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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기업 응원 프로젝트 ‘디자이너라 행복합니다!’ ②

2009-10-20 오전 9:18:20








“서른 셋 나이에 처음 디자인 실장이라는 직함을 달았을때 옷을 바라보는 시각이 저도 모르게 많이 달라졌습니다. 기업이라는 조직에서 내 자신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되면서 책임감도 생기고 어느 것 하나 소홀히 지나쳐 버릴 수 없기 때문이죠”

김지수 실장은 회사에서 책임감이 강한 디자이너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자신이 디자인한 옷으로 사업부 식구들과 전국 80여개 점주들이 먹고 살며 자식들의 학교도 보낸다고 생각하면 회사 책상에 앉아서 고귀하게(?) 디자인만 생각할 수가 없단다.

그래서 이제 그녀의 취미는 백화점을 나가는 게 되어 버렸다. 그 동안 「비키」는 고정 고객의 연령대가 차츰 높아지면서 시즌 트렌드만 수용하는 디자인을 고집 할 수 없어졌다. 낮은 연령대의 신규 고객 유입이 브랜드의 미래가 달려있다고 생각하는 김 실장은 「비키」의 변화가 너무 급하게 진행되면 그 휴유증도 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브랜드의 변화는 소비자들이 느끼는 매장에서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는 게 김 실장의 지론이다. 그는 매장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요즘 백화점을 둘러 보는 시간이 부쩍 많아졌다. 기업의 미래는 현장에 있고, 패션 브랜드의 현장은 ‘매장’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김 실장은 “최근 매장의 중요성이 여성복뿐만 아니라 모든 복종의 브랜드가 느끼고 있는 점”이라며 “「비키」라는 브랜드가 소비자와의 소통을 위한 접점이 이루어지는 곳도 바로 ‘매장’”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비키」의 디자인실을 맡으면서 나아갈 방향성을 제시하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하면서 브랜드의 그림을 크게 그리고 있다. 연 매출 목표 달성을 위해 ‘팔리는 옷’에 집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시즌 별 트렌디한 요소를 가미한 ‘비키룩’을 선보일 계획이다. 시장 환경에 흔들리지 않는 명확한 브랜드의 정체성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고객들이 판단하고 느낄 수 있는 ‘비키스타일’이 필요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올 F/W 시즌 정장 비중을 줄이면서 매출에 미치는 영향이 커질지도 몰라 걱정도 많이 했지만 최근 단품 판매율이 올라와 주면서 「비키」의 향후 방향성도 보여지고 있다. 그는 “이제 소비자들은 가격이 그다지 비싸지 않은 단품 아이템 하나를 살 때도 구매 목적이 뚜렷해 진 것 같다”며 “충동 구매와 같은 소비 행태는 예전에 비해 많이 줄어 들었다”고 말했다.

20년 가까이 여성복 디자이너 생활을 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이 무엇이었냐는 질문에 김 실장은 “옷이 좋아서 디자이너의 길을 걷고 있지만 이렇게 시간이 빨리 지나 갈 줄은 몰랐다”며 “가끔은 협력업체 직원들과 허심탄회하게 술 한 잔도 마시고 싶을 때가 있었지만 한 잔도 못하는 주량으로 그 들에게는 항상 미안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대신에 대화를 많이 하려고 노력하지만 사람과 사람이 비즈니스를 위해 만나는 일인지라 한계를 느낄 때도 있다. 김 실장은 “「비키」영업부 직원들, 그리고 자신을 믿고 따라 주는 후배 디자이너들과 함께 일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재산”이라며 겸손해 했다.





정원영  여성팀, 우븐 스타일팀

디자이너 원영씨의 별명이 왜 ‘아로미’ 인지 입 크기만 봐도 알 수 있을 것 같다. 쵸콜렛을 좋아해 ‘비상식량’ 이라는 이름으로 원영씨의 가방에는 항상 쵸콜렛과 커피를 넣고 다닌다.커다란 알이 박혀 아무나 소화하기 힘들 것 같은 팔찌는 “터어키 이스탄불을 여행하다 우연히 만나 알게 된 이탈리아 남자 알베르토가 선물해 주었어요”라고 거짓말을 해도 믿을 만큼 에스닉하고 로맨틱스럽다.

