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섬유·패션 CEO 대망론
가+
가-
데스크 칼럼 - 김경환 부국장

2013-06-24 오전 10:58:01

김경환 기자 nwk@fi.co.kr


매년 열리는 ‘섬유·패션 업계 CEO 포럼’이 지난 12일부터 14일까지 제주도에서 2박3일간 열렸습니다. 올해는 ‘스트림간 융합, 동반 성장으로 미래를 여는 섬유·패션 산업’을 주제로 스트림간 만남과 교류를 통한 인적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계기를 만들었습니다.


첫 날인 12일에는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산업 정책 발표’에 이어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의 ‘새시대의 기업 경영’에 대한 강연이 진행됐습니다. 13일에는 사카키바라 사다유키 일본 도레이 회장의 ‘환경, 원료, 에너지의 새로운 시대를 위한 혁신 전략’, 서희태 밀레니엄심포니 오케스트라 지휘자의 ‘CEO를 위한 클래식 경영’ 강연이 이어졌습니다. 마지막 날인 14일에는 이상봉 디자이너의 ‘글로벌 패션 브랜드 전략’을 끝으로 사흘간 일정을 폐막했습니다. 이번 ‘섬유·패션 업계 CEO 포럼’이 최근 섬유·패션 업계의 어려운 상황을 개선하는데 일조했으리라 믿습니다.


이런 행사를 지켜 보면서 리더십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얼마 전 한 업체 CEO를 만나 인터뷰를 하면서 그가 들려준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몇 년 전 회사가 안정이 되지 않아 1년 반에 걸쳐 불면증으로 시달렸습니다. 독서도 하고 산책도 하며 생각을 정리하며 나중에는 정신과의 도움도 받아 안정을 취하고 마침내 극복했습니다. 이제는 CEO가 이성적인 판단을 한다면 회사의 어려움은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습니다.”


저는 CEO가 감내해야 하는 책임감이 얼마나 무거운지 짐작이 갔습니다. 작은 중소 기업일지라도 CEO들은 그 종사자들의 미래를 책임지고 회사를 이끌고 있다는 것이 확실합니다.
오늘날 전장과 같은 산업 현장에서 리더가 갖춰야 할 리더십은 과연 어떤 것일까 생각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오자병법의 저자인 오기가 생각납니다. 중국 위나라 장군이었던 오기는 신분이 낮은 병졸과 함께 의식을 함께 하고 잘 때도 깔 것을 쓰지 않고 말이나 수레를 타지 않고 외출하고 식량을 손수 짊어질 정도로 검소했답니다.


한번은 병졸 가운데 종기를 앓는 자가 있자 장군 오기는 이를 보고 고름을 빨아 주었습니다. 병졸의 어머니가 이 말을 듣고 통곡을 하자 어떤 사람이 이상히 여겨 연유를 물었습니다.
“병졸의 신분을 가진 당신의 아들에게 장군이 입으로 고름을 빨아주었다는 데 어째서 그리 서럽게 우시오?” 하니 그 어머니가 대답했습니다.


“그게 아닙니다. 지난 날에 장군은 저 아이의 아버지의 종기를 빨아주어서 그 때문에 저 아이 부친은 감격해 전쟁에서 뒤로 물러설 줄을 모르더니 죽고 말았습니다. 이번에는 장군께서 또 저 아이의 종기를 빨아 주시니 나는 저 아이도 언제 죽을지 몰라서 우는 것입니다.” 전쟁터에서 리더가 지녀야 할 태도를 말해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태도에 진실한 마음이 더해지면 훌륭한 리더십이 될 것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옛말에 ‘군사부 일체’라는 말이 있습니다. 임금(나라)과 스승과 아버지를 하나로 생각해 잘 받들어야 한다는 이야기죠. 그런데 오늘날에는 ‘군사부 일치’도 필요한 것 같습니다. 우리 섬유·패션 업계를 위해 정부와 단체 그리고 업체의 CEO와 임원들이 모두 ‘아버지의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죠. 정부가 정책을 펼치고 단체가 업계를 지원하고 CEO가 직원을 대할 때 먼저 아버지와 같은 따뜻한 마음을 가진다면 상대방이 감동해 진심으로 최선을 다하게 될 것입니다.


최근의 불황을 이기기 위해서는 ‘아버지 리더십’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정부는 좀더 고민하고 반드시 업계가 필요로 하는 정책을 펼쳐야 합니다. 단체도 정부의 눈치를 살피지 말고 업계가 필요로 하는 지원을 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합니다. 섬유·패션 업체 CEO들은 선두에서 직원들이 충심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합니다.


나아가 오랜 협력 업체들이 좋은 제품을 공급할 수 있는 합리적인 조건을 마련해줘야 합니다. 최근 ‘갑을 논쟁’이 지속되고 있는데 따뜻한 마음으로 다가선다면 이는 충분히 불식시킬 수 있고 함께 살 수 있는 환경도 만들 수 있습니다. 특히 해외에 진출한 업체들도 당장은 힘들겠지만 현지인들을 가족과 같은 마음으로 대한다면 회사 이미지를 개선해 더 좋은 결과를 낳을 수 있을 것입니다. 


회사가 어려울수록 함께 고통을 나눠야 합니다. CEO가 앞에서 끌면 직원들이 뒤에서 힘차게 밀며 불황을 극복해야 합니다. 해외에서 배워 너도나도 회사 경영에 적용하고 있는 서구적인 냉정한 리더십보다는 이제는 동양적인 따뜻한 리더십을 회복해야 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섬유·패션 업계 구성원 모두 진실로 하나가 된다면 글로벌 불황 속에서도 새로운 활로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김경환 기자
nwk@fi.co.kr

- Copyrights ⓒ 메이비원(주) 패션인사이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메이비원(주) | 대표:황상윤 | 개인정보보호책임자:신경식
사업자등록번호:206-81-18067  | 통신판매업신고:제2016-서울강서-0922호
TEL 02)3446-7188  |  Email : info@fi.co.kr
주소 : 서울특별시 강서구 마곡중앙8로 1길 6 (마곡동 790-8) 메이비원빌딩
Copyright 2001 FashionInsight co,.Ltd.