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주얼 시장, 이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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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7-03 오전 11:45:52

중저가 캐주얼업체들이 매출하락과 수익성 감소에 몸살을 앓고 있다. 한때 1천억원대 브랜드만 7∼8개 이르고, 심지어 출시 3∼4년 만에 2천억원대 외형을 과시할 만큼 폭발적인 성장을 구가했지만, 불과 몇 년 사이에 매출이 반 토막 나면서 생존을 걱정해야 할 만큼 처지가 궁색해졌다. 최근 캐주얼 시장의 침체는 크게는 국내외 경기침체로 소비자들의 구매심리가 위축되면서 시작됐으며, 「크로커다일레이디스」를 필두로 쏟아진 중저가 여성복 브랜드의 성장은 고객을 공유하고 있던 캐주얼업체들에게는 치명적인 영향을 끼쳤다. 중저가 캐주얼 시장 위축의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무엇인가? 첫째, 자신만의 브랜드 가치를 만들지 못했기 때문이다. 중저가 캐주얼 시장은 지난 1997년 찾아온 외환위기를 기점으로 폭발적인 성장기를 구가했다. 외환위기로 온 나라가 국가부도를 우려하고 근검절약을 외친 것이 ‘값싼 저가 브랜드’ 구매를 확산시켰기 때문이다. 이러한 흐름은 남녀노소, 전국 어느 곳을 막론하고 확산됐으며, 그 결과 너도나도 1천억원대 기업으로 성장한 것이다. 그러나 캐주얼업체들은 몇 년 앞을 내다보지 못했다. 같은 디자인의 제품을 몇 시즌에 걸쳐 반복해서 판매하는가 하면, 전년도 판매 데이터만 의존한 나머지 소비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감지하지 못했다. 상품에 대한 자기 브랜드만의 가치를 만들지 못함에 따라 남은 건 가격경쟁밖에 없었다. 지나친 가격경쟁은 수익성 악화로 이어졌으며, 경영자들은 이를 만회하기 위해 해외 다이렉트 소싱에 눈독을 들였다. 잘 나가던 시절 완사입 업체들이 하나에서 열까지 모두 서비스하고, 전문인력 양성에 인색했던 것은 잊어버리고 눈앞에 보이는 수십억원의 차익만 생각한 것이다. 이에 대한 결과는 품질에 실망한 소비자들의 외면이었다. 둘째, 퍼주기식 영업의 결과다. 경쟁 브랜드보다 좋은 점포를 잡기 위해 과다한 통마진과 인테리어비 지원 등으로 무리수를 썼던 업체들은 불과 몇 년을 버티지 못했다. 좋은 점포일수록 이탈도 심할 뿐더러 매출이 반 토막 나는 주원인이 됐다. 유명 모델을 잡기만 하면 곧바로 성공한 마케팅이라 생각하고 인기 연예인 잡기에 급급했다. 전국에 100여 개 매장을 운영 중인 대형 브랜드였지만 브랜드 아이덴터티에 대한 설명서나 운영 매뉴얼 하나 없는 업체도 적지 않다. 셋째, 캐주얼은 더 이상 그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최근 캐주얼 시장은 여성복과 남성복 등 전 복종으로 확산되고 있다. 전 국민의 라이프스타일이 캐주얼스럽게 바뀜에 따라 더 이상 캐주얼업체들의 전유물이 아닌 것이다. 앞으로도 캐주얼 시장은 더욱 활황세를 보일 것이다. 그만큼 소비자들은 자기 취향과 상황에 적합한 캐주얼을 원할 것이다. 단순히 편하고 싼 것이 캐주얼이 아니라 디자인과 소재, 패턴, 가격 모든 부문에서 완성도가 있는 제품을 원할 것이다. 이러한 시장흐름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먼저 자기 브랜드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 그리고 우리 브랜드를 찾는 고객들의 선택 원인은 무엇이고, 이미 떠난 소비자들의 불만은 무엇이었는지에 대한 분석이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 지금부터라도 상품기획, 소싱, 영업, 마케팅, 관리 등 각 부문별로 전문가를 육성시켜 그들과 함께 장수 브랜드를 만들어가겠다는 의지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정인기 기자
ingi@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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