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街는 톡톡 아이디어 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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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비즈 현장 르포

2009-02-09 오전 10:45:34




현재 무엇이 가장 ‘핫’한지 알고 싶다면 젊음과 낭만이 넘치는 대학가로 가보라. 대학생뿐 아니라 중·고생들까지 언제나 새로운 것, 화젯거리를 찾는 이들이 자연스레 모여들어 흥겹게 즐길 수 있는 문화공간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아무리 경제가 어려워도,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아도 신나는 곳 앞에 ‘줄지어’ 기다려서라도 반드시 즐거움을 맛보고 만다. 또한 그것이 과연 튼실한 기업의 야심작인지, 아니면 단순한 개인의 반짝이는 아이디어인지 출처를 그다지 가리지 않는다는 것도 이 젊은 소비층의 특성이다. 불경기일수록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의 젊은 층을 노려야 한다고 유통업계가 부르짖는 것도 바로 그 이유다.

앞으로 소개할 매장은 대학가에서 남다른 사고를 갖고 있는 개인이 오로지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망설임 없는 추진력으로 승부,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는 곳이다. 영세한 이 점포들이 ‘상대적으로 경기를 타지 않는 것’도 한 번 와본 사람을 중독시킬 정도의 강력한 콘셉과 운영방식으로 바이러스처럼 소비자를 확산시켰기 때문이다.







대학로에 위치한 ‘더 스키 앤 커피’는 ‘뉴스쿨 스키’라는 장르를 차와 함께 전파하는 공간이다. 2010년 캐나다 동계 올림픽 시범 종목으로 채택된 뉴스쿨 스키는 해외에서는 이미 스노보드 보다 큰 인기를 끌고 있는 프리 스타일 스키다.

뉴스쿨 “마니아”이자 프로 선수인 3인방이 만든 이 곳은 자체 스키 강좌 및 캠프 등의 이벤트를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3인 중 최소 한 명은 컴퓨터 앞을 지키며 실시간 채팅 ‘스키 상담’을 받으며 시공을 초월한 뉴스쿨 스키 알리기를 실천하고 있다.

이 커뮤니티는 스키라는 스포츠 특성상 장비 선택 및 구입에도 전문적 지식이 요구되고, 대형 스키 매장이나 스키장에서는 ‘구입 부담’ 때문에 편안히 상담 받는 데 어려움을 겪는 스키 초심자와 보다 앞선 정보를 찾는 마니아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또한 카페 전체에 스키 장비와 스키복을 전시 판매하고, 책자 및 영상을 통해 차를 마시러 온 고객들이 자연스럽게 뉴스쿨을 접하도록 분위기를 조성했다.

여름에는 스키 관련 사진 전시회를 열어 시원한 분위기 연출 및 호기심 자극이라는 일석이조의 효과까지 거두고 있다. 또한 2010년 동계 올림픽에 출전하는 하명준 선수를 후원하고 있다.

온라인 상에서도 충분히 운영 가능할 텐데 굳이 큰 비용을 부담하며 대학로에 오프라인 매장을 연 이유에 대해 전종성 실장은 “문화예술인의 거리 대학로를 시작으로 누구나 스키 문화를 커피 한잔, 공연 한 편처럼 즐길 수 있게끔 이끄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전했다.





코를 찌르는 소독 냄새 대신 향긋한 커피 향이, 차가운 하얀 벽 대신 낡은 풍금 등 앤티크 소품이 가득한 ‘꿈 같은 병원’이 있다. ‘일반의’라는 뜻의 제너럴닥터는 간호사 대신 고양이가 손님을 맞고, 동네 형, 누나같은 의사 선생님들이 따뜻한 시선으로 아픈 곳을 진단해주는 병원이자 카페다.


이를 설립한 김승범 원장은 제너럴닥터는 “정말 많이 아프게 된 뒤 할 수 없이 찾아가 이유도 모른 채 주사 한 대 맞고 처방전만 받아 나오는 병원이 아닌, 아프지 않을 때도 즐거운 마음으로 찾아가 차를 마시거나 친구를 만나기도 하는 곳”이라 언급했다.

제너럴닥터에는 일상과 의료의 구분도, 의자와 환자의 이분법도 없이 삶의 연속선상에서의 의료, 일상 속에서의 의료 모델을 추구한다. 지난 2007년 5월 개원 당시 주변의 시선은 그다지 곱지 않았다. ‘돈 많은 집 아들이 세상 물정 모르고 차린 게 아니냐’는 평이 많았다.

그러나 실제 김 원장의 부모는 아직 전세집에 살고 있으며, 꿈을 위해 은행 대출을 받아야 했다. 그리고 1인당 최소 30분 이상, 하루 20명 이내로 진료 예약을 받는다는 철칙을 지키다보니 수익구조가 맞지 않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카페를 겸하게 됐다.

처음에는 아무도 몰라 사람이 없었지만 우연히 들른 손님이 다시 손님을 부르는 식의 대학가 소문을 타고 꾸준한 매출 상승세를 기록, 지금은 ‘제너럴닥터 외에 다른 병원은 못 가겠다’는 손님이 줄 설 정도가 됐다. 또한 지난해 초부터 정혜진 의사가 합류, 더 탄탄한 진료 서비스를 해 주기 시작했다.

