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사냥에서 논스톱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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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4-15 오전 11:15:16

캠퍼스 패션의 변천사



캠퍼스 패션은 그 시대를 이끄는 1925세대들을 한눈에 보여준다. 1970년대부터 2005년에 이르는 대학생들의 캠퍼스 패션은 정치적·사회적 환경, 1925세대들의 의식과 가치관과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1970년대 사회적으로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윤복희의 미니 스커트 패션을 시작으로 젊음의 상징으로 대표되던 진, 배꼽티에서 명품족, 최근의 메트로섹슈얼까지 세대별로 진화된 캠퍼스 패션을 살펴본다.



청바지와 미니 스커트의 1970년대


1970년대 캠퍼스는 연례행사처럼 발표되는 긴급조치 때문에 훗날 이 시대 대학을 다닌 세대를 흔히 ‘긴급조치 세대’라고 부른다. 그러나 서슬 퍼런 군부 독재 아래에서도 새로움을 향한젊음의 열기는 아무도 막을 수 없었다.


1970년대 들어 캠퍼스는 외국의 캠퍼스처럼 운치 있는 모습으로 변해갔지만 정작 주인공들은 촌티를 벗지 못했다. 요즘 대학생들의 패션인 등에 매는 ‘색’은 등산이나 소풍 갈 때나 메는 것으로 철썩같이 믿고 있는 남학생들에게 왕진 가방보다 조금 작은 검정색 ‘대학생’ 가방이 유행했다. 대학생의 증표쯤 되었다. 여대생들은 가방 대신 파랑새를 품에 안은 소녀처럼 책을 품에 안고 다니는 것이 유행이었다. 이 때문에 대학생이 되지 못한 소위 가짜 대학생인 여공들도 친구를 만나거나 데이트를 할 때 책을 가슴에 안고 여대생 흉내를 냈다.


이브 생 로랑이라는 디자이너가 누구인지 모르던 시절, 남학생들은 빛 바랜 컬러셔츠를 사시사철 입고 다녔고 겨울에는 검정 물을 들인 야전 점퍼를 입고 다녔다. 여름이면 국방색 텐트를 메고 고래를 잡으러 동해로 떠났다. 청바지가 청년 문화의 상징인 시절이었지만 여벌의 청바지를 갖춘 부르주아(?) 대학생은 흔치 않은 시절이었다. 세계적인 유니섹스 유행에도 둔감했던 시절, 크리스마스 날 데이트를 위해서는 아버지나 삼촌의 코트를 입고 명동으로 향했다. 대학에도 학도호국단이 있던 시절이라 교련복을 입고 다니는 대학생들도 많았다. 사은회가 열리는 날이면 여대생들은 양장이 아닌 한복을 곱게 차려입었다.


남학생에 비해 여대생들의 패션은 늘 앞서갔다. 1960년대 말 윤복희가 유행시킨 미니 스커트는 1970년대 캠퍼스 패션의 핵심이었다. 여기에 핫팬츠나 무릎길이의 롱 부츠가 유행했고 밑단이 넓은 나팔바지가 유행하자 ‘거리에 청소부가 필요없다’는 신문 만평이 등장하기도 했다. 엄앵란에 이어 남정임·문희·윤정희 트로이카가 미의 기준의 되던 시절, 태평양에서 나온 《향장》지를 보고 스타들의 메이크업을 모방했다. 이 와중에 펄이 들어간 아이섀도를 바르는 초일류 멋쟁이가 나타나기도 했다. 퍼머도 유행했지만 아직은 생머리가 강세였다. 1970년대 말 샴푸가 등장하지만 대부분의 여대생들은 빨랫비누로 머리를 감았다.


1969년 클리프 리차드가 방한해 이화여대에서 공연을 할 때 브라를 집어던진 선배의 전통을 이어받아 어느새 흑백 텔레비전에 등장한 비너스 속옷 광고에도 그다지 놀라지 않게 된다. 학생 동거 커플이 생겨나고 여관을 찾아 동정, 순결과 이별을 고하는 대학생 커플이 공식적(?)으로 나타난 것도 1970년대부터였다.


1970년대 대학생들은 체제의 폭력에 몸으로 반항했다. 거리에는 곤봉에 가위·바리깡을 든 순경들이 장발족 단속에 나섰고, 순경과 남학생들간의 쫓고 쫓기는 영화 <바보들의 행진> 풍경이 그대로 재현되었다. 여대생들의 경우도 미니 스커트가 ‘풍기문란’이라는 죄목으로 단속의 대상이 되어 경찰은 30센티미터 자를 들고 다니며 미니 스커트를 입은 여대생들을 단속했다. 처벌 대상은 무릎 위 15센티미터였다고 한다. 이러한 ‘풍기문란’ 단속은 1990년대 말 배꼽티 단속으로 재현되지만 달라진 사회 위상 때문에 검찰에서 무혐의 처리되었다.



스포츠 룩과 캐주얼의 시대, 1980년대


1980년대의 시작은 5.18 광주항쟁을 무력 진압한 12.12 군사쿠데타 세력의

박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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