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은 판매수수료를 내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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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3-02 오후 2:23:51

부동산 거래가 끊기면서 전에 없던 현상이 생기고 있다. 전체적으로 주택 전세금이 내리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전세 계약기간이 끝나면 보증금이 더 싼 곳으로 이사가려고 하는 사람들이 많아 전세 임대자들은 비상이 걸렸다. 세입자를 계속 잡아두려면 전세금 일부를 내어주어야 한다. 아니면 어쩔 수 없이 전세금이 낮은 새 세입자를 받을 수밖에 없다. 전세금을 세입자에게 내어주는 임대자들의 고충을 덜기 위해 정부가 금융지원에 나서고 있다. 우리는 늘 계약기간이 끝나기가 무섭게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의 전세금을 올려왔다. 통상 1년 단위로 주택 전세 재계약이 이뤄지면서 전세금 인상이 서민생활을 압박하는 사회문제가 됐다. 때문에 정부는 전세 계약기간을 2년으로 늘렸다. 일종의 서민보호 대책이다. 주택 전세금의 인하 현상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알 수 없으나 현 상태로 보면 계약기간 연장을 통한 정부의 서민보호정책이 빗나간 것이다. 전세금 인하는 주택만이 아니다. 서울 강남 일대의 사무실 공실률은 사상 최고를 기록하고 있다. 창업은 없고 문닫는 회사는 늘어난다. 살림이 어려운 기업들이 강남보다 사무실 임대료가 싼 지역으로 대거 이동하고 있다. 지금은 빌딩마다 ‘임대문의’ 현수막이나 벽보가 붙어 있다. 대부분의 상가에서 이른바 ‘권리금’이 사라지고 있다. 문닫는 상가가 늘면서 임대보증금 및 월 임대료 인하 도미노도 러시를 이루고 있다. 서민에게 임대료가 내리는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얼어붙은 시장상황은 서민들을 더욱 고통스럽게 한다. 참으로 어려운 시대다. 이러한 시대에는 빈궁으로 고통받는 민초들을 위한 가진 자들의 베풂이 더욱 절실하다. 조용헌 교수가 쓴 《5백년 내력의 명문가 이야기》가 한때 베스트 셀러가 됐던 적이 있다. 이 책 속의 명문가들은 한결같이 주변의 민초들에게 관대하고 어려움을 함께 해왔다. 이 중에도 경주 최씨 집안의 가훈은 아무리 곱씹어도 아름답다. <중략> 둘째, 재산은 만 석 이상을 모으지 말라. <중략> 넷째, 흉년기에는 남의 논밭을 매입하지 말라. <중략> 여섯째, 사방 100리 안에 굶어죽는 사람이 없게 하라. 이 가훈은 어려운 시기에 가진 자가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지를 일깨워준다. 지금 백화점을 거래하는 패션회사들은 참으로 힘겨운 생존싸움을 하고 있다. 많은 패션 브랜드들은 메인 신상품은 백화점에 팔아서 밑지고 이월상품이나 기획상품을 아웃렛이나 대리점에 팔아서 적자를 보충한다. 백화점 경영자들이나 바이어들로서는 이해하기 어렵겠지만 사실이다. 여성복을 예로 들면 100만원짜리 1PCS를 고급 백화점에 팔면 백화점수수료가 36.5%, 매니저수수료가 5%, 매장직원 급여가 통상 4% 정도다. 그 외 수선료 1.7%, 인테리어 1.5%, 매장관리비 1.5% 정도 든다. 여기까지가 50.2% 정도 된다. 여기에다 본사의 일반 관리비가 대략 15% 정도이고 생산원가가 25%(평균 4배수) 정도다. 그러면 모두 합쳐 90.2%나 된다. 즉, 100% 정상적으로 팔면 기업이익이 10% 정도 생긴다. 그러나 통상 패션사의 당해 금액소진율이 50%를 넘기기 쉽지 않다. 세일에 덤핑공세까지 벌여야 하는 때다. 패션사가 살아 남기 위해서는 비상한 계산력(?)이 필요하다. 패션업계의 이 같은 고통에도 모 백화점은 그룹 이익의 절반에 가까운 이익을 백화점에서 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년대비 신장률면에서 보면 백화점업계도 어렵다. 하지만 패션업계가 건강해야 백화점업계도 건강해진다. 이 어려운 시기에 백화점이 수수료를 낮추는 선행을 베푼다면 기업이익은 줄어들지 몰라도 세상 사람들의 칭송이 끊이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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