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산업, 이젠 정부가 개혁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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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3-08 오후 5:29:02

참여정부의 화두는 단연 ‘개혁’이다. 정치인이나 경제인, 학자, 예술인, 사회운동가, 언론인, 교육자 할것없이 모두가 ‘개혁’을 외친다. ‘개혁’이라는 말은 사전적으로 상당히 온건한 말이다. ‘사회적으로 합법적으로 점차 고쳐나간다’는 의미다. 그러나 원어를 해석해 보면 다르다. ‘가죽(革)을 뒤바꾼다(改)’는 말이니 이 보다 심한 말이 없다. 산사람에게 가죽을 바꾸는 것은 참을 수 없는 고통이다. 결국 ‘개혁’이란 고통을 감내하는 강력한 변화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지금 이같은 개혁적 변화가 필요한 곳은 패션계다. 우리의 패션계는 구조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다. 우선 패션업계 경영진들은 창업 1세대로 80~90년대 고도성장기에 편승, 쉽게 돈을 번 사람들이다. 이들의 무기는 ‘부지런함’과 장사에 대한 ‘탁월한 감각’이다. 하지만 이들은 경험론적 경영에 매달리고 있고 현실적 돈벌이에 급급한 면이 적지않다. 이들은 장수기업으로, 글로벌시대 명품브랜드로 눈을 돌리지 못한다. 더욱 답답한 것은 이들의 경험적 마케팅이 당장 우리 시장에서 조차 먹혀들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우리 패션업계는 70여개 유명브랜드가 부도, 폐업, 매각 등을 통해 부침을 겪었다. 올해도 중견 유명브랜드의 침몰은 계속되고, 이는 우리사회의 성장동력인 ‘수출’과 ‘내수’중 내수가 장기불황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응하는 패션업계는 변화된 시장상황에 적응하지 못하고 ‘불경기가 언제 풀리려나’는 기대에 목을 매고 있다. 우리의 소비위축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다. 보다 근본적인 문제가 있는 것이다. IMF이후 불어닥친 이른바 ‘구조조정’을 통해 50~60대의 대다수가 직장을 잃었다. 40대의 태반이 직장에서 밀려나고 있다. 반면 청소년 10명중 9명이 대학을 진학해 학교마다 학생들이 넘쳐 난다. 이같은 학력 인플레로 작은 나라에서 50만명이나 되는 외국인 노동자를 쓰는 현실에도 젊은이들이 생산현장에 가길 꺼린다. 노령계층은 급격히 늘고 있다. 말하자면 생산층은 줄고 휴면층은 늘어나고 있다. 사회기반시설이 확충되면서 건설업 등의 고도성장산업이 꺽이고 있다. 각종 제도 정비로 기업들은 ‘고비용’에도 불구하고 ‘저이익’의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다. 그런데도 정부에서는 ‘주 5일제 근무’등을 통해 일하는 날짜 줄이기에 앞장서고 있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통해 노동계를 경색시키고 있다. 이같은 정부의 ‘친노동자 정책’은 일부의 ‘혜택받은 노동자계층’의 권익을 신장시킬지는 모르나 기업의 생산성을 떨어뜨리고 고용을 주저하게 만든다. 이것이 우리기업으로 하여금 ‘중국으로, 중국으로’를 부추기고 산업 공동화를 낳고 있다. 소득이 없는 곳에 소비가 있을수 없다. 이 구조적인 소비침체기속에 ‘글로벌시대’를 맞는 우리패션업계의 생존투쟁은 눈물겹다. 하지만 업계의 자체 ‘몸부림’정도로는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 이제 정부가 나서야 한다. 의류패션산업은 현재 연 20조원에 이르는 거대산업이다. 우리의 패션산업은 글로벌시대 국부를 안겨줄 가장 경쟁력있는 미래산업중 하나다. 우리의 국책산업이 80년대 건설, 90년대 자동차, 2000년대 IT산업이라면 자원빈국 한국이 일으킬 미래산업은 ‘브랜드를 파는’ 패션디자인 산업임을 정부가 깨달아야 한다. 따라서 업계를 개혁하고 패션대국의 기업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즉 유통구조를 개선하고 패션의 기술개발을 위해 정책적인 지원을 해야 한다. 우리패션의 해외진출을 위한 정부차원의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그리하여 글로벌시대 세계적인 패션브랜드의 탄생을 위한 정부차원의 지원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내에 패션산업을 잘 아는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이들이 활동할 수 있는 패션산업전담기구 설치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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