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도 라쿠텐 라쿠마에서 실시한 설문 조사(https://prtimes.jp/main/html/rd/p/000001748.000005889.html)

◇ 겨울연가 욘사마의 한류 열풍 20년

K-팝, K-뷰티, 치즈핫도그와 닭갈비의 K-푸드에 이어 K-스트릿 패션이 일본 MZ세대에게 인기다.
첫 한류 열풍의 시작은 2003년으로 거슬러올라간다. 일본에 방영된 국내 드라마 <겨울연가>의 폭발적인 히트를 계기로 욘사마(배용준)가 중장년 여성들의 아이돌적인 존재가 되었고, 한류라는 말이 일본 전역에 퍼졌다.

제2차 한류 열풍은 K-POP 그룹이 속속 일본에 진출한 2010년경으로 빅뱅, 카라, 소녀시대 등이 인기를 끌면서 K-POP이 대중화되기 시작했다.

제3차 한류 열풍은 2016~2017년경으로 10~20대의 젊은 층을 중심으로 월드 클래스인 BTS와 트와이스가 인기를 끌면서, SNS에서 얼짱 메이크업이라고 불리는 한국식 메이크업이 확산됐고 K-뷰티와 K-푸드까지 인기가 확산되었다. 이러한 유행으로 일본 도쿄의 코리아타운인 신오쿠보에 MZ세대들이 모여 들면서, 젋은 세대들의 성지이자 스트릿패션 메카인 하라주쿠를 제치고 신오쿠보가 핫플레이스로 부각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4차 한류 열풍은 2020년 코로나 팬데믹으로 집에서 즐길 수 있는 동영상 서비스 수요가 늘면서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이태원 클라쓰> 등의 K-컨텐츠가 붐을 일으키며, 달고나 커피와 앙버터 등 한국발 디저트까지도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다.

◇ K-패션 유행은 K-팝과 함께

K-패션은 BTS와 트와이스 등의 K-POP 스타들의 인기가 첫번째 요인이었다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그동안 일본에서 한국 패션은 동대문을 중심으로 한 노브랜드, 즉 보세제품이 주로 취급되었다. 일본제품에 비해 봉제기술이 뒤쳐지며, 마무리가 깔끔하지 못하다는 평판과 함께 프티쁘라(저렴한 가격) 패션으로 품질 상관없이 한 시즌용으로 구입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BTS를 필두로 한 제3차 한류붐을 계기로 한국 패션 브랜드에 대한 관심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BTS나 블랙핑크 등의 K-POP 스타들의 위상이 글로벌화 되고 SNS를 통해 그들의 활동이 확산되면서 한국 패션뿐만 아니라 코스메틱 등 사용 제품에 관심이 높아졌고 디자인이나 컬러 선택에 차별화를 꾀하는 한국 브랜드에 대한 위상도 바뀌었다.

긴자 미츠코시백화점에서 개최된 'Blooming Seoul' 기간 한정 이벤트에 참가한 브랜드 (https://smartmag.jp/archives/31010/)

◇ 활발한 SNS 마케팅, 뛰어난 디자인과 합리적인 가격

K-패션 인기의 두번째 요인은 친근함과 품질에 대한 신뢰라 할 수 있다.
같은 동아시아계로 문화와 외모에 이질감이 없고, 값싼 중국산과는 달리, 인터넷 쇼핑몰에서 구입해도 안심할 수 있다는 평이 많아, 한국 패션 쇼핑 사이트에서 직구하는 사람들도 늘어 났다.

세번째로는 뛰어난 디자인과 합리적안 가격으로 일본에서는 좀처럼 접할 수 없는 다양한 컬러 조합과 뛰어난 디자인성을 자랑하면서도 저렴한 가격으로 부담없이 구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트렌드를 계기로 저가의 한 시즌용으로 취급되던 한국 패션이 브랜드화 되면서, 일본 패션 메카인 하라주쿠나 긴자에 매장을 오픈하거나 상설 이벤트를 개최하며 일본 고객를 사로잡고 있다. 긴자 미츠코시 백화점에서는 지난 3월15일~21일까지 한국 트렌드 브랜드의 기간 한정 팝업 스토어 이 개최되어, 시엔느(Sienne), 마르디 메크르디(Mardi Mer credi), 스탠드오일, 인스턴트펑크(INSTA NT FUNK) 등이 소개되어 많은 호응을 얻었다.

◇ 동대문을 기반으로 한 유기적 시스템

니혼 게이자이신문에 의하면, 한국 패션 경쟁력은 '동대문 시스템'이라는 독자적인 의류 생태계를 기반으로 저렴하면서도 트렌드를 빠르게 반영한 제품의 대량 양산 체제에 있다고 했다. 즉, 디자인과 생산이 분리된 일본과 달리 원단 도매상이 밀집된 동대문 시장을 중심으로 디자이너와 봉제공장이 유기적으로 시스템화 되어 있기 때문에 빠른 트렌드 반영과 단기간에 대량생산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라쿠텐그룹의 온라인 프리마켓 앱인 라쿠텐라쿠마에서 2022년에 실시한 '패션에 참고하는 나라'에 관한 설문조사에서 여성의 경우 10~50대에서 한국이 1위를 차지했다. 특히, 10대의 경우, 75%(20대 59.0%, 30대 38.8%, 40대 28.9%, 50대 21.5%)로 가장 높았으며, 설문조사를 시작한 2016년 이후 7년 연속1위를 이어가고 있지만, 정점인 2020년(79.4%)과 비교하면 2021년(77.3%)은 2.1% 감소, 2022년(75.0%)은 4.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의 경우는 전 연령대에서 미국이 1위를 차지했다. 10대의 경우 한국(12.4%)이 2위를 기록했으나, 2021년 조사에서 20대에게 2위로 기록된 한국은 올해 조사에서는 영국에 자리를 내주었다.

한국 패션에 주목하는 이유로는 저렴하고 부담없는 가격(62.4%)이 가장 많았으며, 다른 나라와는 달리, K-POP이나 연예인을 좋아해서(37.1%)라는 이유도 포함되었다. 여성 패션에 영향력있는 아티스트로는 1위 트와이스, 2위 BTS, 3위 블랙핑크로 나타났으며, 남성의 경우 BTS가 4위를 차지했다. 다음호에서는 일본에서 인기있는 한국 패션 브랜드에 대해서 다루어 보고자 한다.

김숙이 칼럼니스트
sookekim@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