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판 가격 혁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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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제라는 새로운 환경 속에서 글로벌 브랜드들이 촉발시키는 혁명

2007-02-15 오후 5:04:29

“솔직히 내 사업을 관두고 싶을 정도의 충격이다. 정말 놀라운 가격이다. 국내에선 누구도 당분간 쫓아갈 수 없는 대단한 노하우다.” 지난달 24일 서울 이대 상권에 문을 연 「후아유」매장을 둘러본 한 업체 최고 경영자의 반응이다. 10만원이면 머리 끝부터 발끝까지(아직 신발은 없지만) 치장할 수 있는 가히 혁명적인 가격에다 쇼핑하기 좋게 잘 꾸며진 매장 공간, A&F의 매장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분위기지만 베이직 상품 위주로 국내 시장 여건에 맞게 재구성한 상품구색, 계산을 하기 위해 길게 늘어선 줄. 경쟁자라면 최소한 하루 이틀 밤 정도 잠을 이루지 못했을 것이다. 물론 “컬러만 좋지 품질은 별로다.” “너무 싸구려 티가 난다”는 혹평도 있다. 이랜드그룹의 옛 이미지를 바탕에 깔고 애써 깍아내리려는 경우이거나 지엽적인 관찰에 의한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매장을 찾는 소비자들의 입에서도 ‘예쁘다. 좋다. 싸다’는 이야기가 터져 나온다. 「스포트리플레이」에서 5만원, 「지오다노」서 2만9천원하는 체크무늬 면남방이 「후아유」에서는 1만7천원이다. 바로 옆 명동의류에는 2만원이 붙어있다. 명동의류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옷을 싸게 파는 곳 가운데 하나다. 이랜드 박성수 회장은 현재「후아유」 가격을 고수하라는 엄명을 내렸다는 후문이다. 패션상품의 가격에 대한 일대 혁명이 일어나고 있다. 「갭」 「자라」 「H&M」 「유니크로」등 미국, 유럽, 일본에서는 일반화되고 있는 가격혁명이 국내에서는 올 봄 「후아유」 오픈을 계기로 서막이 올려지고 있다. 80년대 중후반 ‘중저가’ 바람 이후 가장 큰 변화의 바람이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높은 유통비용과 재고비용을 판매가에 그대로 전가시켜온 브랜드와 백화점은 앞으로 2000년대판 가격혁명에 홍역을 치를 것으로 전망된다. “80년대 후반 90년대 초반과 같이 일시적인 흐름으로 끝날 것이다. 패션이라는 것이 돌고도는 것 아닌가? IMF를 넘어서 경기가 호전됨에 따라 다시 고가 시장이 활기를 띌 것이다. 가격혁명은 일부 캐주얼 의류에 불과할 것이다. 선진국에선 몰라도 한국에서는 그렇지 않을 것이다.” 2000년대판 가격혁명에 반기를 드는 측의 논리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2000년판 가격혁명은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전면적인 변화다. 90년대의 가격혁명이 국내 업체간에 벌어진 자생적인 것이었다면 2000년대의 그것은 글로벌경제라는 새로운 환경 속에서 글로벌브랜드들이 촉발시키고 있는 혁명이다. 국내에는 아직까지 진출하진 않았지만 「갭」「H&M」「자라」등은 유럽, 일본 시장에 진출, 지역 브랜드들의 변화를 촉발시키고 있다. 더욱 확대된 해외생산으로 제조원가가 절감되고, 한층 발전된 전산기술과 머천다이징 기법의 발달로 재고비용이 낮아진 것은 2000년대의 가격 혁명이 90년대식 단순 가격의 인하가 아닌 가치와 질을 동반한 혁명이 되도록 하는 든든한 기초가 되고 있다. 특히 소비자들의 패션상품에 대한 인식 및 라이프스타일 변화는 가격혁명을 부추기는 가장 중요한 원동력이 되고 있다. 인터넷 등 정보통신의 발달로 소비자들은 어느 시기보다 현명한 소비를 하는 전문가집단으로 변화하고 있으며 재택근무 및 여가시간의 확대로 인해 옷에 대한 인식변화는 캐주얼 및 레저웨어의 유행을 더욱 촉발시키고 이는 다시 가격혁명으로 이어지고 있다. 2천년을 여는 패션산업의 아홉번째 키워드는 가격혁명이다.

황상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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