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 서인영도, ‘댓걸’ 이효리도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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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9-16 오후 1:10:16

8등신의 열쇠, 다리
서인영도 이효리도 입었다! 하이웨이스트 미니 쇼츠. 풀어서 설명하자면, ‘허리선이 높은 매우 짧은 반바지’가 되겠다. 그 때 그 시절 일명 배바지로 불리던 이 요망한 옷이 가장 트렌디한 스타들의 잇 아이템(it item)이 되어 돌아왔다.
왜 돌아왔을까?
그리이스의 조각가 폴리클레이토스는 자신의 저작 카논(Cannon)에서 “머리가 전신의 약 7분의 1을 차지할 때 가장 아름다워 보인다”고 했다. 리시포스라는 조각가는 지금은 상식이 되어버린 8등신론을 주장했다.
머리 크기는 8등신 미학의 시작일 뿐, 8등신의 아름다움은 기나긴 다리에서 진정 완성된다. 작은 머리, 그것보다 조금 더 긴 상체, 그것보다 조금 더 긴 다리. 이렇게 8등신에서는 길이에 가속도가 붙으면서 다리는 실제보다 훨씬 길어 보이고, 키도 더 훤칠해진다. 롱다리를 좋게 보는 것은 조형적으로 꽤나 합법적(?)이다.
하지만 짧은 다리는 이 모든 것들을 일시에 뒤집어 버린다. 머리가 아무리 작아도 소용없다. 상체보다 짧은 다리는 신체 길이의 변화에 가속도를 붙이기는 커녕 브레이크를 밟아버린다. 다리를 훨씬 더 짧아 보이게 하고 키를 더 작아 보이게 만든다. 다리는 그야말로 몸매를 푸는 열쇠다. 그러니 긴 다리를 타고난 사람들은 일단 하느님의 축복에 감사할 필요가 있다.
한데 하느님의 축복을 살짝 비켜간 지구상의 대부분 사람들은 슬기롭게도 부족한 축복을 옷을 통해 보완해왔다. 사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옷은 비바람이나 막고, 피부를 보호한다는 수준을 넘어서서 신체의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극대화하는 짐을 짊어지고 있었다.
허리선이 엉덩이 위로 좀 올라가있고, 풍성한 치마를 가진 유럽의 고전적 드레스나 치마가 저고리 밑단에서 바로 시작하는 한복은 하체를 길어 보이게 한다는 점에서는 다투지 않는다.
다리 길이가 어떻게 보이는가 하는 문제는 현대에 들어와서 특히 민감한 사안으로 부각된다. 옛날 사람들보다 요즘 사람들의 미적 감각이나 더 뛰어났거나 예뻐 보이려는 자의식이 더 강해져서 일까? 아니다. 원인은 샤넬에 있다.

숨길 수 없는 다리 길이
샤넬을 전후로 활동했던 20세기 초기의 패션 디자이너들은 기능성을 제외하고는 옷에 있는 모든 군살들을 빼버렸다.
옷을 윗도리, 아랫도리 두 쪽으로 나누었다. 입고 벗기 편하게 하기 위한 조치였다. 덕분에 풍성한 치마에 감싸였던 다리는 숨을 곳을 잃게 되었고, 다리의 길이나 몸 전체의 비례는 하의의 허리선 아래로 선명하게 노출 되었다.
더욱이 바지나 치마의 허리선이 몸의 비례를 반으로 나누다 보니, 바로 그 아래에서 시작하는 다리 길이는 길어 보이기 어렵게 되었다. 그러니 현대인-서양 사람들에 비해 불리한 신체조건을 가진 우리는 더욱더-특히, 현대 여성들에게 다리 길이는 무척 신경 쓰이는 문제가 되었다. 하지만 숨길 곳 없어진 다리 길이를 짧아 보이지 않게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현대 패션이 어렵게 찾은 방법은 비례의 착시 효과였다. 바지나 치마의 허리선이나 끝자락을 교묘하게(?) 조정하여 다리를 길어 보이게 하는 것이다. 그간 현대 패션에서는 수많은 착시효과들이 시도되어왔는데, 대개 유행이란 이름으로 떴다간 지곤 하는 스타일들이 알고 보면 다 그러한 것들이다. 예컨대 배 바지, 배꾭 티, 하이레그 등은 그저 하나의 유행하는 스타일로만 보이지만 그 뒤에는 다리를 길어 보이게 만드는 각기 다른 전략들이 포진되어 있다. 그냥 유행하는 것이 아니다. 서인영의 배 바지 뒤에도 만만치 않은 착시효과의 전략들이 녹아있다.

다리를 길어 보이게 하는 착시의 미학
이미 브리트니 스피어스가 퍼뜨린 로우 웨이스트 라인에 익숙해져 버린 세대에게 바지는 배를 드러내고 골반부터 시작한다는 선입견이 있다. 서인영의 배 바지는 우선 이런 선입견을 잘 이용하고 있다. 그러니까 로우 웨이스트의 허리선에 익숙한 눈들이 하이 웨이스트 즉, 배 바지를 보게 되면 배 바지의 그 높은 허리선을 그대로 다리 길이에 반올림하여 합산하게 된다. 로우 웨이스트에 잠식당한 인식들

글 : 최경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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