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패션산업도 이른바 글로벌 경영시대를 맞고 있다. 우리 패션 기업의 글로벌화 출발지는 역시 중국이다. 2006년 5월 현재 의류완제품을 생산하는 우리 패션 기업의 대중국진출은 1천여 개를 훌쩍 넘어선다. 더구나 우리에게 익숙한 유명 브랜드만도 150여 개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들 대부분의 패션 기업들이 우리 브랜드를 달고 대중국진출에 나서고 있다고 볼 때 엄청난 패션 기업들이 중국을 기반으로 해외시장진출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우리 패션기업들이 많은 시행착오 끝에 일본, 홍콩, 대만,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시장을 넘어 이제는 미국, 유럽, 러시아, 중동, 호주, 뉴질랜드 등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다. 이제 ‘가난의 땅’ 아프리카를 제외한 전 세계에서 우리 패션이 까다로운 패션 선호인들의 사랑을 받기 시작한 것이다.
패션 도입 불과 30여 년의 짧은 시간에 이룩한 우리 패션의 괄목할 성장은 정부, 관련단체, 관련업계, 학계, 디자이너, 기술노동자들의 피땀의 결과이다. 이들 모두에게 찬사와 박수갈채를 보낸다.
그러나 한국패션협회가 2006년 사업목표로 정한 ‘세계패션5대강국’의 보랏빛 꿈이 영글기에는 자성해 봐야 할 일이 많다. 패션은 디자인, 소재산업, 생산기반, 유통산업, 패션기업, 정부정책의 종합연계성이 매우 중요한 산업이다. 하지만 우리의 패션력은 아직 세계를 리더하기엔 부족함이 많은 가운데 주변국인 중국의 강력한 도전을 받고 있다. 우리의 패션 관련 산업은 취약하기 짝이 없다. 이 시점에서 우리에게 가장 절실한 과제는 글로벌 디자이너의 양성이다. 국제감각을 갖춘 디자이너가 있어야 우리의 패션 글로벌 시대는 ‘시작’이 아니라 ‘성과’로 다가올 것이다. 이 글로벌 디자이너 양성사업에는 관련업계의 지원이 절실하다.
주지하다시피 패션산업 발전의 가장 큰 수혜자는 백화점이다. 백화점은 매장의 60~70%까지 패션의류로 채우고 있다. 백화점 매출의 2/3 이상이 패션의류 매출인 점을 감안하면 백화점이 누리는 혜택은 결코 적지 않다. 이른바 빅3로 불리는 롯데, 현대, 신세계 백화점은 패션의류로 인하여 엄청난 돈을 벌었다. 앞으로도 패션산업 발전의 가장 큰 혜택을 볼 것은 자명하다.
그런데도 이들 대형 백화점들이 성장과 재산축적 과정에서 패션업계에 보인 성의는 거의 없어 보인다. 이들이 진정 패션산업의 가장 큰 수혜자라면 지금이라도 글로벌 패션 디자이너 양성 등 패션산업 발전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 지난 1~2년 사이 현대자동차 그룹, 삼성 그룹, SK 그룹 등 많은 재벌들이 부당한 상속시도와 편법경영으로 물의를 빚자 억지로 수천억원에서 1조원에 이르는 재산을 사회에 헌납하겠다고 나선 볼썽사나운 모습을 우리는 보고 있다.
기업의 사회환원은 ‘억지’가 아닌 ‘자발적’일 때 아름답다. 롯데, 현대, 신세계 이들 대형 백화점의 한국패션산업 발전을 위한 자발적인 역할을 패션업계가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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