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두들 의아해 한다. 파리도 하나, 밀라노도 하나, 뉴욕도 하나, 런던도 하나인 패션쇼가 왜 스페인에는 두개나 되지?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에서. 그렇다. 스페인에서는 자국의 패션을 대외적으로 널리 알리고자 하는 무대가 두개나 된다. 아니 사실 이곳은 자치제가 아주 발달한 곳이라서 각 주마다 뭔가의 쇼가 있다고 봐도된다. 그 중 바르셀로나와 마드리드는 비중도 비슷하고 인지도나 인기도 비슷하다.
예전에는 바르셀로나가 매우 파워풀하게 패션 전시와 쇼를 진행했었는데 마드리드에 의욕적인 시장이 선출되면서 새롭게 거리도 정비하고 길도 많이 건설하고 관광객이 늘면서 자연히 비즈니스의 중심에 서게 되었다.
그에 반해 바르셀로나는 내셔널리즘의 정부가 들어서면서 삐꺽거리는 것이 많아졌다. 특히 패션 업계에서는 전시회가 소멸되고 패션쇼도 거의 이름만 내걸려 있고 아무도 눈길을 주지 않는 빈약한 행사로 추락해 버렸다. 그 때를 틈타 베를린의 브래드 앤 버터가 바르셀로나에서 유럽 제일의 패션 전시로 성공을 거두며 떠나가고, 패션쇼도 새롭게 바뀐 정부와 함께 젊은 디자이너들만을 위주로 올해로 3회째 진행을 해 나가고 있다.
기존의 바르셀로나에서 활동하던 디자이너들은 거의 남지 않고 (아니 남겨져 있지 못했고) 바르셀로나를 중심으로 하는 자치주, 카타루니아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 디자이너나 유럽에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젊은 디자이너들만으로 이루어졌던 1회의 쇼가 진행되었다. 쇼는 기획은 좋았으나 마드리드의 프레스가 거부를 한 탓에 외부의 초대된 프레스와 카타루니아의 프레스만 참가해 가족 파티와 같이 조촐했고 내년에도 쇼가 있기는 할까?라는 의구심까지 안겨 주었다.
프레스의 거부는 주최측이 쇼의 참가 조건을 “카타루니아 지방출신 혹은 현재 카타루니아에서 일을 하고 있는 디자이너”라고 소심하게 제재한 탓에 글로벌 시대에 살고 있는 지금 시대착오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 유럽 출신의 디자이너들은 환영을 해 국내의 타지역 출신 디자이너 배척같은 정치 분위기까지 고조되었다.
3회째를 맞이한 지금, 아픈만큼 성숙한다는 말처럼 쇼의 진행도 신선해졌고 참가디자이너들도 유럽에서 크고 작은 상을 받은 디자이너들로 패션인들의 구미에 맞는 디자이너들로 이루어졌다. 워낙 쇼를 하기에 분위기가 뛰어난 곳이 많은 바르셀로나이기에 쇼장으로 잡은 이탈리안 파베욘은 카타루니아 국립 박물관과 분수 쇼로 유명한 명소로 여기저기 옮기지 않는 쇼 임에도 쇼 사이의 쉬는 시간에 나와 좋은 햇볕을 쬐거나 참가 디자이너들의 전시를 겸해 백 스테이지에 가지 않더라도 충분히 가까이서 그들의 소재나 패턴을 볼 수가 있었다.
마드리드의 우아한 패션쇼와는 거리가 먼, 패션을 자신의 언어로 삼은 젊은 디자이너들의 표현 방법은 기발하고 톡톡 튀는 청량음료같은 신선함으로 가득찼다. 무대 장치를 할 만한 돈이 없는 이들의 무대 배경은 비디오 아트. 자신들의 테마에 맞는 콘셉과 이미지를 갖춘 비디오 아트 또한 다른 쇼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색다른 시도였다. 이들 중 틀림없이 차세대 패션을 이끌어갈 존 갈리아노나 매튜 윌리엄슨이 탄생할 것이라 믿으면서…
Aminaka Wilmont (아미나카&윌먼트)
덴마크와 스웨덴 출신의 디자이너들은 현재 런던에서 활약하면서 세일즈의 기반은 파리에 두고 있다. 유럽 젊은 디자이너들이 주로 사용하고 있는 디지털 프린트 소재와 스트레치 우븐, 가죽 등의 소재를 코디해 주었다. 이 디자이너들의 재미는 패턴이다. 대단한 패턴력을 기초로 아방가르드한 컬렉션을 보여주었다. 팬츠의 일부같기도 슈즈의 일부같기도 한 퓨전 코디가 묘미로 기억에 남았다.