그런데 그냥 명동 길거리에서 샀단다. 갑자기 팔찌가 불쌍해 보인다. 선물 받은 출처를 절대 말할 수 없다는 골드 컬러의 줄자와 에스티로더 향수는 그녀에게 없어서는 안되는 필수품. 회사에서 추석 선물로 받은 백화점 상품권과 친구가 준 영화 티켓은 남자 친구가 생기면 쓸려고 아꺄두고 있다.

원영씨가 정말 아끼는 애장품은 4년전에 구입한 캐논 디카다. “하도 수리를 여러 번해서 이제 미운정 고운정 다 들었어요 ‘신상’ ‘새로운 것’도 좋지만 나의 손때와 추억이 스며있는 것에 더 애착이 가요” 부실한 남자 친구 만나서 여러 번 수리를 해도 애착이 가려나?

느낌을 중요하게 여기는 디자이너 원영씨는 올 가을 장만하고 싶은게 아직 없지만 “쇼핑도 Feel이 왔을 때 구매해야 후회를 안한다”





장보윤  우븐 스타일팀

지난해 3월 「비키」에 합류한 보윤씨는 시계 모으는 걸 좋아한다. 지금 차고 있는 건 최근에 장만한 D&G 제품으로 가장 아끼는 애장품 중에 하나.

“시계는 시간만 보라고 있는 건 아니죠. 그날의 기분과 옷에 따라 색 다른 연출을 위한 패션 액세서리 소품이기도 하답니다” 항상 그의 가방 속에는 커피가 있다. 달콤한 커피를 좋아해 기분이 울적한 날이면 캔 커피 두 개와 자신의 애마를 타고 드라이브를 하면 바로 기분이 업되는 기분파다.

“맞다! 운전하면서 음악이 빠지면 안되죠.요즘 블랙아이드피스의 붐붐파우와 2PM의 Again&Again에 꽃혔어요” 보윤씨가 좋아하는 노래가 저장 되어 있는 MP3는 품평회로 지친 그녀의 마음을 달래주기에 충분해 보인다.

지난해 일본 출장 길에 구입한 불가리 향수와 키엘스의 립글로스, 그리고 손 세정제 또한 항상 그녀의 가방 한쪽을 차지하고 있다. 디카로 사진 찍기를 좋아하다가 이제는 보다 다양한 연출을 위해 캐논 500D를 장만했다.

“사진이라는게 참 묘한 매력이 있어여 올해가 가기전에 여러가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렌즈도 살 생각이에요.그럼 또 캔커피 두개 들고 여행을 떠나야죠” 커피 한개는 누구를 위한 걸까? “이제 커피는 좀 줄이고 몸 생각해서 차라리 레모나를 먹어야 겠어요”그런데 누구 저랑 ‘레모나 같이 먹을 사람 없나요?”





김현지  막내 디자이너

지난해 아버지께서 선물로 사주신 소니 사이버샷 디카, 중국에 있을 때 생일 선물로 받은 베네피트 볼터치, 그 사람이 사준 루이비통 지갑. 비키의 막내 디자이너 현지씨의 물건은 어느 것 하나 사연이 없고 추억 없는 게 없다.

그런데 가방 속 책 한 권(여자의 모든 인생은 20대에 결정 된다)이 눈에 띈다. “현대 사회를 살아가면서 사회 생활을 잘 할 수 있는 방법이 나오는데요 백마를 탄 왕자를 그냥 떠나 보내지 말라는 귀절이 인상 깊었어요”

귀여운 심슨 스티커가 붙어 있는 스카이 핸드폰과 친구가 잡지책을 사면서 부록으로 받은 안나수이 파우치를 보면 현지씨의 라이프 스타일이 엿볼 수 있을 것 같다. “원래 만화 캐릭터, 애니메이션을 좋아해요. 저는 귀여운 물건에 관심이 쏠리네요”

