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랑 살랑 女心 흔드는 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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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원의 미학으로 본 패션 (23)

2009-03-27 오후 5:22:40


봄바람이 분다. 전 세계적 불황 때문에 꽁꽁 얼었던 여성의 지갑도 어쩌면 날씨 때문에 풀릴지도 모를 만큼 계절의 변화는 중요하다. 특히나 길고 추운 겨울이 지나고 따스한 봄바람이 불어오면 다른 어느 계절보다 여심은 흔들린다. 흔들리는 여자의 마음처럼 치마 끝단에 시선이 머문 남자의 마음도 흔들리겠지…




상의와 떨어질 수 없는 치마의 숙명

상의가 어깨에 걸쳐지는 것이라면 치마는 허리에 묶이고 골반에 걸쳐지는 구조물이다. 옷이란 몸과 떨어져 생각할 수 없다는 점에서 이 사실은 대단히 큰 의미를 갖는다. 왜냐하면 치마란 허리를 중심으로 하의를 구성하는데 이 골반에서 떨어질 수 없다는 구조적 제약 때문에 치마의 형태는 지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치마의 가장 간단한 형태는 원통형, 즉 타이트 스커트이다. 사각형의 천을 거의 그대로 동그랗게 말아서 이어 붙이면 거의 원통형에 가까운 치마가 만들어진다. 가장 단순하고 쉽게 만들 수 있는 치마 모양이지만 몸과 더불어 생각해보면 여러 가지 특징이 도출된다.

우선 사람의 다리는 앞, 뒤, 옆으로 자유롭게 움직이는데 반해 이 타이트 스커트를 입게 되면 다리의 움직임이 굉장히 제약된다. 기모노처럼 다리의 반경을 극도로 제약하는 옷을 생각하면 알 수 있듯이, 이런 옷은 여성의 신체를 많이 억압하는 형태라 할 수 있다.

이런 옷을 입게 되면 자연스럽게 움직임이 적어지게 되고, 허리로부터 단조로운 선으로 내려오는 치마의 모양 때문에 단정하고 경직되어 보이게 된다. 보이기에도 그렇고, 실제로도 정적이지 않을 수 없게 되므로 이런 치마는 직장 여성용 정장이나 품위가 요구되는 유니폼 등에 많이 활용되고 있다.

상체에 입혀지는 옷과 함께 생각해 본다면 이 타이트 스커트는 하체를 단정한 H라인의 실루엣으로 만들어주므로 상의에 어떤 화려한 무늬가 들어가든, 어떤 장식이 들어가든, 깔끔하게 정리해 주고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상의의 모양이 화려하고 복잡할수록 전체적으로는 강렬한 조형적 대비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스커트는 손해볼 것이 없다. 그렇게 되면 오히려 상의와 치마가 동반해서 두드러져 보이는 보너스를 얻을 수 있다.

이럴 때는 하체를 감싸는 이 원통형의 심플한 치마가 마치 꽃을 피워 올린 화분처럼 생각되기도 한다. 옷을 매치 할 때는 이런 치마로 아래쪽에서 시각적 무게의 중심을 잡으면서 상의의 화려함을 즐기는 것도 좋을 것이다.

아무튼 이런 타이트 스커트 위에는 아무리 화려한 색이나 무늬가 들어가더라도 얌전하게 마무리 되는 특징이 있다. 스커트의 형태가 단순한 원통형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치마의 가장 일반적인 형태는 밑으로 갈수록 넓어지는 A라인의 스커트이다. 여성스러워 보이기도 하지만 아래 부분이 넓어서 다리의 움직임이 비교적 자유롭다. 허리에 고정되는 부분 말고는 신체를 제약하는 부분이 없으므로 여자들이 가장 많이 입는 스타일이기도 하다.

허리에는 여유가 없고 밑으로 갈수록 퍼지는 플레어 스커트, 허리부터 주름잡아 풍성한 개더 스커트, 좀 더 기계적인 느낌의 주름치마, 허리부분을 납작하게 눌러주면서 장식의 효과를 주는 요크가 붙어있는 요크 스커트 등이 이 범주에 속한다.

이런 스커트들은 각각 배와 허리 뒤에서 엉덩이로 내려가는 부분, 그리고 엉덩이의 실루엣을 만드는 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에 각각의 스커트들이 어떤 특징을 가지는지를 기본 교양으로 알아두면 좋다.

하지만 기본 라인은 동일하다. 허리는 조이면서도 엉덩이 밑으로는 치마가 풍성하게 퍼지므로 상의는 몸에 좀 달라붙는 것으로 입게 되면 자연스럽게 섹시한 X라인의 실루엣을 만들 수 있다. 스커트 밑이 좁은 형태는 앞서 살펴본 것처럼 다리의 움직임을 크게 제약하기 때문에 그리 흔하진 않다.

하지만 엉덩이 쪽에 여유를 많이 주어 주름을 잡고 밑단은 타이트스커트처럼 여유를 적게 주는 스커트가 있다. 입고 다니기는 불편하지만, 스커트 아래 부분이 좁고, 그 위 엉덩이 부분이 넓어 보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요즘 여자들이 좋아하는 S라인이 살아 움직이게 된다. 따라서 여성스러움을 돋보이게 하고 싶을 때, 섹시해 보이고 싶을 때 이런 스커트들을 활용하면 허리는 가늘어 보이고, 엉덩이는 글래머로, 다리는 아래로 길게 쑥 빠져 보일 수 있다.

한편 튤립 스커트, 페그톱 스커트로 불리는 스커트들을 좀더 S라인을 강조해서 입고자 한다면 상의를 좀 몸에 달라붙게 입어주면 허리가 가늘어 보이고 엉덩이 부분이 강조되어서 좀 더 섹시해 보일 수 있다.

이 외에도 아방가르드한 형태로 유행했던 벌룬 스커트, 밑단을 둥근 형태가 아닌 사각형으로 재단하는 행커치프 스커트, 인어공주를 연상시키는 머메이드라인 스커트 등을 잘 선택한다면 자신의 개성을 한껏 드러낼 수 있을 것이다.

단, 이런 치마들은 형태가 독특하기 때문에 사람들의 시선을 아래쪽으로 가게 만든다. 이럴 때는 치마가 주인공이 될 수 있도록 상의를 단순하고 깔끔하게 매치해 주면 과하지 않으면서도 ‘옷 잘 입는다’는 소리를 듣게 될 것이다.

이처럼 치마는 상의에 비해서 단순해 보이지만 알고 보면 그 속에도 다양한 형태들이 있기 때문에 각 치마의 형태마다 다양한 느낌들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각 치마의 조형적 성격을 잘 이해하면서 입어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특히 상의와 관계를 생각한다면 치마의 모양은 좀 더 신중하게 이해되고 결정되는 것이 좋고, 원하는 효과에 따라서 구조적으로 매치해주어야 원하는 패션 스타일의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다음 호에 계속>



글 최경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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