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위기 불구 관람객 넘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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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벨레스 마드리드 패션위크’ 2009 S/S 컬렉션

2008-11-14 오후 5:26:28


컬렉션하면 다음 시즌의 트렌드를 알려주기 위해 많은 디자이너가 일정한 기간을 정해 패션쇼를 개최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최근의 컬렉션은 가장 중요시 여기는 “트렌드 전달”이라는 역할을 제대로 다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트렌드라고 컬렉션에 소개되고 있는 옷들은 이미 자라나 망고, H&M 등의 빅 브랜드들의 매장에 한 시즌 앞서 진열되기 때문이다.

지금 컬렉션이 갖는 가장 큰 의미는 디자이너의 이미지를 어필할 수 있는 쇼라고 표현하는 것이 적합할 듯 하다. 쇼의 규모도 웅장해지고 즐거움과 놀라움을 선사하는 엔터테인먼트 성격을 띄고 있기 때문이다.

존갈리아노나 샤넬의 쇼를 보면 패션쇼가 아트의 한 장르를 차지할 날이 멀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서곡과 같은 느낌을 갖게 된다. 쇼장의 인테리어나 메이크업, 음악도 뮤지컬 이상의 스텍터클함을 보여주기도 한다.

사실 쇼장에 모인 관람객은 정작 그날의 주인공인 패션 보다는 그 이외의 것들에 놀라움과 감탄을 금치 못할 때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다보니 “디자이너가 아티스트 누구누구와 손잡고 설치 예술…”이라는 타이틀이 뜰 날도 멀지 않은 것 같다.

“Pasarela Cibeles” 라는 마드리드를 상징하는 시벨레스의 이름을 따서 컬렉션이 시작된지 벌써 23년. 1년에 두 번씩 행사가 치뤄진다고 하면 벌써 46회째 진행되고 있는 결코 짧지 않은 세월이다.

늘 파리와 밀라노의 그늘에 있었지만 역동성만큼은 뒤지지 않았던 이 쇼는 1990년대 중반 스페인 디자인의 신선함이 풍미를 해 아돌프도밍게스나 시빌라와 같은 디자이너가 거물 디자이너로 스페인을 넘어 일본에서도 이름을 떨치고 있고, 쿠스토 바르셀로나나 조셉폰트, 아가다 루이스 데 라 프라다와 같은 디자이너는 지금도 스페인이 아닌 외국에서 더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20여 년 동안 마드리드 컬렉션의 상징이 되었던 “Pasarela Cibeles” 가 새롭게 단장된 이름으로 이미지 체인지를 꾀하고 있다. 세계적인 전시회로 발돋움을 희망하는 마드리드 컬렉션은 패션위크의 네임이 대세인 만큼 시벨레스라는 이름을 버리지 않고 ‘시벨레스 마드리드 패션위크’라는 이름으로 새 막을 열었다.

막이 오르자 마자 전해지는 경제 위기에 침울할 것으로 예상했던 쇼장은 매일 관람객으로 빽빽히 들어차는 등 진풍경을 자아냈다. 특히 오후 시간에는 앉을 자리가 없어, 서서 쇼를 관람하는 일이 예사가 돼 버렸다.

시벨레스의 명성이 경제위기와는 관계없이 차곡차곡 쌓여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듯 했다.


320만 유로(54억4000만원)라는 예산이 지원되는 마드리드시의 지지도 매우 뜨겁다. 마드리드 시장은 "패션은 문화이자 노동력 창출의 보고"라며 소흘히 할 수 없는 분야라고 언급해 많은 디자이너들의 사기를 진작시키기도 했다.

시벨레스의 50여명 디자이너와 EGO라는 16명의 젊은 디자이너들은 컬렉션이 진행되는 5일 동안에 70여개의 빡빡한 스케줄을 소화해야 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잘 나간다는 티파니, 오스카데라렌타, 마크제이콥스 등의 럭셔리 브랜드들도 마드리드에 론칭을 하고, H&M은 올해 스페인에 5개의 매장을 새롭게 오픈하는 등 스페인 투자에 많은 기업과 디자이너들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이렇듯 많은 기업들이 이곳에 진출하는 이유는 수요가 있기 때문이다. 왕족과 귀족들이 여전히 존재하고 파티로 주말 밤을 새우는 이곳은 유럽 최저 학력의 범인이 바로 주말밤의 나들이라는 미움을 받을 정도로, 파티나 모임 참석 횟수가 많은 편이다.

