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 브랜드가 경쟁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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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3-06 오후 5:54:41

중저가 여성복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 불황과 소비심리 위축으로 여성복 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 어려움에 처해 있지만 ‘좋은 품질’과 ‘저렴한 가격’을 내세운 저가 시장은 새로운 성장시장으로 각광받고 있다. 중저가 여성복 시장에 대한 이 같은 희망적인 전망에 화답하듯 최근 여성복업체들은 너도나도 이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가격이 싼 브랜드를 새롭게 내놓는가 하면, 기존 고가 브랜드를 저가 브랜드로 리포지셔닝하기도 한다. 드러내 놓고 알리지는 않지만 저가상품 비중을 늘리는 등 대부분 여성복업체들은 소비자들의 달라진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그러나 여성복업체들의 이 같은 정성에 비해 이들의 성장잠재력에 대한 기대는 높지 않다. 시장의 변화와 소비자들의 요구에 따라 시장 규모는 성장하겠지만 업체들이 성장하기에는 구조적인 한계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소비자들의 요구에 따라 가격은 내렸지만 이익은 예전처럼 높지 않다. 생산원가와 판매관리비를 줄여 마진율을 지켜야 되는데 그에 대한 준비가 부족했다. 결국 내 마진만 줄인 탓에 앞으로는 남더라도 뒤로는 밑지는 결과가 됐다.” 최근 만난 한 중저가 여성복업체 사장의 말이다. 저가 사업은 기본적으로 규모의 경제가 되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소싱에 대한 노하우가 절대적으로 필요한데 이에 대한 기반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또 볼륨 브랜드로 키우기 위해서는 전국 매장을 일사불란하게 움직일 수 있는 사람과 시스템이 필요한데, 대부분 여성복업체들은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기획과 생산, 영업에 대해 노하우를 가진 사람이 있어야 일사불란한 운영이 가능한데 대부분 회사들은 기획과 영업이 따로 움직이고 있다. 특히 디자이너의 입김이 강한 탓에 납기와 원가관리에 어려움이 많다.” 최근 여성복업체에 들어간 한 사업본부장의 말이다. 중저가 여성복업체들의 성장을 가로막고 있는 또 다른 한계는 상품력이다. 그 동안 우리 여성복업체들은 ‘캐릭터니, 커리어니, 또 OO니’ 하며 지나치게 세분화한 것이 사실이다. 백화점의 엠디 탓을 할 수도 있지만 단순히 상품으로만 차별화를 시도한 탓에 제 무덤을 파는 우를 범한 것이다. 물론 무조건 잘 되는 디자인만 좇아서도 안 되겠지만 보다 다양한 고객들을 수용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스타일과 구색을 갖춰야 한다. 상품만으로 브랜드를 차별화해야 한다는 인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제 국내 패션시장은 글로벌 브랜드와 맞서서 경쟁해야 한다. 최근 국내 디자이너들의 출장 필수 코스가 된 「자라」 「H&M」과 경쟁할 수 있는 상품력과 가격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하루빨리 사람과 시스템에 대한 투자가 선행되어야 한다. 그리고 볼륨을 바탕으로 한 원가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적어도 1천억원대 외형을 가진 글로벌 브랜드를 키워야 한다. 마지막으로 저가 여성복 시장에 대한 인식을 바꿔야 한다. 특히 중가니 중저가니 하는 애매한 표현보다는 소비자들의 눈높이에 맞는 ‘저가’ 브랜드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인식전환이 절실하다. 저가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이에 대한 노하우를 자랑스럽게 얘기할 수 있는 기업이 진정한 저가 여성복 시장의 주인이 될 것이다.

정인기 차장
ingi@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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