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9일은 훈민정음(訓民正音) 곧 우리 글 한글의 우수성을 기리기 위한 국경일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념식 하나 없는 공휴일로 지나가서 안타까웠다.
필자는 훌륭한 한글의 우수성을 알릴 수 있는 방안으로 독창적인 한글 패턴을 모티브로 한국의 패션산업에 고부가 가치를 꾀할 수 있는 패션 디자인을 접목시킬 방법을 파악해보고자 한다.
한글은 조형 구성의 측면에서는 한문보다 어려움이 있다고 말들을 한다. 하지만 이러한 점은 예술적인 차원에 있어서는 큰 장점이 아닐 수 없으며, 변형 활용하여 사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 있다.
한글에 나타나 있는 글자 표현은 균형과 조화를 바탕으로 한다. 이러한 균형과 조화는 대체로 글자에서의 위아래 착시현상을 알맞게 조절함으로써 이루어진다. 뿐만 아니라 크기, 도형의 배열과 균형, 굵기, 획, 시각적인 무게는 문자 디자인을 함에 있어 고려해야 할 기본적인 부분이다.
이렇듯 한글의 기본적인 구조에 있어서는 정확한 수치가 있는 것 뿐만 아니라 예술적 바탕이 내재 되어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이런 우리의 한글을 널리 알리고 이를 활용하는 상품들이 여러 방법으로 개발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도자기에 한글을 삽입하여 제작하는 것은 이미 오래 전부터 해왔지만 근래에는 글꼴에 따라 시각적으로 보이는 이미지가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도자기와 가장 잘 어울리고, 그 자체로 아름다운 문양이 되는 글꼴을 개발하여 현대적 감각으로 재탄생시키고 있는 추세이다.
이 밖에 여러 분야에서 한글을 활용한 상품들이 많은데, 요즘 크게 대두되는 분야가 바로 패션 분야이다. 국내 대표주자인 이상봉 디자이너가 한글날을 기려 한글의 가치를 패션으로 승화시키는 한글 테마 패션쇼를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에서 성황리에 열어 참관객들에게 한글의 아름다움을 다시금 느끼게 해주었다.
최근에는 할리우드 스타들도 한글의 매력에 푹 빠졌다고 한다.
린제이 로한이 한글이 쓰여진 이상봉씨의 의상을 입고 한 패션 잡지에 등장해 화제가 되었다. 이 티셔츠에는 윤동주 시인의 시 ‘별 헤는 밤’이 붓글씨로 멋지게 쓰여 있었다.
로한은 "한글의 입체적 아름다움이 돋보인다. 평소 한글 의상에 관심이 많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렇듯 한글의 세계화, 한글 패션이 점차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한글 패턴의 조형성을 패션 디자인에 적용시킨 방법을 보면 문자 배치 방법에서는 부분 배치가 압도적인 우위에 있었고, 그 다음으로는 전체 배치에서의 불균일 배치, 균일 배치, 그리고 파편 배치의 순으로 나타났다. 문자를 전체적으로 배치하여 패턴화한 경우보다는 일부분을 강조하는 경향이 우세하였으나 근래에는 문자의 전체 배치나 파편 배치 경향으로 디자인화하고 있다.
문자 속성으로는 유희성, 상업성, 시사성, 풍자성, 관능성의 순으로 높게 나타나고 있으며 유희성이 다른 속성과 비교하여 월등한 차이로 높게 나타나 최근 퍼놀로지 개념의 확산을 반영하고 있었다. 또한 브랜드명이나 디자이너명을 문자로 직접 노출시키며 상업적 효과를 극대화하였고 풍자성은 감소, 시사성은 증가하는 추세를 나타냈다.
문자를 적용하는 품목 중에서는 상의에 문자 문양을 가장 많이 적용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패션 소품 중에서는 벨트가 가장 높은 문자 문양 적용 비율을 보였다. 그 외 핸드백과 가방, 모자 및 헤어 소품의 순으로 나타났으며 액세서리 부분에서는 목걸이에 문자를 많이 적용하였다.
이러한 한글 글자의 패션 패턴을 분석하여 개선 발전시킬 수 있는 방안으로는 문자 문양의 표현기법을 문자 속성 별로 잘 파악하여 다양한 면을 고려하여 활용해야 한다. 예를 들어 유희적 표현에서는 색채적 유희와 유아적 모티브를 사용하고, 관능적 표현에서는 직설적 표현보다는 은유적인 단어들을 사용하거나 자극적인 색상이나 광택 소재와 함께 사용하도록 하는 것이다.
상업적인 표현에서는 브랜드명이나 디자이너명을 적극적으로 노출시키되 기존의 로고를 그대로 쓰기도 하고 시즌에 따라 트렌드를 고려한 새로운 디자인으로 재구성하여 사용하고 브랜드명이나 디자이너명이 연상되는 변형된 문장으로 표현할 수도 있을 것이다.
특히 패션 제품에 적용된 문자 디자인은 문자의 의미뿐만 아니라 문양으로서 성격이 더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패션에 적용할 수 있는 한글의 문자 디자인 개발이 좀 더 그래픽적으로 해체와 재조합 및 함축된 형식 등의 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문자 문양이 패션에서 시기적으로나 계절적인 요소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할 때, 문자 문양은 지속적으로 패션의 디자인 발상 도구가 될 것으로 사료된다.
결론적으로 한글의 우수성과 한글이 대한민국을 대표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디자인 요소라는 것을 설명한 것이다. 한글은 글꼴을 어떻게 적용하느냐, 어떤 위치에 놓느냐, 어떻게 디자인 하느냐에 따라 수많은 느낌과 모양을 만들어 낸다. 천의 얼굴을 가진 의류산업에 한글을 접목시키면 어떤가 하는 것이 필자의 의견이다.
이진우 JWL 대표
bengalvintage@yahoo.com
- Copyrights ⓒ 메이비원(주) 패션인사이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