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패션유통 전문가를 키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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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3-06 오후 2:06:40

최근 스페인에서 출발한 캐주얼 브랜드들의 성장세가 주목받고 있다. 세계적인 캐주얼 브랜드인 자라(ZARA)는 1975년에 스페인 봉제공 출신의 스페너드 아만초 오르데가라는 여자에 의해 출발해 대략 30년의 비교적 짧은 역사를 가졌다. 그럼에도 자라는 세계 35개국에 652개의 점포를 가지고 있다. 자라를 대표 브랜드로 하고 있는 인디텍스그룹은 8개의 브랜드로 세계 48개국에 1,922개 매장을 전개해 2003년 42억 유로달러(한국화 약 5조4천6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자라의 사주인 오르데가 여사의 개인재산은 120억달러로 루이비통가의 87억달러를 크게 앞질러 패션기업가 중 세계에서 가장 부자다. 자라의 탄생은 봉제공이었던 오르데가 여사가 모임에 가기 위해 시내 도심 매장에 옷을 사러갔다가 생산원가에 비해 너무나 턱없이 비싼 판매가를 보고 옷을 사지 못하고 돌아온 데서 비롯된다. 그녀는 이후 자라의 경영관리 핵심을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의 트렌드에 민감하면서도 돈이 없어 비싼 옷을 사지 못하는 젊은 층에 타켓을 두고 1벌에 우리 돈으로 10만원 초반대를 넘지 않는 가격으로 상품을 공급하고 있다. 자라는 세계적 최고급 디자이너의 집합체라기보다는 200여 명의 평범한 디자이너들로 이뤄져 있으며 이들은 매일 60∼70개 아이템을 쏟아내 연간 1만 1천여 개 아이템을 세계에 공급한다. 물론 나름대로의 안테나숍에서 고객반응실험을 거치긴 하지만 이 많은 아이템이 90% 이상 소진되며 전성기 때는 96%의 소진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세계적 광역 마케팅망에도 이 같은 높은 소진율이 가능한 데는 잘 짜여진 시스템 때문이다. 비슷한 중저가의 캐주얼 브랜드 중 H&M 역시 1947년 스페인에서 출발했다. H&M은 현재 세계 19개국에 994개의 점포를 갖고 연간 62억 유로달러(한화 약 8조600억원)의 매출을 올린다. 앞서 지적한 대로 이들 브랜드는 대단히 우수한 디자인력을 가진 브랜드는 아니다. 상품의 품질도 우리의 캐주얼 브랜드보다 더 우수하다고 보기 어렵다. 오히려 일부 상품은 우리의 시장상품보다 품질이 떨어진다. 더구나 이 중에 일부 브랜드는 우리나라에서 상당량을 OEM생산했고 지금도 일부 생산하고 있다. 아이러니한 이야기지만 자라 등 스페인 브랜드 다수가 한국 때문에 성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스페인은 1960∼1970년대 프랑스 등 유럽 패션 선진국의 하청 생산기지였다. 그러다가 1970년대 들어 한국의 봉제산업이 맹렬한 기세로 이들의 시장을 잠식하자 스페인의 의류산업은 30% 이상 마이너스 성장하는 등 위기를 맞았다. 이때 생존을 위해 선택한 것이 자체 브랜드를 내세워 글로벌 마케팅에 나선 것이다. 우리도 이제 하청 생산기지 역할은 중국과 베트남, 인도 등지로 뺏기고 없다. 선진국으로 진입하면서 한 번은 겪어야 할 ‘분배’의 정의 앞에 내수시장은 장기불황에 빠져들고 있다. 그야말로 패션업계의 위기는 계속되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왜 세계시장을 노크하는 글로벌 브랜드가 나오지 못하고 있는가. 이미 세계 수위의 패션강국인 우리입장에서 자문해 볼 필요가 있다. 문제는 우리에겐 세계시장을 지배할 만한 유통 전문가가 없는 것이다. 소위 MD력이 있는 글로벌 패션유통 전문가가 없다. 우리는 우수한 디자이너들을 보유하고 있고 품질력도 우수하다. 중국, 러시아, 동남아, 인도 등 주변에 무한한 시장이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스페인보다 못할 것도 없다. 우리도 글로벌 패션유통 전문가를 키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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