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보다 한중FTA 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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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7-28 오후 5:36:46

한국과 미국간 FTA(국제자유무역협정)조인을 위한 사전협의가 진행되고 있다. 이 협상에서 미국은 동북아에서 일본이나 중국을 제치고 한국을 최우선 협상대상국으로 지정해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미국이 일본이나 중국에 앞서 한국을 FTA우선 협상대상국으로 삼은 이유는 비교적 경제규모가 작은 한국을 대상으로 여러가지 시험을 해 본 뒤 후일 일본이나 중국과 FTA협상시 참고하기 위한 의도로 분석된다. 그 외에도 최근 한국과 미국이 북한 문제를 놓고 이견을 보이면서 소원해진 안보관계를 경제문제로 다지려는 의도도 있어 보인다. 한국의 입장에서 보면 세계최대 소비시장인 미국과의 FTA협상이 거의 모든 분야에서 손해볼 것이 없는 거래라고 생각한다. 때문에 한미FTA협상에서 섬유패션분야는 미국측이 꺼리고 한국측이 적극적인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한미FTA에서 섬유패션부분도 한국측이 유리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한국측은 미국측에 8.9%에 달하는 섬유제품 관세를 전면 철폐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또 한국이 주로 미국기업에 OEM생산 납품하는 제품의 원산지 문제, 특히 북한 개성지역 생산제품의 원산지 표시가 쟁점이다. 그 외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권) 문제가 집중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크게 잘못 생각하고 있다. 패션에서 한미 FTA는 수출기업에게 분명 유리하다. 하지만 내수기업, 특히 외국브랜드에 민감한 10∼20대의 캐주얼 및 스포츠 의류기업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다. 미국은 우리보다 소재 및 디자인이 우수한 의류를 국내소비자가의 30∼40%가격에 공급할 능력을 가지고 있다. 소재가 생명인 남성복 이너웨어 시장에서도 위기가 예상된다. 또 미국과의 FTA협상이 마무리되면 그 다음은 유럽, 일본, 중국과 FTA협정에 관한 논의가 시작될게 거의 확실해 보인다. 중국은 이미 이붕총리가 한국에 FTA협정 체결을 요청한 상태이고 일본도 상당한 물밑협상이 진행돼온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중국의 경우 늦어도 2008년 북경 올림픽이 끝나면 한중간에 무역에 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한중간 FTA가 체결되면 섬유패션산업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 한미FTA는 수출 및 일부내수 기업에 제한된 영향을 미치지만 한중FTA는 한국내 섬유패션산업의 근간이 흔들릴 대사건이다. 한국의 입장에서 무역관세가 낮아지면 원부자재는 물론이고 완제품 역시 중국생산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 현재 임금이 더 낮은 국가로 생산지를 이전하려는 계획을 추진중인 섬유패션기업들의 생각이 바뀌어 대중 의존도가 심화될 것이다. 한국산 완제품의 한국패션브랜드 중국진출은 훨씬 더 활기를 띨 것이다. 특히 현재 중국시장에서 시험마케팅을 활발하게 하고 있는 한국 패션브랜드들의 마케팅환경이 개선돼 거대한 패션시장 중국에 대한 진출이 본격화될 것이다. 반면 대량생산과 원가절감이 가능한 캐주얼 등 중저가제품부터 점차 고가로 확대되면서 한국시장에 대한 중국브랜드의 물량전에 의한 공략이 본격화돼 한국시장에 일대 혼란을 줄 것이다. 그리 되면 경쟁력이 약한 한국의 패션기업 상당수가 폐업하게 될 것이다. 또 그 동안 자본을 축적한 중국기업이 한국패션기술력 확보를 목적으로 한국패션기업을 인수하는 M&A가 본격화될 수도 있다. 때문에 적어도 패션산업에서 한중 FTA는 내수시장에 주력하는 기업에는 치열한 생존경쟁을 예고하고 있고 중국진출에 나선기업에는 큰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종합적으로 볼때 한중FTA에서 적어도 섬유패션부분은 한국에게 불리한 국면이다. 우리 패션기업은 이제 소재 및 디자인력에서는 미국과 유럽, 일본에 밀리고 중저가 제품 및 생산소싱에서는 중국에 쫓기는 틈바구니에서 내수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정부의 대응책 마련과 업계의 비상한 관심이 필요하다.

김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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