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테네올림픽이 개막됐다. 이번 올림픽은 108년 만에 올림픽 발상지에서 다시 열린다는 이유 때문에 주목받는 대회다.
최근 사회·경제적으로 굵직한 이슈가 많아서 그런지, 올림픽에 대한 국내의 관심도는 예전에 비해 그리 높아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대회가 진행되면서 태극전사들의 도전과 성공의 서사시가 하나둘 전해지면 얘기는 달라질 것이다.
실제로 이번 올림픽은 국민 모두의 관심을 사로잡는 이슈 거리도 많다. 사상 최초로 올림픽 입상을 노리는 축구를 비롯해 마라톤 발생지 코스를 재현해 열리는 마라톤에서의 이봉주의 활약, 우리의 전통 매달 텃밭인 유도, 레슬링, 태권도, 양궁에서의 금빛 레이스 등. 여기에 큰 대회를 치를 때면 어김없이 탄생하는 뉴 스타까지…. 분명 올림픽 홍역이 올림픽 기간을 즈음해 한 차례 사회 전반을 휩쓸고 지나갈 것이다. 또 이러한 홍역은 패션 유통업계에도 크고 작게 영향을 주어, 올림픽을 통해 특수를 보는 브랜드나 업체도 생겨날 것이다.
이미 몇몇 업체는 올림픽 특수를 노리고 관련 상품을 출시하거나 마케팅을 펴고 있다. 심지어 모 스포츠캐주얼 브랜드는 간절기 상품의 거의 대부분을 올림픽 관련 상품으로 내놓고 있다.
반응도 나쁘지 않다. 그리스 국기를 활용한 상품은 유로 2004 영향으로 이미 완판됐다고 한다. 올림픽 특수를 겨냥한 패션 유통업체들의 이러한 움직임은 올림픽이 진행되면서 더 늘 것이 분명하다.
패션 유통업체들의 매출이 7월 들어서 조금이지만 회복되는 기미를 보이고 있다. 7월 매출만 놓고 보면 전년대비 신장한 패션 유통업체들도 많다. 물론 지난해 극심한 장마로 인해 상대 비교가 무의미하다는 지적도 있다. 그렇다 해도 올 초부터 계속되던 역시장이 신장세로 돌았다는 면에서 최소한 심리적 위안은 삼을 수 있는 뉴스다. 또 본격적인 가을 매기에 앞서 비수기인 8월에는 올림픽이라는 대형 이슈가 있다. 올림픽이 내수경기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선 이견이 있지만, 그렇다 해도 최소한 시장에 활력소는 되리라 생각된다. 더욱이 패션업은 타업종에 비해 사회 분위기에 민감하게 작용하는 비즈니스란 점을 감안할 때, 올림픽이란 이슈가 내수경기 침체의 돌파구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이를 위해선 올림픽 특수를 패션 유통업계 이슈로 만들어야 한다는 전제하에 가능한 얘기지만 말이다.
많은 패션업계 관계자들은 이제는 경쟁상대가 다른 패션 브랜드나 업체만은 아니라고 말한다. “경기침체로 인해 극도로 위축된 소비심리와 싸워야 하고, 패션에 앞선 구매 우선 업종으로 부상한 IT업종과도 경쟁해야 한다”고 말한다. 소비자의 구매욕을 자극해 이들에 빼앗긴 소비자들의 마음을 다시 끌어들일 수 있는 새로운 가치를 만들지 못하면 미래는 더 어두워질 것이라고도 말한다.
예년과 달리 올여름 패션업계는 소비자의 구매 욕구를 자극할 만한 대형 트렌드나 히트 아이템이 없다. 경기 회복을 위해서는 없는 이슈라도 만들어 소비자의 구매욕을 일으켜야 할 판이다. 이런 와중에 올림픽이란 대형 이슈를 패션 비즈니스에 활용치 못해 ‘남의 집 제사’에 그치게 하면, 올림픽 기간 패션업체 불황의 골은 더 깊게 파일 수도 있을 것이다.
모처럼 찾아온 이슈를 강 건너 불구경하며 한탄가만 부를 수는 없지 않은가? 새로운 가치가 아니라면 최소한 구매욕을 자극할 만한 이슈 정도는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박찬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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