일본의 피겨 스케팅 선수를 닮아서 별명이 ‘아사다 마오’가 되었다는데 현지씨 자신도 별명이 나쁘지 않다. 어깨가 약간 처진 체형을 커버하기 위해 파워 숄더 재킷을 구입할 예정이지만 이 보다는 연말에 보너스가 나오면 구찌 가방을 꼭 사고 싶단다. 연말 회사의 보너스 지급 여부는 현지씨의 가방이 바뀌는지 안 바뀌는지만 보면 알 수 있을 듯.





신정현  소재 디자이너

앞머리 댕강 잘라서 붙여진 별명이 ‘댕강’이란다.(그럼 앞머리 싹뚝 자르면 싹뚝인가?) 요즘 동전을 사용할 기회가 그다지 없을 법 한데 가방 속 자신의 소지품을 꺼내면서 동전 지갑을 사진이 잘 나오게 한번 닦아주는 센스는 무슨 사연이 있는 듯.

“인사동에 갔을 때 그 사람이 선물해 주었어요 저랑 어울리는 것 같기도 하고 맘에 들어 가지고 다니는데요 이제는 정도 많이 들었네요” 정현씨의 소지품 중에서 가장 특이한 건 가방 한켠에 있는 ‘인공눈물’이다. 하루 1개 정도 사용한다고.

핑크색 계산기는 매일 가계부를 쓰고 있어서 없어서는 안되는 장비다. 덧셈, 뺄셈에 약한 건지, 채무 관계가 복잡한 건지는 모르지만 컬러풀한 다이어리에 깨알 같이 적어 놓은 글씨를 보면 정현씨의 성격을 알 것 같다. 빼곡히 적어놓은 그날 그날의 스케줄을 보면 무슨 연예인 인줄 알겠다.

2년 전 구입한 디카와 줄자는 그의 직업이 무엇인지를 대번에 알게 해준다. 키엘스의 립글로스와 핸드크림을 꺼내면서 “환절기는 여자들의 적이에요”라고 말한다. 정현씨가 가장 아끼는 물건은 지갑이란다. “왜냐구요? 돈이 있으니까요” 매일 계산기 두드린다고 할 때부터 알아 봤다. 그래도 가계부 쓰고 꼬박 꼬박 계획성 있게 다이어리를 정리하는 정현씨 남친은 든든하겠다.





이상희  스타일 팀장

도촬인 특기인 상희씨는 “여성복 디자이너 10년 차만 넘어가면 도촬에는 다 선수가 되요”라며 빙그레 미소짓는다.그의 가방 한 구석에서 꺼낸 나무 십자가에 눈길이 간다. 회사에 ‘예쁨’ 받으려구 가지고 다니는 것이냐는 질문에 ‘그런 건 아니다’라고 또 웃는다. 사실 상희씨는 독실한 기독교 신자이며 주위에서는 이 집사님으로 통한다. 남들이 뭘 해도 티가 나서 속이 훤히 보인다고 ‘투명한 유리’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순수한 디자이너다.

손 세정제는 최근 들어 꼭 챙기게 되는 물건이 되었다. 호신용으로 가지고 다닌다는 호루라기는 아직까지는 사용해 본적이 없다고. 전자 수첩은 자기 개발을 위해 어학 공부도 하고 가끔은 다운 받은 영화도 보려고 장만했지만 사실 90%는 영화 감상하는데 사용 한단다. 그것도 주로 한국영화만.

핸드폰은 남편이 선물해준 것으로 신제품이 나와도 쉽게 바꿔지지 않는다. 올 겨울 시크하고 엣지 있는 반코트가 가장 탐나는 아이템이기는 한데 컴퓨터도 새로 하나 사야 할 것 같아서 고민이다. 그래도 상희씨는 지금 사용하고 있는 컴퓨터가 너무 느려서 코트 보다는 컴퓨터를 먼저 사야 할 듯 싶다고.

김동준 기자
donzuna@lyc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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