얄팍한 디자이너들…뒷돈 요구·걸핏하면 클레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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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02 오후 2:43:25

동대문 봉제 업체들이 휘청거리고 있다. 중국 등 인건비가 저렴한 해외로 오더가 빠지면서 일감이 줄어든데다, 그나마 있는 일감조차 업체들의 단가 인하 요구로 마진 폭이 줄면서 공장 운영에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여기에 최근 들어서는 디자이너들이 다양한 형태로 뒷돈 요구를 해오고 있을 뿐 아니라, 오더가 일정하지 않아 비효율적인 인력 운영으로 인한 로스로 경영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 패션인사이트는 이번 호부터 3회에 걸쳐 동대문 봉제 현장의 최근 동향과 문제점에 대해 다룬다. <편집자주> 디자이너들의 불건전한 거래관행이 최근들어 부쩍 늘면서 동대문 봉제업체들이 냉가슴을 앓고 있다. 오더를 미끼로 뒷돈이나 리베이트를 요구하는 불건전 관행이 한동안 잠잠하다가, 최근들어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기 때문. 뿐만 아니라 오더를 끌어오는 조건으로 일정기간 샘플 제작 등을 무상으로 해달라고 요구하는가 하면, 일부에선 직원 회식비 등 지극히 개인적인 비용까지 업체에게 전가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추태는 주로 동대문 지역 디자이너 사이에서 나타나고 있다. 창신동에서 데님 공장을 운영하는 A 사장은 “거래하는 한 동대문 디자이너로부터 리베이트를 주면 새로운 오더를 주겠다는 요구를 받았다. 생각 같아서는 안 받고 안 하고 싶지만 그럴 수 없어 고민이다”고 말했다. 회사 차원에서 이뤄지던 과거와 달리 리베이트 등 뒷돈 요구 관행이 최근에는 디자이너 개인 차원에 이뤄지고 있다는 것도 문제다. 거래 안정을 위해 뒷돈 요구를 들어준다 해도 디자이너 이직 시는 이조차 담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디자이너들의 뒷돈 요구는 봉제 공장 뿐 아니라 원단이나 부자재, 라벨 구입 시 가리지 않고 광범위하게 진행되고 있다. 최근 이러한 뒷돈 요구를 받았다는 한 부자재 업체 사장은 “뒷돈 요구는 이전에도 다양한 형태로 존재해 왔다. 하지만 한동안 잠잠했는데 최근들어 다시 기승을 부리는 것”이라며 “현재는 일부 문제 있는 디자이너들이 주도하고 있지만, 경험한 바에 따르면 초장에 이러한 관행이 근절되지 않으면 업계 전체로 급격하게 확산된다”고 우려했다. 내셔널 브랜드 디자이너들과의 관계에선 문제 발생 시 책임을 전가하거나 업계 현실을 무시한 일방적인 요구와 일처리 때문에 붕제 공장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샘플이나 작업지시서를 자의적으로 해석해 문제 발생 시 봉제 공장에 일방적으로 책임을 전가하는 것. 특히 이러한 일로 납기가 지연되거나 불량품이 발생하면 이 비용조차 봉제 공장에 떠넘기고 있는 것이다. 한 봉제 공장 사장은 “봉제 공임이라 해도 기껏해야 개당 2000원인데, 이러한 비용까지 부담하면 뭐가 남겠냐”며 “최근에는 공임 단가나 납기까지 일방적으로 정해 어려움이 더 가중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디자이너들의 불건전 관행이 기승을 불릴 조짐이 보이자 이에 대한 대응책 마련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차경남 동대문봉제협회 사무총장은 “문제가 있는 디자이너와 업체에 대한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회원사 간에 공유해 이들과의 거래를 사전에 막고 있다”며 “하지만 오더가 아쉬운 공장 입장에서 이들 오더를 기피할만큼 여유가 없어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박찬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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