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마케팅 전문가인 밀턴 코틀러 씨가 ‘중국의 어떤 산업에서 세계적인 브랜드가 나올 것인가’라는 질문을 받고 서슴없이 ‘오락 및 의류산업에서 세계적인 브랜드가 나올 것’이라고 답한 적이 있다.
향후 중국의 산업 가운데 미래를 가장 밝게 보는 것 중 하나가 의류패션산업이란 이야기다. 그러나 아직 중국에는 이렇다 할 럭셔리 브랜드가 없다. 세계적 럭셔리 브랜드가 없기는 우리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우리가 중국시장을 근거로 글로벌화에 나선다면 ‘중국의 세계적 브랜드’가 우리 몫일 수도 있다.
현재 시점에서 볼 때 한국의 패션력은 중국보다 우월하다. 이미 많은 브랜드들이 중국시장에 진출해 있고 정서적으로도 잘 맞아 비교적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만약 우리의 패션기업들이 중국시장을 우리의 내수시장이라는 인식을 갖는다면 보다 더 적극적인 마케팅이 가능해질 것이다.
그 동안 한국의 패션력은 구미 패션선진국에 뒤지고 인접국인 일본에도 뒤져 발을 뻗을 곳이 없었다. 더구나 우리의 비좁은 내수시장은 세계적 글로벌 기업을 잉태할 만한 그릇이 되지 못했다. 하지만 이제는 사정이 다르다. 우리의 비좁은 내수시장은 중국 진출로 세계 최대 시장으로의 접근이 가능하게 됐다. 또 중국보다 더 낙후된 러시아와 구소련연방, 동남아가 앞으로 우리 패션의 거대한 시장으로 다가올 것이다.
지난달 22일 미국의 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와 세계적인 브랜드 컨설팅업체 인터브랜드는 이른바 ‘글로벌 100대 브랜드’를 발표했다. 여기에는 우리의 세계적 글로벌 브랜드인 삼성전자가 21위에 올라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정작 패션인들이 관심을 가질 대목은 패션 브랜드인 나이키가 31위에 올라 있다는 사실이다. 그 외에도 100대 브랜드에는 루이뷔통, 샤넬 등 많은 패션 브랜드가 상위에 올랐다. 이들 패션 브랜드들은 한국의 숱한 대기업들보다 브랜드 가치가 높다.
아쉽게도 한국이나 중국, 일본의 패션 브랜드는 글로벌 100대 브랜드에 없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세계적 글로벌 패션 브랜드들은 근본적으로 현대 패션이 유럽 중심적 시각에 머물러 있는데다 문명과 생활양식이 비슷한 유럽공동체시장을 기반으로 성장해 왔다.
미국 패션의 성장도 미국의 우월적 문화권력이 글로벌마케팅을 펼치는 국제마케팅 전문가들의 등을 엎고 각국으로 뻗어나가면서 가능했다.
이제 동양문화의 시대, 동양패션의 시대가 서서히 열리고 있다. 일본과 한국은 무역자유화를 위한 FTA를 조심스럽게 추진하고 있다. 결국은 10년이 지나지 않아 동북아의 상권은 사실상 통합될 것이다. 그 사이 중국의 경제성장은 소비시장으로서의 성장도 동반하게 되고 한국, 중국, 일본을 중심으로 한 동북아의 경제블록은 미국이나 유럽시장을 능가하게 될 것이다.
그러면 동양적 정서, 즉 우리의 정서가 듬뿍 담긴 패션이 세계시장을 휘젓게 될 것이 자명하다. 지금 우리의 출발은 중국시장이다. 중국에서 중국 패션기업보다 먼저 시장을 장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현재 우리의 패션력은 중국시장을 겨냥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다만 중국에서 우리는 외국인이며 우리는 아직도 중국에 대해서 잘 모른다는 사실이다. 만약 세계적 글로벌 패션 브랜드를 꿈꾼다면 차분하면서도 공격적으로 중국시장을 겨냥할 필요가 있다.
우리의 패션기업이 1차 중국시장에 안착한다면 그 다음은 러시아와 구소련연방, 동남아 각국으로 뻗어갈 것이다. 그리고 탄탄한 재력을 다진 한국의 패션기업은 당당히 세계적 글로벌 기업과 경쟁할 수 있는 토양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몽고의 영웅 징기즈칸이 중국을 발판으로 세계적 정복자가 됐던 사실을 우리는 기억할 필요가 있다. 중국에서 나타날 세계적 패션 브랜드를 우리 것으로 만들 꿈은 과연 헛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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