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너 자신을 알라!
수많은 패션 브랜드에서 수많은 옷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모양도 다양하고, 색도 다양해서 보통의 눈으로는 갈피를 잡기 어렵다. 거기에다 유행은 또 얼마나 자주 바뀌는지… 그래서 도시를 꽉 채우고 있는 많은 옷 매장에서 자기에게 맞는 옷을 골라 입는다는 것은 이제 간단한 상거래가 아니라 로또 맞추기 만큼 어려운 선택의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그런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어드바이스 또한 적지 않게 나오고 있다. 대부분 “이런 옷은 어떻다, 저런 옷은 어떻다”라는 말이거나, “이런 옷은 어떤 사람에게 어울리고, 저런 옷은 어떤 사람에게 어울린다”는 식의 암기식 견해들이다.
하지만 정작 옷을 챙겨 입는 데에 중요한 것은 자신의 몸에 대한 이해이고, 그 중에서도 자기의 피부색을 정확히 아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은 자기에게 어울리는 색의 옷을 사기 보다는 자기가 좋아하는 색의 옷을 사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옷은 몸에 바로 밀착되는 것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구매 행위와는 전혀 다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자기가 좋아하는 것보다는 자기에게 어울리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다. 이때 중요한 것은 자신에 대해 아는 것이고, 그 위에 옷과의 어울림을 생성해 나가는 것이다. 피부의 색은 이러한 생성이 시작되는 중요한 시작점이 된다.
인종과 피부색
인종에 따라 피부색이 극명하게 다르지만 같은 인종끼리는 피부색이 비교적 일정한 편이다. 백인의 경우에는 핑크 빛이 도는 아주 하얀 색의 피부가 특징이고, 흑인의 경우 어두운 브라운 색에서 거의 검은 색에 이르는 피부톤을 가지고 있다.
두 인종 모두 피부색의 명도가 아주 높거나 낮기 때문에 옷의 색을 맞추어 입기가 쉬운 편이다. 예컨대 밝은 색의 옷이든, 어두운 색의 옷이든, 중간 정도의 밝기의 옷이든 백인과 흑인의 피부와 강렬한 대비를 이루기 때문에 어떤 옷을 입어도 일단 잘 어울리게 되어 있다. 우리도 만일 백인이나 흑인이었다면 피부색을 골치 아프게 따져 옷을 입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 같은 황인종들은 피부색과 옷의 색을 맞추기가 좀 어렵다.
우선 밝기가 어중간하여 옷의 색깔 톤을 맞추기가 쉽지 않다. 게다가 채도 또한 어중간하여 웬만한 원색들은 소화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우리나라 사람들이라면 특히 자신의 피부색을 최대한 고려하여 옷을 선택해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패션 잡지나 광고 등에서는 거의 백인 모델 위주로 옷이 소개되고 있기 때문에 옷을 바라 볼 때 우리의 피부를 생각하기가 참 어렵게 되어 있다.
사실 서양의 럭셔리한 패션 디자인들을 한국 사람의 피부에 걸치면 아주 이상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옷을 더 잘 보이게 하기 위해서 서양인이나 서양인의 피부에 육박하는 모델들을 쓰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그렇게 제작된 광고나 잡지 기사들을 보면 자연스럽게 서양인의 피부나 몸매를 선호하게 되고, 그런 옷이 어울리지 않는 자신의 몸에 대해서 자신감을 갖지 못하게 된다.
하지만 서양의 옷들은 서양인의 피부색을 고려하여 디자인 된 것이기 때문에 한국 사람들이 입으면 색이 맞지 않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며, 자학(?)할 일은 아니다. 문제는 자신의 피부에 맞추어서 옷의 색깔을 잘 선택하는 주체적인 태도인 것이다.
우리의 피부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피부색의 밝기나 맑기가 좀 애매하기 때문에 같은 옷이라도 색을 맞추기가 상당히 어려운 축에 속한다. 하지만 색을 맞추기 어려운 것과 피부색이 안 좋은 것과는 전혀 다른 문제이다.
우리나라나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의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자신들의 피부색에 딱 들어맞는 옷 색깔들을 이미 오래 전부터 갖추고 있었다. 대표적인 것이 한복이다. 한복은 한국의 여성들이 입으면 누구나 잘 어울린다. 하지만 서양인들이 한복을 입으면 웬지 어색하고 잘 어울리지 않는다. 우리 피부색에 맞추어서 색이 조율되어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피부색에 맞는 옷을 잘 고르려면 한복의 색을 참고하는 것이 좋다.
Warm톤과 Cool톤
그 전에 알아야 할 것이 있다. 바로 피부 톤이다. 우리의 피부는 밝기나 맑기가 중간 정도 쯤 되기 때문에 이런 특징, 저런 특징들이 고루 섞여 있다. 그렇기 때문에 비슷한 피부색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미세한 차이로 옷의 색들이 잘 어울리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럴 경우 피부 톤을 차가운 느낌과 따뜻한 느낌으로 나누어서 접근하면 휠씬 옷의 색을 조율하기가 쉬워진다.
예컨대 비슷한 피부색을 가진 것 같아도 따뜻한 톤의 피부를 가진 한국 사람이라면 따뜻한 느낌을 주는 색의 옷을 맞추어 입게 되면 그렇지 않은 색의 옷을 입은 것보다 훨씬 좋아 보일 수 있다. 같은 빨간색이라도 오렌지에 가까운 옷이나 고동색에 가까운 색의 옷을 입는 것이 유리하다.
파란색이라면 시원한 느낌을 주는 코발트 블루나 바다 색 같은 파란색 보다는 녹색의 느낌이 나는 파란색의 옷을 입는 것이 훨씬 좋다. 하지만 차가운 느낌의 피부색을 가진 사람이라면 차가운 느낌을 주는 색을 맞추어 입는 것이 좋다. 같은 빨간색이라도 분홍색이나 보라색에 가까운 색의 옷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
파란색이라면 앞에서와는 반대로 코발트 블루나 보라색에 가까운 옷을 입는 것이 좋다. 노란색 계통이라면 개나리색에 가까운 노란색 보다는 레몬 옐로우 계통의 노란색이 적합하다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우리 같이 피부색이 그렇게 두드러지지 않을 경우에는 옷의 색을 맞추는 데에 세심한 고려가 필요하다. 거꾸로 피부색을 잘 고려하게 되면 요즘 유행이나 서양 모델이 입었을 때 멋있어 보이는 옷에 좌우되지 않고 자신에게 맞는 옷을 정확하게 챙겨 입을 수 있다.
<다음 호에 계속>
글 최경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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