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학교에 ‘오리’ 학생이 있었다. ‘오리’는 공부를 잘해서 다른 과목은 대부분 우수한 성적을 나타냈다. 특히 체육에서 수영을 잘하였는데 달리기를 유독 잘 못하였다. 그래서 ‘오리’는 달리기 연습에 매달렸다.
하지만 신체구조적으로 달리기에 적합하지 않은 ‘오리’는 아무리 달리기 연습을 해도 달리기가 향상되지 않았다. 노력을 해도 달리기가 향상되지 않자 실망감과 좌절감에 빠졌다. 더욱 문제가 된 것은 달리기 연습에 매달리다 ‘오리’의 물갈퀴가 닳아 없어진 것이다. 그래서 ‘오리’의 주특기인 수영마저 못하게 됐다.
우화의 한토막이지만 기업운영에서 중요한 점을 시사해준다. 최근 급신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모기업이 10여년전인 90년대 중반에도 거침없는 고속질주를 계속했다. 당시에 이미 직원수가 3천명에 이르고 매출이 1조원에 육박했다. 이 회사는 캐주얼이 주력이었지만 당시 여성복분야에 관심을 갖고 새롭게 여성복 분야로 사업을 확장해 가고 있었다.
그러던 이 기업이 IMF라는 복병을 만나 곤경에 처하게 됐다. 법정관리에 들어갔고 채권단은 무려 절반에 해당되는 1천500명의 감원을 요구했다. 이 상황에서 회사의 간부들은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의문을 품고 답을 찾으려 노력했다.
난상토론이 벌어졌고 그 속에서 회사에 대한 냉철한 분석이 이뤄졌다. 이때 그들의 분석으로 ‘캐주얼은 비교적 성적이 좋았으나 여성복에서 큰 적자를 냈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 기업은 당시 여성복은 잘하는 분야가 아닌데도 경영진들이 하고 싶은 분야였기 때문에 기를 쓰고 매달렸다. 그렇다면 여성복에서 왜 적자를 냈는가? 그 답은 ‘우리가 잘하는 분야가 아니므로 취약한 경쟁력하에서 위기를 견디지 못했다’는 것이었다. 즉 캐주얼은 자신들이 ‘잘하는 분야’이므로 IMF하에서도 그런대로 좋은 성적을 유지할 수 있었으나 단지 ‘하고싶은 분야’인 여성복은 노력했지만 주변환경이 어려워지자 곧바로 큰 적자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회사의 경영진들은 이때부터 ‘하고싶은 사업’을 포기하고 ‘잘하는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는 경영방식을 취했다. 이렇게 해서 ‘핵심역량에 집중하라’는 경영구호가 등장했다. 이후 이 회사는 기업의 ‘핵심역량 발굴’과 ‘핵심역량 집중’이라는 두가지 원칙에 충실했고 이것이 오늘날 기업성장의 밑거름이 됐다.
중저가 여성복의 로드샵 브랜드로 큰 돈을 번 모 회사도 고급여성복 브랜드로 백화점 유통사업에 진출했으나 계속되는 적자로 고전끝에 많은 시간과 정열, 재산을 날리고 10여년만에 이 사업을 정리했다. 이 백화점 유통사업을 정리한 뒤 로드샵 중심으로 기업역량을 집중한 결과 다시 기업은 건실해지고 사주는 활력을 되찾고 있다.
여성복 프로모션으로 승승장구하던 모기업은 꿈이었던 자체 브랜드를 내고 브랜드사업에 뛰어들었다가 큰 손해를 봤다. 그래서 브랜드 사업을 정리하고 프로모션사업에 집중한 결과 매년 중견브랜드 이상의 큰 기업이익을 내고 있다.
기업경영에서 ‘잘하는 분야’는 어떠한 어려움에도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지만 ‘하고싶은 분야’는 욕심에 그칠 수 있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사업이 ‘하고싶은 욕심’의 덫에 걸려있지는 않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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