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장 밑에서도 고기는 숨을 쉬듯, 설 연휴를 보내고 집을 나서는 첫 날 아침도 여느 일상과 별반 다를 것이 없습니다. 그제처럼 어제처럼 신발끈을 다시 고쳐 맬 뿐, ‘새해의 각오’ 쯤은 이미 진부한 사치입니다.
성남 수진리 인력시장에 모인 많은 구직자들도 팔려나가는 사람보다 남겨지는 사람이 더 많다는 소문이고, 작년 10월 이후 반짝 했던 패션의류 경기도 겨울 방한복 특수가 시들해지면서 다시 원위치할 것만 같습니다.
어느 경제 분석가는 한국경제를 “탄광 속의 카나리아 같다”고 비유했습니다. 지구촌 거대 시장에 끼어 있는 한국 경제의 침체 현상을 마치 광부들이 산소 부족증을 미리 알기 위해 카나리아를 들고 탄광에 들어가는 것에 빗댄 것이지요.
유럽 문명의 발상지인 그리스가 유럽 위기의 발원지로 지목돼 전 세계 금융시장을 강타할 줄을 누가 알았겠으며, 올 1월 말 현재 국내 취업 애로계층이 200만 명을 넘어서고, 고용 없는 성장시대를 맞아 매출은 늘어도 적자 경영을 면치 못하는, 시쳇말로 앞으로 남고 뒤로 밑지는 장사를 여전히 답습하고 있는 우리네 현실이 답답하기만 합니다.
그런데 기이한 것은 이처럼 경기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잘 나간다는 패션기업들마저 중간관리자급 직원을 구하지 못해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니 이 같은 아이러니컬한 상황을 어떤 논리로 설명할 수 있을지 어안이 벙벙할 따름입니다.
이제는 불황이 아니더라도 세계적인 것만이 살아남는 시대입니다. 인기 개그 프로그램에서 어느 개그맨이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이라며 푸념 섞인 넋두리로 유명세를 타고 있지만, 어쨌든 ‘한국에서 최고’라는 자격만으로는 어떠한 경쟁력도 갖추기 힘든 세상이 됐습니다.
‘글로벌 패션 코리아’의 첫 걸음은 국내 시장에서 난공불락의 경쟁력을 갖추는 일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그런 다음 글로벌 스탠다드에 걸맞는 명확한 브랜딩 전략으로 재무장해 글로벌 격전지로 나가 그들과 당당히 맞설 수 있는 힘을 키워야 합니다.
패션인사이트는 오늘 이후 새로운 10년의 목표로 향후 글로벌 패션 코리아를 선도할 ‘히든 챔피언’을 발굴하고, 이들이 즐겁게 일할 수 있도록 온 정성을 다해 응원하는 ‘치어리더’ 역할에 최우선 목표를 두겠습니다.
정하고 보니 때마침 인기 걸 그룹 소녀시대의 신곡 아이콘이 치어리더 콘셉인 것과도 일치하네요.
그리고 어릴 적 대문 밖에서 손꼽아 기다리던 방물장수의 보물 보따리처럼, 참신하고 새로운 정보와 신선하고 다양한 콘텐츠로 업그레이드해 독자 여러분의 대문 대문을 발이 닳도록 찾아가 두드리겠습니다.
또한 우리의 진정한 경쟁 상대는 내가 갖지 못한 논을 샀다는 이유만으로 배 아파했던 ‘사촌’이 아닌, 보다 넓은 ‘세계’라는 생각을 염두에 두고 나, 너, 우리가 하나 되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신바람 나는 분위기를 만드는 데 앞장서겠습니다.
과열과 냉각만 있고 안정적 선순환은 없다는 게 우리 섬유·패션업계의 풍토입니다. 구성원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역량을 결집시켜 한 곳으로 뭉치게 하는 저력을 발휘한다면 우리는 반드시 해낼 수 있습니다. 또 다른 10년을 향해 <패션인사이트> 파이팅!
김우현 기자
whk@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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