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통한 소식통에 의하면 한미FTA협상이 마무리되면 유럽 및 일본과 FTA협상을 선진행하고 중국과의 FTA협상은 서두르지 않는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제 열리는 FTA시대를 맞아 우리 패션 브랜드 입장에서 국내시장은 위기이지만 해외시장 진출은 좋은 환경이 조성되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우리 브랜드의 해외진출 기회가 확대되고 있는 중에도 우리의 패션 브랜드는 글로벌브랜드로 성장 기회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점이 아쉽다.
패션 브랜딩의 역사가 짧은 우리 브랜드가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하려면 몇가지 요건이 필요할 것이다. 첫째는 최고경영자의 해외진출 의지다. 둘째는 기업의 자금력 등 총체적 지원 능력이다. 셋째는 차별화된 제품과 광고판촉 등 브랜딩 능력이다. 이중에도 짧은 시간에 세계의 다양한 문화와 인종을 아우럴 수 있는 글로벌 패션브랜드가 가능하기 위해서는 세계인의 공통 함수가 가장 큰 캐포츠 의류나, 잡화, 이너류, 액세서리 업종이 보다 손쉽고 유망할 것이다.
이에 필자의 사견으로는 우리 브랜드 중에서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 가능성이 높은 브랜드로 「EXR」 「E-LAND」 「Bean pole」 「코오롱」 「인디안」 「온앤온」 「쌈지」 「아가방」 「K2」 등을 꼽고 싶다. 이들 브랜드는 모두 캐주얼성이 가장 강한 의류들이거나 잡화, 아동복 등이다.
이중에도 「EXR」을 가장 글로벌화 가능성이 높은 브랜드로 제시하는 이유는 첫째 최고경영자의 해외지향성에 있다. 필자는 민복기 사장과 일면식도 없지만 그는 「나이키」와 「휠라」 등 글로벌 브랜드에 몸담았던 국제 감각이 뛰어난 패션사업가로 알려지고 있다. 글로벌 브랜드 사업에서 최고경영자의 해외 지향성은 가장 중요한 덕목이다.
「EXR」은 미국, 영국 등에 디자인실을 운영하면서 수준높은 디자인력을 과시하고 있다. 뿐만아니라 광고 홍보의 판촉 활동 역시 왕성하다. 이 같은 노력으로 EXR은 창업 5년에 불과한 짧은 역사에도 중국, 일본 등 해외 진출이 상당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EXR」은 아직은 연매출 1천5백억원 정도의 중소기업에 불과해 글로벌 브랜드들과 경쟁하기엔 역부족이다.
「이랜드」는 IMF의 아픔을 딛고 일으선 뒤 2000년대 들어 명실상부 한국의 대표 브랜드가 되고 있다. 게다가 박성수 회장의 경영 마인드는 기업경영의 모범사례로 기업발전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또 한국 패션브랜드 중에서 중국진출에 가장 성공한 브랜드다.
뿐만 아니라 최근 뉴코아, 월마트, 까르푸 등 대형유통업체를 잇따라 인수하면서 기업 규모가 이미 10조원대의 대기업군에 올랐다. 풍부한 자금력과 해외진출 노하우가 돋보인다. 하지만 「이랜드」는 최근 다브랜드화를 가속화하면서 기업의 집중력을 분산시켜 세계적 글로벌 브랜드 성장 동력이 주춤거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빈폴」은 한국의 최대 최고 패션기업인 제일모직이 야심차게 내놓은 글로벌 브랜드다. 제일모직은 풍부한 자금력에다 인재풀도 국내 패션 기업으로는 최고다. 제일모직의 과학적 경영시스템은 「빈폴」의 글로벌화를 앞당기기에 충분하다. 그럼에도 제일모직은 「빈폴」의 글로벌화에 대한 의욕이 별로 없어 보인다. 당장의 기업 이익이 가능한 국내 시장에 치중할 뿐 앞을 보고 과감하게 외국에서 승부를 걸려고 하지 않는다. 또 삼성이라는 거대 그룹의 계열사로 복잡한 지휘 체계가 기민성을 요하는 패션 글로벌화에 큰 장애 요인이다.
하지만 FTA시대를 맞아 우리도 이제 ‘패션강국 한국’을 꿈꿀 때가 되었고 「루이뷔통」 「샤넬」 「나이키」 「아식스」 「자라」와 같은 글로벌 브랜드를 하나쯤 정책적으로 키울 필요가 있다. 필자는 적극적 정책 지원이 이뤄진다면 최고경영자의 국제마케팅감각이 뛰어나고 탄탄한 브랜딩력을 갖춘 「EXR」같은 브랜드가 가장 빨리 세계시장에서 ‘패션강국 한국’의 위상을 살려줄 것이라 확신한다. 중소기업의 힘으로 세계화에 도전하기엔 세상이 너무 넓다.
김태수 편집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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