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연삼
현대백화점 영패션팀 부장
유연삼 부장은 올 초부터 현대백화점 여성복을 맡고 있다.
스포츠와 골프웨어 상품본부 바이어로 6년, 압구정점에서 3년을 거친 경험에 비해서는 여성복 시장에 대한 경험은 많지 않지만 시장에 대한 의욕은 누구보다도 더 강하다.
여성복은 무엇보다 ‘다이내믹 하다’는 것이 유 부장의 지론이다. 스포츠 브랜드들은 대부분 일정 규모를 갖춘 글로벌 기업이라는 강점이 있는 반면 단기적인 변화가 많지 않은데 비해 여성복은 한 시즌, 혹은 한 달, 심지어 하루하루의 환경변화에 따라서도 기복이 있기 때문에 잠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는 것이다. 또 시장이 작다고 하지만 전체 인구에 비해서는 적지 않다는 것이 유 부장의 생각이다.
“글로벌 브랜드는 전체는 크지만 사실 한국 시장의 규모는 크지 않다. 이에 비해 국내 여성복 마켓은 연령대와 감성, 가격에 따라 매우 다양한 브랜드가 포진돼 있다. 그만큼 브랜드 가치를 올리고, 시스템을 어떻게 정비하느냐에 따라 ‘규모의 경제’가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이다.”
특히 유 부장은 영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다. 본인이 ‘영 패션팀장’을 맡고 있는 연유이기도 하지만 현대백화점 입장에선 향후 영 시장을 어떻게 확장하느냐가 지속성장의 관건이라고 강조한다. “여성 영 캐주얼, 진 및 이지 캐주얼, SPA 브랜드 등 현대에서 영 패션이 차지하는 MS(Market Share)가 13%이다. 중장기적으로 이 부문을 20%까지 끌어올리는 것이 현대의 목표이다.”
영 패션 MS 20%까지 끌어 올릴 것
유통 환경의 변화는 이러한 영 패션 시장에 대한 새로운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한다.
“국내 백화점은 최근 10여 년간 상품판매 공간을 극대화 하는데 급급했다. 그러나 최근 소비자들의 구매행태가 즐거운 여가생활, 웰빙, 컬쳐 등 라이프 스타일 중심으로 변화함에 따라 쇼핑과 엔터테인먼트가 결합된 ‘몰(Mall)형’ 유통이 부각되고 있다. 패션 구매 또한 한 매장에서 필요한 것을 토털 코디네이션하는 스타일로 바뀌고 있다. 소비자들의 라이프 스타일과 유통환경이 바뀌면 ‘브랜드’에 대한 개념도 바꿔야 한다.”
현대백화점은 이번 가을 MD에서 ‘메가 숍(Mega shop)’을 선보였다. 「코데즈컴바인」 「지오다노」 「르샵」 「플라스틱아일랜드」 「폴햄」 「숲」 등 영 패션 내 대표 브랜드에게 160m² 규모의 중대형 매장을 할애한 것이다. 특히 현대는 지난 20일에는 신촌점에 영 전문관을 새롭게 오픈하는 등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 회사는 신촌점에 이어 무역센터점, 중동점, 천호점, 부산점 등에 단계적으로 메가 숍 비중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유 부장은 의욕적으로 시행하는 만큼 유통업체와 패션업체 모두가 상생하는 모델을 만드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면적은 넓어졌지만, 효율 면에서는 불확실하다. 초기에는 매출보다는 브랜드별 차별화된 정체성을 만드는데 역점을 두고 있다. 브랜드에게도 중대형 매장에 적합한 콘텐츠를 개발하고, 부문별 콘텐츠의 완성도를 높이는데 힘써 달라는 주문을 하고 있다.”
브랜드의 정체성이 갖춰지고 효율이 높아진다면 판매수수료 등 외부 환경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고려하고 있 다고 한다. 해외 브랜드와 차별화된 조건만 내세울 것이 아니라 브랜드 가치와 대응력 등 객관적인 경쟁력을 높여나간다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란 것이 유 부장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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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모직 「르베이지」
전문 디렉터 시스템·젊은 감성 주효
올 가을 백화점 MD 개편이 마무리되면서 「르베이지」가 다시 한번 유통가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르베이지」는 올 초 제일모직이 선보인 브랜드로서 출시 초기부터 매장 규모와 인테리어 측면에서 화제를 모았다. 더욱이 신세계 강남점 등 일부 점포에서 3~4억원대 매출을 올리자 일부 경쟁사에서는 “대기업이 매출 찍기로 시장질서를 무너뜨린다’라는 루머를 만들어 깎아내리기도 했다.
하지만 한 시즌을 지켜본 백화점 바이어들의 판단은 달랐다. 신세계 백화점은 물론 롯데에서도 호의적인 평가를 내리고 신규 입점시켰다. 젊은 감성을 요구하는 40~50대 여성 고객들의 취향을 잘 반영했다는 것이 바이어들의 주장이다.
한 백화점 바이어는 “마담복과 디자이너 브랜드 등 시니어 시장의 중심 고객은 50대 중반~60대로 바꿨지만 백화점을 찾는 이들은 40대 감성을 요구하고 있다. 「르베이지」는 40대 감성을 원하는 시니어 소비자들의 요구를 반영했다.
또 가격대를 폭넓게 설정한 것도 초기 시장 선점의 요인이었다”고 언급했다. ‘정구호’라는 전문 디렉터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전문 디렉터에게 책임과 권한을 위임함으로써 자기 색깔을 지킬 수 있음은 물론 기획의 일관성을 가져갈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바이어는 “국내 여성복 시장도 투자가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한다. 오너 디자이너의 능력도 중요하지만 역량 있는 사람에 대한 투자를 통한 상시적인 리프레쉬가 이뤄져야 한다. 특히 체계적인 판매결과 및 고객 취향 분석을 통한 안정적인 물량공급은 높은 매출로 연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이번 가을 개편에서 강남점에서 변화를 시도하지 않는 4개 디자이너 브랜드를 과감히 철수시켰다.
정인기 기자
ingi@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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