청바지를 입고 모이는 자리가 아닌 엘레강스하게 차려입되 예의와 격식을 차려 입어야 한다는 파티에 대한 국민성 때문에 경기가 위축되는 것과는 별개로 활발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한국에서는 다소 생소한 디자이너이지만 스페인에서는 지명도가 꽤 높은 디자이너부터 유럽까지 이름을 내고 있는 디자이너를 소개한다.





아이란토


여성스럽고 도회적인 디자인으로 신인을 벗어나 중견의 자리로 접어드는 아이란토는 컬러풀하고 가벼은 느낌의 콘셉으로 확고한 라인을 지켜가고 있다. 북아프리카의 모로코를 배경으로 80년대 도회 여성을 재인식시켜준 이번 컬렉션은 그 시대를 사랑하는 쌍둥이 디자이너가 컬렉션 때마다 트렌드를 가미해 80년대와 접목시는 디자인을 주로 선보였다.

이번 시즌은 수퍼 포지션과 앞은 직선이나 뒤에 많은 볼륨을 넣은 디자인으로 뒷모습을 강조했다. 모로코의 분위기와 어울리게 볼륨을 준 실루엣에 팬츠나 스커트의 햄 라인을 조인 하렘스타일을 보여줬다. 전체적으로는 소재가 패치워크 풍의 프린트물로 컬러 매치가 아름답고 오토만 린넨, 머슬린, 보알레 면 등 자연소재를 주로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아마야 아르수아가

대학졸업과 동시에 자신의 이름을 딴 브랜드를 론칭한 이 디자이너는 현재 14년째의 베테랑으로 미래주의 드레스를 가장 잘 소화해내는 아방가르드 디자이너로 꼽힌다.

오랜 기간 니트 회사를 경영해온 가족 회사보다 더 유명하게 된 것은 디자인 때문으로, 입체감있는 디자인과 아이디어로 현재 스페인을 대표하는 젊은 디자이너로 꼽히게 했다. 경직된 느낌의 드레이프와 파이버 섬유를 그대로 사용해 눈에 익은 실루엣은 찾아 보기가 힘들다.

컬렉션이 다음 시즌의 트렌드를 알려주는 역할을 하는 것 보다 디자이너의 이미지를 각인시켜주는 역할이 더 강하다면 아마야는 매우 성공한 디자이너라고 할 수 있다.

아마야의 건축학적인 디자인은 보는 이들에게 확실한 이미지를 입력시키기 때문이다. 샤이닝 소재를 많이 사용해 아방가르드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이 디자이너는 화이트나 애시드계의 컬러를 사용해 신선한 느낌을 주고 있다.


안드레 사르다

유럽의 이너웨어와 수영복 업계에서 유명한 안드레사르다는 1962년 설립한 스페인 이너웨어 회사였으나 벨기에에 매각 됐다는 소문. 그래도 디자인은 원 주인이었던 안드레사르다의 딸 누리아 사르다가 맡고 있다.

화려함과 독특함, 고급스러움을 잘 표현하고 있는 이 브랜드는 RISK, UNIVERSITY 브랜드와 함께 안드레 사르다에서 같이 전개되고 있다. 그 중 가장 고급스러운 안드레 사르다는 요정을 이번 컬렉션의 주인공으로 정해 불과 숲, 물, 바람 등을 묘사해 내고 있다. 님프 세계의 후광을 상징하는 머리 장식과 신비로운 분위기의 스테이지로 단순한 이너웨어 컬렉션에 재미를 주었다.

비키니만이 아닌 트리키니의 인기로 달아있는 지금, 과연 모자이크 조각 같은 트리키니가 해변을 장악하게 될 것인지 주목되고 있다.


데보타 & 롬바

패션뿐 아니라 키친, 카펫, 시계, 옛집을 복원하는 인테리어 디자인과 학용품까지 디자인력을 발산하고 있다. 세벨레스는 20여년 동안 참가하고 있다. 도시 여성의 깔금하고 세련된 멋을 추구하고 있는 디자이너가 내년 시즌을 위해 제시한 트렌드는 ‘드레이프’. 불규칙한 스커트의 햄 라인을 따라 역시 불규칙하게 셔링을 잡아 주었다.

애매한 회색과 핑크의 이중색은 세련의 극을 달리고 있다. 드레스의 중앙에서 잡아진 방사 셔링은 깊이 파인 앞 라인과 더불어 산뜻한 분위기를 전달해주고 있다.

