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SPA 브랜드 쫓지말고, 친환경 가치 추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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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순 칼럼

2013-08-21 오전 9:13:48

이화순 편집국장 lhs@


10대 딸 아이 손에 이끌려 SPA 브랜드 매장에 들렀던 선배를 얼마 전 만났습니다. 그런데  원피스가 3만9000원밖에 되지 않았답니다. 더 놀라운 것은 할인가 스티커 밑에 4만9000원, 5만9000원 스티커가 있었고, 나중엔 9만9000원이라는 가격표까지 나왔다는 겁니다. 선배는 “SPA브랜드는 마진이 거의 없어 이렇게 할인할 수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해왔는데, 그것이 잘못된 것이었냐”고 물어왔습니다.


최근에 국내외 SPA브랜드들간에 제살깎이 경쟁이 한창입니다. 그런데 서로 치열한 가격 경쟁을 펼치면서 싼 가격을 더 다운시킨 할인 행사를 계속하다보니 국내 패션 시장도 불경기 속에 더 어려움이 커지고 있습니다. 「유니클로」 「자라」 등 국내외 SPA 브랜드들뿐 아니라, 국내 SPA브랜드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얼마전 한국을 다녀간 한 인터내셔널 리테일 전문가 역시 “국내에서 한 SPA브랜드 매장에 갔다가 10만원에 여러 벌을 살 수 있었다”면서 놀라워했습니다. 제작 과정에 수많은 인력이 들어가고, 재료와 자본이 들어가는데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하냐는 것이었습니다. 옷값이 싸질수록, 제조 과정에서 동남아 등지의 미성년 노동자에 대한 착취는 더 심해질 수밖에 없으니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패스트 패션은 제품 회전율이 빠르고 패션의 흐름에 대한 높은 분석력이 요구되기 때문에 자본이 많은 대기업이 아니면 흉내내기 힘듭니다. 따라서 대부분 거대 자본을 소유하고 있는 기업들이 패스트 패션 사업을 주도하고 있지요. 게다가 빠른 속도로 싸게 제조하며 일회성을 강조하면서 환경오염 문제 역시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머지 않아 지구는 패스트 패션의 쓰레기 속에서 신음할 것입니다.


이렇게 문제가 산재한 SPA 브랜드들이지만 아직도 국내 소비자들의 글로벌 브랜드 SPA 사랑, 특히 「유니클로」에 대한 사랑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금융감독원이 내놓은 패션시장 리더기업의 2012년까지 지난 5년간 연평균 성장률을 보면, 해외 SPA브랜드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에프알엘코리아의 연평균성장률은 71.5%로 놀라운 파격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랜드월드가 2.1%, LG패션이 1.9%, 코오롱이 6.5%, 제일모직이 13.4%를 기록하는 것과는 상당히 비교됩니다.


독도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집중 포화를 받는 「유니클로」의 경우, 매장 판매직원은 물론 아르바이트생에게까지 제복비 부담을 전가하는 것을 당연시 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전 직원들에게 유니폼을 제공하고 있는 타 브랜드와는 다르게 사비로 옷을 사 입어야 한다는 규정을 두고 있는 것이죠. 학비와 용돈을 벌려는 아르바이트생들에게 그 부담은 무거울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가하면 국내 모 SPA 브랜드 론칭 1주일도 안된 시점에 일부 제품을 '불법 복제'하는 비윤리적인 태도를 보여 브랜드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기도 했습니다. 논란이 된 상품들은 즉시 매장에서 철수, 전량 소각했다고는 하지만 브랜드 이미지에는 상당한 타격을 받게 되었습니다.


국내 대기업중에 SPA브랜드를 무조건 따라 가겠다는 곳도 있는 듯합니다. 그러나 SPA브랜드에 회의 섞인 눈초리를 보내는 전문가들도 많습니다. 글로벌 SPA 브랜드 시장의 급격한 성장을 보고, 국내 기업들이 이 트렌드를 쫓아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지적입니다.


SPA브랜드 역시 그 숫자가 늘고 있고, 올라가는 소비자 눈높이에 맞춰 타 브랜드와의 차별을 위해 각각 브랜드 레벨을 향상시키고 있습니다. 또 매장 서비스 수준 향상을 위해 디자인을 강화하고 디스플레이와 광고 등에 더 많은 예산을 투입하면서 조금씩 높은 가격이 책정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때문에 글로벌 SPA브랜드를 쫓아가려는 국내 기업들에게 이렇게 제안하고 싶습니다. 이미 레드오션이 되어버린 SPA 시장 보다는 새롭게 떠오르는 친환경 트랜드에 관심을 갖고, 자연 보호와 공정 무역 등 친환경 가치를 존중하는 패러다임으로 가면서 소비자들에게는 ‘가치 소비’를 일깨워야 한다고 말입니다.



이화순 편집국장
lhs@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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