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 한국섬유마케팅센터 뉴욕 지사장 |
이민 초기 한인 경제의 젖줄 역할을 톡톡히 했던 한인 봉제 업계가 거듭 변화하고 있다. 뉴욕의 봉제업이 하향세를 보이면서 많은 한인들이 업계를 떠났지만 남아있는 한인 업체들은 오랜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영향력을 과시하면서 고부가가치 브랜드 마켓에서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패션 업체들은 생산 라인을 노동력이 저렴한 멕시코나 중남미, 중국, 동남아 등에 두고 있으며, 경기 침체로 인한 소비 심리의 위축 등 해결해 나갈 과제도 많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인 봉제 업계는 디자이너와 의류 업체 등을 대상으로 한 공격적 마케팅과 신인 디자이너 발굴과 육성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 세계적인 수준의 섬유를 생산하고 있는 한국 업체들과 교류를 통한 뉴욕 봉제 업계에서 독자적 경쟁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1980~1990년대 전성기에는 600여개에 달했던 한인 봉제 업체들은 뉴욕 전체 봉제 업계의 70~80% 정도를 차지했지만 지금은 6분의 1인 100여개로 줄어든 실정이다. 그렇지만 현재 남아있는 봉제 업체들은 상대적으로 탄탄한 실력을 갖춘 경쟁력 있는 업체들로 유명 디자이너 브랜드 제품들을 꾸준하게 생산하고 있다.
현재 한인 업체들은 「캘빈 클라인」 「랄프 로렌」 「띠어리」 등 세계적인 디자이너 브랜드의 옷을 생산하고 있는데 축적된 노하우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바이어들의 신뢰도가 높아지면서 디자이너들도 정교한 솜씨가 필요한 제품을 생산할 때는 한인 업체들을 이용하고 있다. 또 최근에 거세게 불고 있는 미국 의류 업계의 ‘공정 무역’ 운동이 일어나면서 한인 의류 업체도 수주 증가를 기대하고 있다.
최근 방글라데시 봉제 공장 붕괴 참사로 900여 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면서 노동자의 기본적인 인권이 보장된 환경에서 생산된 제품을 구입하자는 윤리적 소비 운동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대형 의류 업체들이 생산 환경이 좀 더 나은 미국 내 공장을 통해 의류를 생산하자는 운동을 벌이고 있다. 뉴욕과 뉴저지 지역의 한인 의류 생산 업체들은 이 같은 의류 브랜드들의 움직임을 반기고 있다.
뉴욕 한인의류산업협회(KAMA)는 “방글라데시 봉제 공장 참사로 미국 내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미국산 의류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은 뉴욕에 있는 한인 업체 활성화에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며 “한인 봉제·의류 업체는 이러한 움직임의 영향을 받기 위해 근로자들의 근무 환경 및 처우 개선 등에 최선을 다 해야 한다” 고 주장했다. 또 “뉴욕에 있는 업체들뿐만 아니라 세계 공장들과 경쟁을 해야 하는 시장 특성상 공격적 마케팅으로 승부수를 띄워야 한다”는 설명이다.
한인의류산업협회는 세계 패션 업체들이 몰려있는 뉴욕이라는 이점을 이용해 의류 관련 쇼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의류 업체 관계자들을 직접 만나고 기술력이나 제품을 홍보하고 있다. 최근 한류 열풍과 섬유 강국이자 새로운 패션 메카로 떠오르는 한국의 패션 관련 기관 및 단체들과의 협력을 통해 한인 봉제 업계만의 경쟁력을 키워나가고 있다. 이밖에 재능 있는 한인 패션 디자이너 등을 발굴, 적극적으로 후원하고 있어 전망이 밝다.
김현석 지사장
karl@teelibra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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