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어김없이 뒷말이 무성하다. ‘컨셉코리아’에 참가하는 디자이너 선정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유독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을 받는 행사에서 디자이너 선정을 둘러싼 논쟁은 끊임없이 반복 재생산된다. 국민 혈세가 투입되는 사업이기 때문일 것이다. 일반 기업이 지원하는 행사라면 왈가왈부 따지지도 아닐텐데 말이다.
한류를 등에 업고 K-팝에 이어 K-패션 시대를 열어가자는 기치 아래 현재 국내에서 시행중인 패션 디자이너 지원 사업은 대략 서울컬렉션과 컨셉코리아, 서울텐소울 등 3가지로 요약된다.
최근 문화체육관광부는 미국 뉴욕 무대에 한국의 패션 문화를 알리고 국내 디자이너의 해외 시장 진출을 돕는 정부의 후원 프로그램 ‘컨셉코리아’의 새 참가자를 선정했다. 정부의 지원으로 참가하는 만큼 신청자가 몰릴 수 밖에 없고 예산이 한정돼 있다 보니 30여명이 넘는 신청자 중 심사를 통해 최종 9명을 뽑았다. 이번에는 지난 시즌보다 2명이 늘었지만 심사에서 탈락한 디자이너들은 불만이 있을 수 밖에 없다.
또 서울시에서는 조만간 오는 9월 파리컬렉션에 참가할 ‘서울텐소울(Seoul’s 10 Soul)’ 참가 디자이너를 발표해야 한다. 여기에도 25명 정도가 신청한 것으로 알려져 반드시 탈락자가 생길 수 밖에 없다. ‘서울텐소울은 10명의 디자이너 브랜드를 세계 시장에 알리는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파리컬렉션 기간 중 전시&멀티패션쇼를 통해 감동을 주고 소통할 수 있도록 효율적인 현지 홍보, 마케팅을 지원한다는 취지로 서울시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다.
◇서울컬렉션, 컨셉코리아, 서울텐소울 모두 사업 방향성 재정립해야
‘서울컬렉션’ 행사도 매 시즌 뒷담화로 시끄럽다. 지난 3월에 열린 서울컬렉션은 여의도 IFC몰과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분산 개최돼 70명이 넘는 역대 최다 디자이너들이 패션쇼를 펼쳤다. 신진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기 위해 기성 디자이너들은 자비로 블루스퀘어에서 컬렉션을 열고 지원금은 젊은 친구들에게 양보한 결과다.
하지만 이 행사도 뒷말이 많았다. 한국을 대표하는 컬렉션인데 행사 장소 이원화로 진행이 매끄럽지 못했고 기성 디자이너 참가 수가 여전히 많아 신선함을 주기에는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서울텐소울’ 행사는 한 술 더 뜬다. 2011년 하반기 이 사업을 담당한 서울시 공무원이 민간업체로부터 파리 출장경비 등 향응을 제공받은 사실이 적발돼 국민권익위의 조사를 받다 결국 산하 관련 단체인 SBA 서울패션센터가 폐쇄되는 비운을 맞았고 ‘서울텐소울’ 행사 마저 존폐 기로에 섰다.
그렇다면 이렇게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디자이너 지원 사업을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지속적으로 이어갈 수 있을까. 신청자가 많기 때문에 당연히 거쳐야 하는 심사과정의 공정성이나 행사의 명확한 정체성, 대행사의 전문성 확보 등의 과제는 두 말 하면 잔소리다. 반드시 점검해야 할 필수 사항이다. 그리고 ‘연 매출이 20억 원을 넘으면 기성 디자이너이고 모자라면 신진’이라는 이분법적 잣대도 이번 기회에 뜯어 고쳐야 한다.
행사 특성이나 심사 기준에 의거, 주관 기관의 고유 권한을 인정하되 최대한 신진들이 더 많이 등용되고 그들에게 해외 진출의 길을 더 많이 열어주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사업 방향성의 재정립이 필요한 때다.
이제 다시는 디자이너 업계에서 “도대체 납득이 안돼”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너와 내가 지혜를 모아 보자. 그래야 박근혜 정부의 극정 철학인 창조경제의 버팀목이 될 선진형 패션코리아를 굳건히 세울 수 있다.
김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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