매장 안에는 매달 새로운 작가의 작품을 전시하고 다양한 서적과 보드 게임, 무선 인터넷을 구비하여 영감을 위한 나만의 작업실로 이를 이용하는 작가, 크리에이터의 발길도 잦다. ‘사탕이 붙어있는 소아용 압설자’ 등 인간을 위한 의료 디자인까지 하고 있는 김승범 원장은 “제너럴닥터를 기반으로 보다 다양한 방법으로 환자와 소통할 수 있는 병원을 만들어가겠다” 는 포부를 밝혔다.





홍대 골목 구석구석을 돌다 ‘훅끼씨의 333-1입니다’라는 장난스런 간판에 걸음을 멈춘다. 누군가의 번지수? 도대체 무엇을 하는 곳 일지 궁금해 문을 열어보는 이 아기자기하고 아담한 공간은 훅기씨와 그의 친구들이 운영하는 작업실 겸 카페다.

전문 작가들이 강좌를 열고 이들이 직접 만든 키홀더, 그릇, 엽서, 귀걸이, 토이 라이터 등의 작은 소품도 판매한다. 물론 편안히 차 한 잔만 마셔도 된다. 이 공간의 모든 것은 이용하는 사람들에 의해 결정되고 움직인다. 가령 우연한 기회에 가게를 찾은 손님이 인연이 되어 강좌 선생님이 되기도 하고, 강좌에 참가한 손님이 여기서 만든 자신의 작품을 진열했다가 이를 원하는 다른 이에게 팔기도 한다. 매달 요일 별로 이 곳에서 열리는 강좌도 계속해서 바뀐다.

홈페이지(www.hooky.co.kr)를 통해 강좌내용을 확인해 볼 수 있다. ‘직접 만드는 모든 것’이 자유롭게 원활히 소통되는 진행형 공간, 누가 주인인지 누가 선생인지 또 손님인지 할 것 없이 모두가 함께 하는 곳이 바로 333-1이다.





‘여성이라면 누구나 한 순간이라도 공주가 되길 원한다’는 단순한 아이디어로 시작된 ‘프린세스 다이어리’는 2004년 이대점을 첫 오픈한 이래 벌써 3호점까지 확장하는 성공을 거뒀다.

의상 디자인을 전공한 사장이 직접 꾸민 판타지 공주풍 공간에서 웨딩, 파티, 한복 등 다양한 디자인과 사이즈의 드레스 50여벌을 맘껏 입어보는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남자 친구는 턱시도를 입어 커플을 연출할 수 있고, 옷을 입은 채 공주의 소파에서 우아하게 다과를 즐기며 자유롭게 사진도 찍을 수 있다. 사진은 가져온 카메라로 찍어도 되고 촬영 요청을 해도 된다.  또한 앨범과 달력·액자 주문 제작 패키지를 신청하면 소중한 순간을 오래오래 간직할 수 있다.

13cm 힐의 웨딩 슈즈, 옷 맵시를 다듬어주는 체형 보정 속옷 등 섬세한 배려가 여성들을 더욱 공주답게 만들어준다. 30분이든 1시간이든 “공주”가 되어보지 않고서는 그 기분을 모른다고!!





건대 입구에 위치한 ‘왕의 남자’는 빛이 차단된 암흑 속에서 시각을 제외한 다른 감각들을 이용하여 코스 요리를 맛 볼 수 있는 공간이다.

유승훈 사장은 “어둠은 자기 자신을 보여주는데 아주 친숙한 친구이자 환경”이기에 왕의 남자에서 일반인이 시각 장애를 직접 체험하고, 특별한 만찬을 즐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철저한 예약제로 운영되며 예약시간 5분 전까지 반드시 도착, 체크인 수속을 밟아야 한다. 이는 사전에 빛이 나오는 모든 고객의 소지품을 별도 보관시키고 영화관처럼 동시 입장, 동시 퇴장시켜 어떤 경우에도 불상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가장 저렴한 코스 요리가 2만9000원이고 시간 약속을 못 지킬 경우 환불없이 퇴장, 입장 후 화장실 출입엄금이라는 엄격한 규율하에 운영됨에도 이 곳은 예약이 넘치고 추운 날에도 대기 행렬을 이룬다. 처음에는 어색해도 대부분의 고객이 음식을 남기지 않고 맛있게 먹는다는 후문이다.





‘인간은 누구나 우주 속의 영물이며, 일상 생활 속에서 잃어버린 빛을 우주 체험을 통해 되찾는다’는 심오한 콘셉의 오아이는 카페 겸 클럽 파티, 시 낭송 등 이색 이벤트 공간이다.

테마 파크에 온 듯 미로와 같은 어두운 조명의 동굴로 신발을 벗고 들어가면 몽환적인 음악과 분위기에 자신도 모르게 취해버려 시간을 잊는다. 보다 개인적 공간을 원하는 친구들끼리 연인들끼리 진지한 이야기를 나누거나 자신만의 파티도 열 수 있다. 특히 독특한 체험을 원하는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 편이다.

오아이는 여름에는 바닥에 물을 채워 이를 뿌리며 즐기는 ‘물 파티’가 열리며 할로윈에는 특별히 붉은색으로 단장하는 등 이벤트 별로 다양한 모습으로 변신한다. “처음에 왔을 때 너무 어둡고 괴기스러워 당황스러웠지만 결국 그 독특한 매력에 빠져들어 단골이 되었다”는 손님의 말도 전해들을 수 있었다. “음악과 영상, 패션, 파티 등 다양한 문화 코드를 통해 보다 더 인간적이고 우주적 에너지를 모두와 함께 나누는 것”이 오아이가 추구하는 바다.

<인턴기자: 건국대 의상학과 4학년 김보미·최윤선>



 



최의정 기자
cej@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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