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글로벌 기업 철수에서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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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6-02 오후 4:08:20

세계 최고의 유통기업 ‘월마트’가 철수한다. 비슷한 글로벌 유통 기업 ‘까르푸’가 국내매장을 이랜드에 매각했다. 세계적 전자 기업 ‘노키아’가 한국시장에서 맥을 못추고 있다. 세계 최고의 인터넷 컨텐츠 기업 ‘구글’이 유독 한국에서 자리를 못 잡고 있다. 세계 유수의 글로벌 기업 그 외 한국시장에서 독자적 생존을 하지 못하고 있다. 패션 기업 역시 마찬가지다. 세계적 글로벌 브랜드라고 할 수 있는 「루이뷔통」 「샤넬」 「프라다」 「페라가모」 등 오리지널만을 고집하는 브랜드들은 고급 백화점에서 겨우 명맥을 유지할 뿐이다. 모 백화점에서 명품점으로 꾸민 해외 명품 브랜드 매장의 모습은 무척이나 썰렁하다. 이처럼 세계 유수의 글로벌 기업들이 한국시장에서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있는 데 대해 사람들 사이에 상반된 의견이 교차한다. 하나는 우리 기업의 공고한 벽을 외래 기업이 넘지 못하고 있다는 데 대한 안도감이자 자부심, 즉 긍정론이다. 또 다른 하나는 우리의 생활양식이나 경제의식이 폐쇄적이며 글로벌화 기준에 많이 떨어진다는 비관론이다. 비관론이든 긍정론이든 문제는 그들 유수 기업들이 왜 한국시장에서 뿌리를 내리지 못하는가이다. 우리는 이 문제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세계적 유통업체의 철수 이면에는 ‘한국시장에 대한 연구가 부족했다’는 지적이 많다. 콧대높은 ‘까르푸’의 임원진들은 한국시장을 알려고 하지도 않았다는 평이 있다. ‘월마트’는 자신들의 세계적 성공사례를 한국시장에 그대로 적용하며 한국 유통 기업들의 유통방식을 비판하기도 했다. 아웃렛의 전형적 모델인 이들 기업은 우리의 읍 정도 소규모 시장을 대상으로 외곽에 매장을 내더라도 최소의 서비스와 최소의 시설로 싸게 상품을 공급하면 된다는 생각이 많았다. 그러나 한국 소비자는 가격은 싸되 서비스는 고급스러워야 한다는 생각이 있다. 때문에 ‘월마트’ 형 소규모 매장보다 ‘이마트’나 ‘롯데마트’처럼 큰 규모도 대단히 중요하다. 또 주부 고객이 대부분인 마트형 유통시설에서 식료품을 구매해야 하므로 싸고 신선한 야채와 생선을 구할 수 있는 식료품점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한국 사람들은 좁은 도시생활에 익숙하므로 교통이 편리한 도심에 매장이 있어야 한다. ‘반짝세일’ 같은 끼워넣기 판매기법도 매우 중요하다. 기존업체의 ‘텃세’도 이겨내야 한다. 이런 내용들을 본다면 기업이 해외시장에 진출하면서 그 시장에 맞는 현지화는 필수적이다. 하지만 해외시장에서의 현지화는 외국인이나 외국 기업 입장에서 한계가 있다. 그런데도 우리기업들은 해외진출에서 단독진출을 무척이나 좋아한다. 무역협회가 중국 진출 기업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우리 기업의 97%가 중국인과 제휴를 하지 않고 단독으로 진출한다고 한다. 우리 패션 기업도 중견 기업들은 대부분 단독진출 형태를 취하고 있다. 이는 중국인과 제휴하는 데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무엇이든 자신 생각대로 해야 직성이 풀리는 우리 경영자들의 의식이 저변에 깔려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생각해 볼 일이다. 최근 중국에 진출한 기업 10곳 중 7곳 이상이 적자 상태이고 칭다오 지역 진출 기업 40%가 세무조사를 받고 있다는 보도가 있었다. 세계적 전자 기업인 GE 코리아가 한국 기업과 제휴를 통해 한국시장에서 대기업으로 성장하고 있고, 세계적 유통 기업 ‘홈플러스’가 한국 기업과 제휴를 통해 안정적인 성장을 하고 있다. 국내 기업과 제휴를 통해 본국에서보다 더 성장한 패션 브랜드인 「휠라」 「지오다노」 「앤클라인」 「울시」 「크로커다일」 등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무조건 100% 내 것이어야 한다는 의식은 재고해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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