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국내 패션 시장은 성장기를 지나 포화 상태의 성숙기로 접어들었지만, 경기 침체 및 불황과 맞물려 본격적인 정체 단계에 진입했다는 것이 업계의 대체적인 중론이다. 이처럼 안개 속에 가려진 형국에서 지난 7월 한국패션산업연구원이 발표한 ‘2013 한국패션시장 규모조사’의 내용이 업계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연구원 발표에 따르면 국내 패션 시장의 주요 키워드로 ‘컨버징(Converging)’, ‘폴라라이징(Polarizing)’, ‘글로벌라이징(Globalizing)’, ‘에이징(Ageing)’ 4가지를 제시했다.
우선 컨버징은 전통적인 복종 중심의 시장 경계가 무너지고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을 중심으로 시장 구조가 변화하고 있는 현상을 가리킨다.
폴라라이징은 소비 양극화에 따라 새로운 럭셔리 브랜드를 추구하는 소비층과 칩시크(Cheap chic)를 추구하는 소비층으로 양분되고 있는 흐름을 보여준다.
글로벌라이징은 글로벌 SPA 브랜드의 성장으로 인해 그 시장 지배력이 확대됨과 함께 온라인을 통한 해외 직접 구매를 하는 소비자들이 증가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에이징은 뉴어덜트(New Adult) 시장의 확장으로 패션 시장 고객의 중심축이 이동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이처럼 국내 패션 시장은 갈수록 치열해지는 경쟁 속에서 새로운 질서가 기존 질서를 대체하고 있다. 패션 온라인 시장은 해마다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고 다양한 연령대의 소비층이 늘어남으로써, 점차 서브 유통에서 메인 유통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에 많은 패션 브랜드들이 온라인 시장 판매 확대를 위한 다양한 마케팅을 실시하고 있으며, 온라인 전용 상품 및 브랜드 기획들이 증가 추세이다.
그러나 아직도 온라인 전용 상품들은 이월 상품 위주 또는 저가 상품이 주류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 업계의 현실이다. 하지만 상품 차별화, 단독 브랜드, 단독 매입 등 다양한 시도들을 통해 소비자들의 높아진 요구를 충족해 감은 물론 객단가를 높이기 위한 노력도 이뤄지고 있다.
최근 패션 온라인 시장은 소셜 커머스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등을 통한 모바일 시장의 확대로 지속적인 성장이 이뤄지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 최근 통계에 의하면 올해 1월 기준 국내 스마트폰 및 태블릿 PC 가입자 수는 3400만명이다.
또한 미국의 시장조사기관인 스트래티지 애널리스틱스(SA)는 2012년 한국의 스마트폰 보급률이 67.6%로 1위를 차지해 세계 평균인 14.8%보다 4.6배 높은 수치라고 밝혔다.
국내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사용자의 증가는 모바일 쇼핑의 폭발적인 증가세로 이어져 그 이용자 수가 1000만명을 넘어섰고, 거래액은 2년 만에 약 30배나 성장해 패션 업계도 모바일 쇼핑몰을 차세대 쇼핑 채널로 주목하고 있다.
한편 패션 온라인 시장의 또 다른 흐름으로 백화점 온라인 쇼핑몰들의 변화를 주목해야 한다. 최근 백화점 업계는 가격 파괴, 창고 대방출 등 대대적인 세일을 진행했지만 좀처럼 소비자들의 지갑은 열리지 않고 있으며, 한때 매출 성장을 견인했던 VIP 층의 소비도 감소세로 돌아서 매출 및 순익 감소 등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시점이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백화점들은 오프라인 매출의 대부분을 자사 온라인 쇼핑몰이나 온라인 홈쇼핑 등의 판매로 대체함으로써 경기침체 속에서 괄목할만한 성장을 보이고 있어 백화점 상품의 부각과 노출이 더욱 강화되고 있는 시점이다.
이밖에 온라인 전용 브랜드나 상품들이 역으로 백화점 팝업 스토어 형식이나 입점 형태로 오프라인으로 진출하고 있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으며, 중국 오프라인으로도 진출이 늘고 있는 추세이다.
삼성패션연구소가 발표한 ‘2012년 패션산업 10대 이슈와 2013년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소비 형태는 오프라인 매장에서 제품을 직접 살펴본 뒤 실제 구매는 저렴한 온라인 쇼핑에서 하는 쇼루밍(Show-rooming)이 늘어나고 있어, 패션 및 유통 업체들은 소비자들의 스마트한 소비 형태에 발맞추기 위해 온·오프라인 판매 채널의 상호보완적인 관계를 구축하는 등 다양한 전략들을 펼치고 있다.
반면 패션 온라인 시장의 성장 이면에 따른 해결해야 할 문제점들도 산적해 있다. 전체 시장 규모는 매년 성장을 이뤄가고 있지만 입점 상품 숫자와 업체가 증가한 것에 비해, 개별 업체들의 실질적인 성장이 잘 이뤄지지 않고 있어 매출 증대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또한 매출 압박 속에서 저가 상품 위주로 판매하는 쇼핑몰과 MD들이 속출하고 있고 쿠폰 경쟁도 치열해짐에 따라 객단가 및 순익은 현저히 낮아지는 문제점을 드러내 업계의 의식 구조 및 형태 변화가 절실한 시점이다.
하지만 업계 전체가 이런 문제점들을 점차 인식함에 따라 변화를 모색하고 있으며, 상호 출혈 경쟁을 지양하는 노력들이 가시화되고 있다.
이제는 무조건 저가의 상품을 제시하는 것에서 벗어나, 고객들에게 보다 좋은 상품을 가장 빠르고 정직하게 판매하는 행태가 자리 잡아야 한다. 수많은 상품들 속에서 ‘진흙 속에 숨은 진주’를 찾아내어 고객에게 제안할 수 있는 MD들의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나아가 좋은 상품들에 대한 지속적인 정보 제공 등을 통해 고객과 적극 소통하는 것이 업계 전체의 발전과 성장에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미래학자이자 문명 비평가인 엘빈 토플러는 그의 저서 ‘미래의 충격’에서 “지구촌은 강자와 약자 대신 빠른 자와 느린 자로 구분될 것이며, 빠르면 승리하고 느리면 패배한다”고 밝힌 바 있다.
패션 온라인 시장도 갈수록 치열해 지는 경쟁 속에서 발빠른 변화, 지속적인 혁신, 새로운 가치 창조가 더없이 필요한 때이다.
이태경 웹뜰 대표
Swity04@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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