모든 드레스가 가로로 프리츠된 칵테일 드레스와 언밸런스 네크라인을 가진 미니 드레스로, 모두 드레이프와 무관하지 않은 드레이프 천국을 보여준 컬렉션이다.


하니발 라구나

베네스엘라 출신의 이 디자이너는 드레스에 매우 강하다. 거의 오뜨 꾸튀르와 같은 생산 라인을 가지고 있고 캐주얼이 없는 관계로 대중적인 인지도는 없으나 파티에서는 매우 잘 알려져 있다. 특히 섹시하고 우아한 드레스는 그 중 돋보이는 그의 강점. 빅토리아 베컴도 단번에 그의 손님이 되어버릴 정도로 디자인력이 뛰어나다.

은은한 펄 효과를 내는 소재가 주로 사용되었고 가슴에 강조된 액세서리가 펄 소재의 우아함을 잘 표현해내고 있다. 햄이 둥글게 모아진 실루엣과 커다란 리본에 주목 된다.

훼미닌을 화끈히 보여주는 디테일은 그가 가진 재능 중 하나. 웨딩계에서 그의 이름이 특히 눈에 자주 띄는 것도 그의 훼미닌이 잘 발휘되기 때문이겠다.


마리아 라 후엔테

일본의 에도를 콘셉으로 컬렉션을 전개시켰다. 서양인의 동양 이해는 우리가 이해하는 서양에 비해 많이 희박하다. 그래서 어떤 경우에는 이런 희박한 이해력에서 나온 동양을 그리려 하는 디자인이 매우 기발할 때가 있다. 이번에 디자이너가 보여준 동양의 이해가 그 좋은 예다.

중국의 동자머리와 넓은 소매 V자로 깊게 판 네크라인. 분명 뭔가 동양을 넣으려고 했는데 결국 엑소틱한 퓨전으로 자리매김을 했다. 8자의 실루엣과 여기저기 늘어져 드레이프가 되어버린 포켓이 매우 재미있다. 화이트가 톤을 다양화하면서 사용되었다.

시벨레스에는 6시즌 참가중인 아직 신인 디자이너. 대담한 디자인과 소재 사용으로 조금씩 눈에 익기 시작한 디자이너다.


미겔 팔라시오

이미 중견인 디자이너 왕자비가 많은 모임에서 그의 옷을 입고 나오고 나서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대중적인 캐주얼 라인이 아직 없지만 국내에서는 거의 첫 손가락을 꼽는 사람이 많을 정도로 인기가 있다. 귀족용 패션이라고 할 정도로 상류급 사람들이 애용하는 디자인 브랜드로 물론 가격도 귀족적이다.

이번 컬렉션의 포인트는 불규칙 셔링. 가금, 혹은 웨이스트, 배 부분에 불규칙적인 셔링을 장식대신 잔뜩 메워주고 있다. 언밸런스 숄더 라인이나 네크라인, 좌우 비대칭 실루엣 등. 해체된 패턴이 이번 컬렉션에서 많이 보인다. 약간의 변화로 큰 눈길을 끌게 하는 것이 그의 장점.

2007년 사라고사 엑스포의 스페인 파베욘의 유니폼 콘테스트에서 우승을 하기도 하고 많은 국내 잡지에서 우수 디자이너로 선택되기도 한 디자이너다.


니콜라스 바우데레트

라크로와 디올, 코티에르에서 일을 한 경험으로 스페인의 가죽 전문 브랜드 ‘엘 카바죠’(타는 말을 가리킴)와 지금 2시즌째 디자인을 하고 있다. 가죽 제품뿐 아니라 패션을 새로 론칭해 브랜드를 알려보자는 취지하에 프랑스 디자이너 니콜라스와 계약을 하게 된 것이다.

니콜라스는 라크로와의 영향으로 스페인 음악이나 무용에 관심이 많아 그 점을 인정받아 엘 카바죠와 일을 하게 된 것이다.

엘 카바죠는 중고가의 백, 지갑 등 액세서리를 생산해 오던 곳. 오랜 디자인 경험으로 가죽과 좋은 매치를 이루는 디자인을 전개해 주었다. 화이트, 블랙 등의 무채색에서 레드나 블루 등 원색이나 베이지 등의 중간색을 적당히 컴비네이션하면서 여름의 시원함을 잘 표출해 주고 있다.

가죽에서 강한 스페인과 디자인에서 그 못지않은 프랑스가 결합된 완성품이 컬렉션 곳곳에서 캐치되고 있었다.



스페인 이광복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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