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업계 ‘급식사고’를 우려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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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7-07 오후 3:12:44

학교 급식사고로 인한 여파가 끊이지 않고 있다. 사건 초기 CJ란 특정 기업에 초점이 맞춰졌던 이 사건은 요즘은 실질적인 급식 하청을 담당했던 중소기업들의 부실이 집중 부각되면서 ‘어떻게 이런 사고가 일어났느냐’로 관심이 옮아갔다. 아직까지 수사가 진행 중이지만 이번 사건은 학교장과 행정실장 등 운영에 관련된 주요 인사를 중심으로 한 전횡(專橫)과 이들에게 선을 대기 위한 업체들의 상납, 줄어든 마진을 만회하기 위한 납품업체들의 편법 등이 얽히고 설키면서 일어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번 사고로 인해 급식에 대한 신뢰는 좀처럼 회복되지 않을 것이다. 더욱이 학생들의 건강은 뒷전이고 자신들의 이익만 추구했다는 일부 기업들의 비뚤어진 이익추구는 급식산업 전반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져 관련 산업의 발전을 저해할 수도 있다. 급식사고에서 드러난 상납과 특혜, 부실은 비단 급식산업의 문제만은 아닌 것 같다. 패션?유통산업 또한 수많은 협력업체들이 수직적인 업무관계를 맺고 있어 급식사고와 같은 시한폭탄을 늘 안고 있다. 보다 많은 오더를 받기 위해서 이를 결정하는 MD나 디자이너에게 ‘상납’이 흔히 행해지고, 이는 엄정하고 객관적인 기준보다는 관계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거래로 이어진다. 이렇게 이뤄진 거래는 자연 부실이 될 가능성이 높다. 설령 불량이 나더라도 이미 ‘먹은 것’이 있기 때문에 정당한 클레임을 요구할 수 없다. 결국 이러한 부실 거래의 결과는 소비자들의 외면으로 이어진다. 유통업체에서도 마찬가지다. 매년 7월과 12월 백화점 MD 개편 때는 업체와 백화점 바이어 사이의 뒷거래가 끊이지 않는다. 이러한 뒷거래는 객관적인 평가를 어렵게 하며, 장기적으로 유통업체의 부실로 이어진다. 협력업체와 둘러싼 부실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업의 도덕적 기준이 명확해야 한다. 객관적인 평가기준과 자료 없이 인간적인 관계와 느낌으로 거래하거나, 매출을 올리는 데 보탬이 된다면 다소의 부정은 눈감아줄 수 있다는 것은 내부에서 부실을 조장하고 있음이다. 내가 살기 위해 협력업체에게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것도 부실의 원인이다. 최근 한 유력 캐주얼업체는 협력업체에 수백만원어치의 제품을 강매시켰다. 그 결과 목표한 판매량을 모두 팔아치웠으며, 이를 대외적으로 홍보하기도 했다. 그러나 제품을 떠안은 업체들은 그 기업과 경영자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했다고 한다. 패션 기업들은 종종 매출을 올리기 위해 협력업체를 동원한다. 업체들에게 할당된 매출은 당장이야 재고도 처분하고 눈앞의 이익도 올릴 수 있다. 그러나 이는 곧바로 품질저하와 고객 불만족으로 이어진다. 더욱이 협력업체와 일부 고객들로부터 시작된 ‘실망’은 기업과 브랜드 이미지를 실추시키며, 이는 패션산업 전반에 대한 평가로 이어진다. 원칙과 기준이 있는 거래를 통해 개별 기업은 물론 패션산업 전반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다같이 고민해야 할 것이다.

정인기 기자
ingi@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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