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 속 캐주얼 시장 하이틴에서 해법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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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0-12 오전 10:38:25

하이틴 세대가 캐주얼 시장의 ‘핫 이슈’로 떠올랐다. 롯데백화점이 올 가을 매장 개편에서 야심차게 신설한 ‘쿨 캐주얼 존’이 오픈 초반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면서 이 시장에 대한 성장 가능성이 예상보다 높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내외부적으로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섞인 관심을 받으며 출범한 쿨 캐주얼 존은 10대 중후반인 15세에서 20세까지 소비자를 메인 타깃으로 하는 새로운 영역이다. 「팀스」 「라틀레틱」 「BSX」 「디키즈」 「티니위니」 「트위티」 「GPA」 7개 브랜드가 여기에 해당한다.

첫 출발은 일단 괜찮다. 입점한 32개 매장 가운데 단 8개만 B등급을 받았고 나머지는 모두 A등급으로 분류됐다. 등급 분류는 롯데백화점의 자체 평가 기준에 따라 동종 브랜드의 평균 매출을 기준으로 산정했다. 8월 21일부터 31일까지 모든 매장의 하루 평균 매출이 100만원이 넘고, 「라틀레틱」은 본점 영플라자에서 320만원을 기록하며 시장 선두주자로 성큼 뛰어올랐다.



롯데 쿨캐주얼존 출발 ‘합격점’

지난 8월 21일 롯데백화점의 쿨 캐주얼 존이 모습을 드러냈다. 전국 14개 점포에 최소 2개 이상의 브랜드를 배치했다. 본점 영플라자에는 7개 브랜드가 모두 들어갔다. 위치가 5층이라 10대 고객을 끌어올리기가 다소 어렵지 않겠냐는 지적도 있었지만 일단 소비자들의 관심을 모으는 데는 성공했다는 것이 롯데측의 입장이다.

성기환 CMD(선임 상품기획담당)는 “아직 늦더위 때문에 가을 상품에 대한 판매를 평가하기는 어렵지만 10대 유효고객의 비중이 현저하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며 “의류 뿐만 아니라 특화된 신발과 모자 등 액세서리 아이템의 구매 빈도도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매출도 기대 이상이다. 「팀스폴햄」이 본점 영플라자에서 일평균 250만원, 잠실점에서 182만원, 일산점에서 168만원 수준이고, 「라틀레틱」은 본점 영플라자에서 320만원, 포항점에서 146만원, 미아점에서 135만원 수준이다. 다른 브랜드들도 큰 차이 없이 대부분 평균 매출을 상회하는 수준으로 초반 성적치고는 나쁘지 않다는 평이다.

쿨 캐주얼 존 7개 브랜드들은 각각의 특색을 나타내는데 공을 많이 들였다. 예컨데 「팀스폴햄」은 미국 동부 사립고등학교의 하키 선수를 모티프로 모자를 강조했다. 매장 한쪽 면을 모자 진열장으로 장식했다. 「라틀레틱」은 신발과 가방 등 학생들이 의류보다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상품들을 대거 보강했다.

경쟁력 있는 가격와 다양한 스타일이 강점이다. 「디키즈」는 쿨 캐주얼 존에 합류하면서 미국 현지로부터 걸 라인 20스타일을 추가로 들여왔다. 최근에는 인기 그룹 ‘카라’가 입고 나온 의상이 「디키즈」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인기를 더하고 있다. 「트위티」는 실버 액세서리, 「티니위니」는 가방, 「BSX」는 유니콘 캐릭터 등으로 특화된 아이템으로 브랜드 고유의 이미지를 살리고 있다.

성기환 CMD는 “하이틴 세대는 패션 아이템 구매의 상당부분을 인터넷으로 하고 있다. 백화점에서 이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좋은 브랜드의 제품을 백화점에서 여러 가지 편의를 제공받으면서 살 수 있다면 상당수 고객의 발걸음을 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틴 시장 선점해야 미래 있다

하이틴 시장은 그동안 별다른 관심을 받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대부분의 소득을 부모에게 의존하기 때문에 주체적인 소비집단으로 분류하기도 어려웠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 개성이 뚜렷하고 옷이나 신발 등을 자신의 취향에 맞추는 튜닝을 좋아하는 등 부모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독립적인 소비 집단으로 자리매김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또한 통계청 연령대별 소비구성비 통계에 따르면 15~19세가 12%, 20~24세가 13%로 전체의 25%에 달할 정도로 전체 인구의 소비 구성에서도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이 시장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키고 있다.

트렌드 정보회사 PFIN은 지난해 이들 세대를 한국을 이끌어나갈 새로운 소비집단 가운데 하나로 분류하고 ‘원더틴즈’로 이름 붙였다. 원더틴즈란 안경 쓰고 공부에만 전념하던 모범생이 아니라 공부도 열심히, 노는 것도 열심히, 자신의 관심사에 대해서는 엄청난 정보력과 집중력을 발휘하며 예술, 문화 다방면에 관심을 가지고 활동하는 부류를 일컫는다. 일찍부터 영어교육을 받았기 때문에 자신이 소속된 집단을 넘어선 커뮤니케이션으로 글로벌 마인드를 가진 아이들. 중요한 것은 이들이 곧 한국을 이끌어나가는 세대가 될 것이라는 점이다.

물론 아직 교복을 착용하는 세대이기 때문에 하나의 큰 시장을 만들어가는 절대 수요에는 미치지 못한다. 이점이 상당수 브랜드들이 이 시장에 관심을 가지면서도 쉽사리 접근하지 못하는 이유다.

하지만 현재 하이틴 세대는 앞서 언급한 이전 세대와 명확하게 구분되는 특성들이 있기 때문에 이들이 성장하는 과정 속에서 친숙한 브랜드로 자리매김 해야만 향후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쿨 캐주얼 존의 초기 성과를 놓고 아직까지 시장에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니치마켓으로서의 역할에 그칠 것이라는 주장과 새로운 시장을 여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는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그러나 가능성을 염두에 둔 기업들이 늘면서 기존 브랜드에서 사이즈 스펙을 조절한 상품을 출시하거나 브랜드 라인 확장을 고려하고 있기도 하다. 한 캐주얼 브랜드 임원은 “분명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시장이기는 하지만 기존의 패러다임으로 단순히 사이즈스펙 조금 조절한다고 신소비층의 욕구에 맞는 브랜드를 만들기 어려울 것”이라며 “이들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측면에서 접근해야 하기 때문에 조금 더 신중하게 다가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정명 기자
kjm@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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