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믿음의 아름다운 동행
가+
가-

2006-01-31 오후 3:05:47


패션미즈  신명은의 뷰티플 라이프
며칠 전까지 끈쩍끈적하던 공기가 아주 상쾌해졌다. 아마도 어제 한바탕 쏟아부은 비 덕분인 모양이다. 말갛게 씻겨나간 가을 하늘이 맑고 투명한 주말 오후. 올림픽공원 앞에서 지엔코의 신명은 감사 가족을 만났다.
어제도 야근을 했는지 신 감사는 피곤한 기색이 가득하다. 그러나 남편과 다정하게 팔짱을 낀 모습에서 평소 사무실에서는 볼 수 없었던 여유와 평화로움이 느껴진다. 딸 지원이도 엄마, 아빠와 함께 가는 나들이가 오랜만인지 마냥 즐겁기만 하다.
신명은. 뛰어난 시장분석과 통찰력으로 패션시장에서 그 실력을 인정받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다. 디자이너 생활 3년 만인 스물다섯에 디자인실장에 오르고, 서른넷 나이에 디자이너로서는 가장 높은 직급인 기획감사가 될 정도로 고속 승진한 보기 드문 경우. 또 지금까지 지엔코의 기획을 총괄하는 디렉터로서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가정으로 돌아가면 그녀 역시 한 남자의 아내이고, 한 아이의 엄마인 주부다. 스물일곱에 결혼해 지금의 자리에 있기까지, 그녀는 남들이 상상하는 것 이상의 어려움들을 겪어왔다. 그렇지만 사랑은 모든 것을 이길 수 있는 힘이라고 했던가. 여기에 믿음까지 덧붙여진 한 가족의 아름다운 휴먼 스토리가 가슴을 따뜻하게 한다.


엄마, 그 사랑의 이름으로
‘얼짱 마미∼’. 열세살 난 딸 지원이는 엄마를 이렇게 부른다. 이제 부모 품을 떠나 친구들이 더 좋을 나이인데도 지원이는 엄마가 그렇게 좋은가 보다.
1992년. 한주통산의 「엘레쎄」 실장으로 있을 때 딸 지원이를 가졌다. 직장생활을 하다 보니 공부에 욕심이 생겨 막 대학원 공부를 시작한 무렵이다. 물론 아이가 더 중요했지만 그렇다고 어렵게 시작한 공부를 놓을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가족들 모두 공부를 포기하라고 말렸지만 공부도, 아이도, 직장도 포기할 수 없었다. 남편도 며칠 밤을 잠 못 이루고 끙끙 앓더니 결국에는 아내의 결정을 존중해 줬다. 다행히 출산예정일이 대학원 방학 기간이라 수업에 지장은 없었다. 그래도 당장 「엘레쎄」가 걱정이었다. 런칭 초기를 지나 어느 정도 자리잡은 시점이어서 일 부담은 상대적으로 덜했지만 한 브랜드의 디자인실장으로서 챙겨야 할 기본적인 업무가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디서 그런 힘이 났는지 3년을 쉼 없이 달려 무사히 대학원을 졸업했다.
“언젠가 한의원에 가서 진찰받고 재밌는 얘기를 들었어요. 남들은 체내 에너지가 100%를 기준으로 했을 때 70% 미만으로 떨어지면 이상 신호가 오는데, 저는 워낙 에너지 소비량이 많아서 항상 50∼60%선밖에 안 되다가 10∼20%로 떨어지면 그제야 신호가 오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고 말이지요.”
장난스럽게 말을 던지지만 2∼3년에 한 번씩은 며칠씩 출근도 못할 정도로 크게 몸살을 앓는다. 기본적으로 체력이 강하지 않은데 정신력 하나로 버티다가 탈이 나는 것이다. 그래도 하루이틀 지나 회복될 만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씩씩하게 사무실로 향한다.
일과 학업을 함께 하다 보니 엄마 손을 가장 많이 탈 시기에 딸에게 시간을 못 내준 게 두고두고 가슴 아프다는 신 감사. 그래서 아이가 엄마를 찾을 때면 어떤 상황에서도 지원이 얘기를 들어주는 게 우선이다.
얼마 전 취재차 사무실에 들렀을 때 일이다. 취재 도중 학교에서 돌아온 지원이에게 전화가 왔다. 얘기를 들어보니 ‘친하게 지내던 친구가 새로운 친구와 친해지는 걸 싫어한다’는 것이다. 또래 여자 아이들이 흔히 겪을 수 있는 일이다. 별일 아니니 집에 가서 얘기하자고 할 법한데 신 감사는 10여 분 가까이 쏟아놓는 하소연을 단 한 마디도 소홀히 하지 않고 집중해서 들어줬다.
“그래 우리 지원이가 많이 속상했구나. 그런데 지원이 때문에 속상했을 가연이도 생각을 해보면 어떨까. 가연이가 지원이가 너무 좋아서 그러는 걸거야. 이해해 주고 내일 만나서 조용히 잘 얘기해, 알았지? 이제 됐어? 그럼, 우리 있다 만나”라고 말한다. 마지막으로 “사랑해 지원아”도 빼놓지 않는다. 지원이도 엄마에게 털어놓고 나니 마음이 풀렸는지 기분 좋게 전화를 끊는다.
촬영을 하며 자연스런 분위기를 유도하기 위해 지원이에게 질문을 던졌다. “나중에 꿈이 뭐야?” 지원이는 당연하다는 듯이 “디자이너요!”라고 대답한다. 피는 못 속이는지 패션에 대한 관심이 여느 아이들과는 다르다. 그런데 덧붙이는 말이 재밌다. “디자이너는 하고 싶은데 엄마처럼 높

김정명 기자
kjm@fi.co.kr

- Copyrights ⓒ 메이비원(주) 패션인사이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관련기사
• 강남주부, 「타임」 「폴로」 「빈폴」 좋아해
• 패션미즈 때문에 먹고 산다?
• 내일의 3040 시장 주연은 ‘우리’
• 매장이 있는 곳에 수익이 있다.- 「AK앤클라인」 조주연 부장
• 새로운 성장시장인가? 과열인가?
• 3040 미즈 패션시장, 어떻게 잡을까?
• 주부 맘 잡기, 다기능성 패션 상품이 으뜸
• 이업종 주부파워 속으로 ‘Go Go’
• W GENERATION
• Fashion Ms in Street
• “당당한 ‘나’로 살아간다”
• 34세 ‘패션미즈’의 옷장 엿보기
• 유형별로 살펴본 ‘각양각색 미즈 패션’
• 생산의 객체에서 소비의 주체로…
• 세월을 뛰어 넘는 디자인 과학
• 힘 세진 주인공, 당신의 이름은 주부
• 7인의 Ms 패션인이 말하는 ‘패션미즈론’
메이비원(주) | 대표:황상윤 | 개인정보보호책임자:신경식
사업자등록번호:206-81-18067  | 통신판매업신고:제2016-서울강서-0922호
TEL 02)3446-7188  |  Email : info@fi.co.kr
주소 : 서울특별시 강서구 마곡중앙8로 1길 6 (마곡동 790-8) 메이비원빌딩
Copyright 2001 FashionInsight co,.Lt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