Maikel Bongaerts (마이켈 본가르츠)
네덜랜드 출신의 이 디자이너는 전통적인 테일러 기법과 새로운 테크닉의 마무리를 잘 어울러 디자인할 줄 아는 디자이너이다. 2007년에는 가장 혁신적인 컬렉션을 보여주었다고 H&M 패션 상도 받았다. 표현에 구애됨이 없는 자유로운 코디네이터로 패션이 진정 추구해야 하는 목적을 이루어주었다.
areunols (마레운놀스)
컬렉션을 보면서 그의 세계가 올 것이라는 예감을 읽었다. 리투아니아라는 나라에서 태어나 현재 유럽을 무대로 활동중이다. 이번의 컬렉션은 비디오 아트가 겸해진 것으로 그들의 주 특기인 영상예술이 어떻게 컬렉션과 융합을 이루는지 멋지게 보여준 장이다. 사설 탐정이 추리를 해 나가는 스토리를 패션과 연결을 시켜주었고 꼬여진 레깅스 팬츠는 매우 독특한 아이디어.
Markfast (마크패스트)
독특한 소재인 니트로 도발적인 섹시 패션을 보여주었다. 이미 런던 컬렉션 등에서 활약하고 있고 유명 잡지에도 조금씩 그의 브랜드 네임이 오르기 시작하고 있다. 영화배우 로미슈나이더를 연상한 디자인으로 미스테리어스하고 내적으로 감추어진 분위기를 끌어내 주었다.
Postweiler Hauber (포스트바이러 오베르)
옵아트나 디지털 아트의 장르와 패션을 접목시킨 컬렉션… 브레드앤 버터, 랑데뷰, 일본의 듄 등의 전시회 등에 초대되어 전시를 가질만큼 패션인들이 좋아하는 스타일의 패션이다. 아트와 패션이라는 실험적인 요소를 많이 가지고 있는 컬렉션.
project bressol (프로젝트 브레솔)
바르셀로나를 중심으로 활약하는 더 젊은 피들의 모임. 여러 디자이너들이 모여서 더욱 다양한 디자인을 볼 수 있었다. 이런 재능이 있지만 어느 곳에서도 주목을 받기 어려운 디자이너들을 위한 컬렉션이므로 보는 이들도 다시 한번 이름이 아닌 실력에 주의 깊게 관찰을 해 볼 수 있다. 값비싼 소재도 좋은 봉재 능력을 가진 기계도 사용할 수 없지만 반짝이는 아이디어와 자유로운 표현은 뒤지지 않는다. 컬렉션의 목적이 상품을 포장해 세일즈 하는 데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차세대들의 등용문으로서도 활용되어야 한다는 좋은 예다.
Taki Seiko (타키 세이코)
디자이너들을 격려한다는 차원에서 실시된 베스트 디자이너 상을 받게 되었다. 데포르마의 세계를 너무 과장되지 않게 차분히 표현해 준 디자이너. 현재 파리를 기점으로 활동을 하고 있다. 가지고 있는 재능에 일본인 특유의 성실함과 친절함까지 겸비해 모든이들에게 인기를 받았다. 지금 패션이 추구하고 있는 “가벼움”을 소재나 스타일에서 완벽하게 표현해 주었다.
Txell Miras (첼 미라스)
완벽한 테크닉, 신선한 스타일, 소재 선택의 탁월함… 스페인의 콤 데 갸르송이라고 패션인들 사이에서의 인기가 최고인 디자이너. 블랙을 주로 사용하고 코디네이트 할 수 있는 아이템을 잘 만드는 재주를 가지고 있다. 한 가지 흠이라면 너무나 완벽해서 어딘지 모르게 버거움이 느껴진다는 점이다. 뭐, 패션 리더들에게는 전혀 문제가 아닐 수도 있지만.
스페인 이광복 통신원
- Copyrights ⓒ 메이비원(주) 패션인사이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