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탄생을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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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3-15 오후 5:10:50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가 4주 만에 관객 900만 명을 넘어, 불과 얼마 전 전대미문의 기록이라던 <실미도>의 1천만 기록을 채 한 달도 안 돼 갈아치울 전망이다. <태극기 휘날리며>의 이 같은 성가를 보면서 한 때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 밀려, 개봉관 잡기도 어려웠던 우리 영화의 모습이 생각나 격세지감마저 느껴졌다. 혹자는 <태극기 휘날리며>열풍을 보며 개봉관을 잡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저예산 영화의 어두운 이면을 얘기하기도 한다. 하지만 <실미도>나 <태극기 휘날리며>가 없었다면, 그토록 많은 사람들을 극장으로 끌어 들릴 수 있었을까를 생각하면 이들의 공적을 높게 평가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 패션업체는 전에 없는 내수 위축에 따른 매출 감소로 어려움을 한탄하는 소리가 크다. 특히 여성복은 불황에 소비행태 변화, 믿었던 백화점 유통의 역신장 여파로 생존을 위한 탈출구 찾기에 분주하다. 이런 가운데 신규 여성복 「캐쉬」가 최근 여성복 시장에 ‘자라’형 멀티컨셉 제안으로 업계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오픈 초반 명동점과 청주점에서 일평균 1천만원 가까이 판매하고, B급 상권이라 할 수 있는 원주 등에서도 일평균 500만원 가까이 팔아, 업계 일부에선 오랜만에 대형 브랜드가 탄생했다는 소리도 흘러 나왔다. 물량공급 부족 때문인지 오프발이 었는지 알 수 없지만 지금은 초반의 욱일승천하던 기세는 한풀 꺾인 상태다. 하지만, 침체된 여성복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은 것만은 확실하다. 흔히 전문가들은 불황과 침체된 시장 국면을 타파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스타’를 만들라고 한다. 대형 스타의 탄생은 새로운 수요를 만들고 이 수요는 새로운 공급과 투자를 부른다는 것이다. 「캐시」가 되든 다른 그 무엇이 되든 중요치 않다. 중요한 것은 여성복 시장이 활력을 되찾기 위해선 새로운 수요를 만들 수 있는 스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패션업체 오너들 중 최근 부동산이나 유통 개발에 투자한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모 패션업체는 건물을 구입해 시세차익만 200억을 남겼다는 얘기도 들리고, 또 다른 업체는 한 번의 유통 개발로 순이익만 70억을 벌었다는 얘기도 공공연히 돌고 있다. 왜 이들이 패션이 아닌 다른 업종에서 돈을 벌어야 하고, 패션을 해 번 돈을 패션이 아닌 다른 곳에 투자해야만 했을까? 패션시장에도 ‘실미도’나 ‘태극기 휘날리며’처럼 새로운 수요를 만드는 스타가 있었다면, 굳이 다른 곳에 투자했을까? 이런 저런 생각에 부러움보다는 씁쓸함이 느껴졌다.

박찬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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