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의 경험,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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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2-28 오후 5:32:28

탈도 많고 말도 많았던 올림픽이 지난주 막을 내렸다. 이번 올림픽에서 우리나라는 금메달 9개로 종합 9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9개의 금메달만큼 값진 은메달이 있어 더욱 빛난 대회였다. 여자 핸드볼이 그것이다. 대회 마지막 날 있었던 덴마크와의 여자 핸드볼 결승은 이번 올림픽 대회 최고 명승부로 꼽기에 손색이 없는 경기였다. 연장에 재연장까지 갔지만 승부를 못 가려 결국 승부던지기로 갈린 이 경기는 1천만 관중 동원의 ‘태극기 휘날리며’보다 더 드라마틱했다. 특히 이번 여자 핸드볼 은메달은 열악한 환경을 이겨내고 거둔 성과기에 그 값어치가 더욱 빛이 났다. 올림픽 준비에 들어가기 전까지 우리나라 핸드볼 감독은 실업자였다. 열악한 선수층으로 인해 주전 선수 중에는 은퇴했다가 복귀한 선수도 있고, 우리 팀 최고 골게터인 이상은 선수는 소속팀도 없었다. 이에 반해 결승전 상대인 덴마크는 세계 최고의 리그를 갖고 있고, 선수들은 거액의 연봉을 받고 있다. 연봉 뿐 아니라 사회적 대우도 극진해, 핸드볼 국가대표의 경우 덴마크 왕자가 따로 불러 식사를 살 정도라고 한다. 이처럼 천양지차인 조건에도 불구하고 우리 여자 핸드볼 선수들은 불굴의 투지와 우수한 경기력으로 덴마크와 대등한 경기를 했다. 이들에게 이처럼 초인적인 힘을 내게 한 이유는 뭘까?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아마 과거 금메달을 따 본 경험이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그들이 꾸는 꿈이 허황된 것이 아닌 실현 가능한 비전이라는 것을 앞선 경험을 통해 체득했기에, 그처럼 우수한 경기력을 보이지 않았을까? 경기 회복이 더뎌지면서 패션업계 종사자는 물론 대리점 상인들조차 심리적으로 위축돼 있는 느낌이다. 하지만 지난주 지방에서 만난 한 상인은 달랐다. 말이 상인이지 국내에서 손가락 안에 드는 거대 상권 중심가에 여러 개의 매장을 운영 중인 소위 거상이다. 이 상인은 지난 6개월 간 자신이 운영하는 8개 매장의 브랜드를 모두 교체 또는 철수시켰다고 한다. 그에 의하면, “이 와중에 까먹은 돈을 모으면 한 브랜드를 만들어도 충분한 거금이었을 것”이라고 한다. 앞에서 듣는 입장에서도 안타까울 정도였건만 정작 본인은 담담하게 받아 들였다. 오히려, “어려움이야 왜 없겠어요. 과거 좋았을 때를 생각하며 힘을 내고 있어요”라며 희망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브랜드 영업 본부장이나 대리점 개설담당자들을 만나면 최근 들어 유독 많이 듣는 말이 있다. “대리점주들이 과거 좋을 때만 생각해 무리한 요구와 불평불만만을 늘어놓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선입관을 갖고 있던 차라 그런지, 이 상인의 말이 유난히 신선하게 느껴졌다. 부정적이고 어두운 말이 횡횡하는 요즘. 핸드볼의 개가와 이 상인의 말은 모처럼 느끼는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경험이었다. 이들과 같은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말이 바이러스가 돼 침체되고 위축된 패션업계와 종사자들에게도 펴졌으며 한다. 동시에 좋았던 경험 뿐 아니라 힘들었던 경험도 함께 생각했으며 한다. 이번 올림픽 경기를 중계하는 해설자들이 한 말 중 지금까지 뒷전을 맴도는 말이 있다. “000 선수! 태능 선수촌에서 힘들었을 때를 생각하세요.”

박찬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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