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하지만 고급화 전략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최근 차세대 유망 시장으로 부상한 역세권 및 교외 쇼핑 센터를 공략하기 위해 2009년 미국의 「opening Ceremony」 를 도입했다. 이처럼 온워드 그룹은 부족한 부문은 언제든지 M&A와 해외 브랜드와의 협력으로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패션을 생활문화의 한 영역으로 인식하여 새로운 가치와 미래지향적 라이프 스타일을 창조함으로써 소비자의 풍족한 생활에 기여하는 이념을 강력한 브랜드의 키워드로 내걸고 있는 온워드 그룹은 지속적으로 글로벌 시장에 통용될 수 있는 파워 브랜드와 인터내셔널 스탠다드에 걸맞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가고 있다.
그 동안의 노하우와 공격적인 자세로 어려운 일본 내수 시장을 안정적으로 다지는 한편 해외시장에서의 공격적인 사업확장 등 두 마리 토끼를 어떻게 잡느냐가 업계의 관심거리이자 온워드 그룹의 최우선 당면 과제다.
<김강화 인터보그인터내셔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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